사자성어

碩果不食(석과불식)

많은이용 2016. 4. 11. 14:30

碩果不食(석과불식)

 

碩(클 석)

 

동서고금의 수많은 언어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희망의 언어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이다.

주역(周易)의 효사(爻辭)에 있는 말이다.

적어도 내게는 절망을 희망으로 일구어내는 보석 같은 금언이다.

석과불식의 뜻은 ‘석과는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석과는 가지 끝에 남아 있는 최후의 ‘씨과실’이다.

초겨울 삭풍 속의 씨과실은 역경과 고난의 상징이다.

고난과 역경에 대한 희망의 언어가 바로 석과불식이다.

씨과실을 먹지 않고(不食) 땅에 심는 것이다.

땅에 심어 새싹으로 키워내고 다시 나무로, 숲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이것은 절망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길어 올린 옛사람들의 오래된 지혜이고

의지이다.

그런 점에서 석과불식은 단지 한 알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에 관한 철학이다.

 

[출처] 신영복 처음처럼 16 석과불식|작성자 미소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