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순간의 꽃 / 고은
많은이용
2016. 9. 20. 11:06
*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 봄비 촉촉 내리는 날
누가 오시나 한두 번 내다 보았네
*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 내려갈 때 보았네
올가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군산 선유도 낮은 수평선
해가 풍덩 진다
함부로 슬퍼하지 말아야겠다
*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 소가 운다
송아지가 운다
그 오랜 사랑을 사람이 흉내낸다
- 고은 시집 <순간의 꽃>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