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안녕, 소중한 사람(정한경)

많은이용 2021. 3. 8. 10:28

안녕, 소중한 사람(정한경 지음/북로망스)

 

* 65

하나의 문제로 그간 고마웠던 모든 일들을 덮어 버리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죠. 한 번의 다툼으로 그동안의 노력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또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다툼이 해결해야 할 하나의 과제로 그쳐야지,

그 사람을 향한 생각 자체를 뒤집을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소한 다툼으로 생겨난 미움이 그동안의 추억들을 침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 번의 상처로 그간 쌓아 온 모든 진심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미움에 집중하기엔 우리가 쌓아 온 추억들이 너무도 찬란합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에 쌓인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막상 상황이 닥쳐오면 생각처럼 쉽지 않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하는 게 어려운 더 큰 이유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74

우리가 현재의 아름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그 풍경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바라보지 못하는 찬란한 풍경 속에 있다.

 

* 81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깊은 마음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83

<그런 사람이고 싶다>

고난이 없기를 기도하기보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

 

생각과 다른 결과에 좌절하기보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또 다른 미래를 꿈꿀 줄 아는 사람.

 

상대가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기꺼이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사람.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기보다,

스스로의 시선을 믿을 줄 아는 사람.

 

지나간 인연에 슬퍼하기보다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인연들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주저 없이 표현하고,

후회 없이 사랑하는 사람.

 

가끔은,

이 모든 것들을 해내지 못하더라도

 

단 하나,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잃지 않는 사람.

 

* 91

때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한없이 작아질 때도, 각박한 현실에서 꿈을 외치는 나의 모습이 철부지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신에게 묻는다. 현실의 어려움을 너무 잘 아는 지금의 나는, 무엇도 꿈꿀 수 없고 꿈꾸어서도 안 되는 것인가. 조금이라도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은 그저 철없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쉽게 이룰 수 있는

목표들만 나열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가슴이 외치는 말들 중에서 실현 가능한 것들만을 골라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하는 것인가. 이보다 재미없는 인생이 어디 있을까.

 

* 100

외로움이란 스스로를 챙기지 못하는 나를 향해, 내 마음이 외치는 목소리입니다. 이제 그만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바라봐 달라는 내 마음의 하소연입니다.

 

* 114

대부분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두려움을 품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 글 인해 받게 될 상처가, 아니 어쩌면 타인에 또다시 실망하게 될 두려운 것이다. 언제부턴가 상처를 무릅쓰고 상대에 다가가는 것은 미련한 것이 됐다. 가면을 벗고 타인을 마주하는 것은 순진한 행동이다. 두려움이라는 벽을 넘어 타인에 손을 뻗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다. 솔직한 것이 약점이 되어 간다. 자신을 숨기는 것이 현명한 것이 되어 간다. 그렇게 우리는 껍데기뿐인 관계가 되어 간다. 이제 가면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 118

진정 누군가를 일으키는 것은 동정이 아닌, 사람이다.

 

* 135

당신의 상처를 확인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세요.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아픔을 간과하지 마세요.

 

* 167

조금은 더 강한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겠지만, 지금의 그 모습 또한 당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온 힘을 다해 이겨 내려

애쓰고 있는 당신의 빛나는 모습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170

어찌 됐든 우리는 또다시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또다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행해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하지만 불안해할 것 없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우리가 걱정했던 수많은 내일들을 살아 냈다. 그리고 그 걱정은 막상 마주했을 때 생각보다 그리 힘겹지 않았다. 앞으로의 나날들도 분명 그럴 것이다.

 

* 172

결코 지금의 결과만이 전부가 아니다.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그곳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통해 쌓인 많은 것들이 있다.

 

* 173

삶은 결과가 아니 과정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어디를 향하고 있든, 어디에 머무르고 있든. 살아 낸다면, 아무 의미 없는 오늘은 없다.

 

* 182

소중한 사람이 서운해 한다면 주저 말고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괜한 머뭇거림으로 시간이 지체될수록 그 사람의 상처는 점점 깊어질 테니까요. 이것저것 따져가며 고민해야 할 문제가 이니에요. 깊은 관계를 이어 나가는 데 있어서 조그마한 어긋남이 생겨나는 것은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로 인한 아픔의 시간을 줄여 주는 것은 우리의

의지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 183

사랑이 시간이란 사소한 순간들이 빼곡히 모여 있는 것이고, 그 순간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 334

떠나가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아픔을 남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아픔을 남기지 않고 사랑하는 법이 아닌, 이별의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을 배우면서 말이다. 지금껏 나는 많은 소중함들을 떠나보냈다.

끝까지 함께할 거라 믿었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고, 삶의 절반을 함께했던 친구와 멀어졌으며, 어린 시절부터 그려

왔던 꿈을 버렸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거라 자신했던 나를 잃었다. 그럼에도 나를 일으켰던 것은 그 모든 시간들이 헛되지 않다는 믿음이었고, 그 모든 소중함들을 그대로 간직하고자 했던 용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