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김석준 지음/위북)

많은이용 2023. 7. 24. 15:18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김석준 지음/위북)

 

* 10

듣기 좋은 말은 무엇일까?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는 말, 상대의 자존감을 보호하는 말, 희로애락에 공감하는 말, 대화의 행간에 숨은 진실을 알아주는 말, 나는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말, 어떤 상황에서든 한 편임을 알게 해주는 말이다. 아무리 가까워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꼭 해야 할 말을 가려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 37

친절이 도를 넘으면 오지랖이 된다.

 

* 196

갈등을 풀어주는 마법, 역지사지 : 인디언 속담에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엔 그를 평가하지 말라고 했다. 남의 신발을 신어보려면 나부터 신발을 벗어야 한다.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선 자신을 내려놓는 게 먼저다. 역지사지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마음을 읽어주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갈등에는 원인이 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무심코 내뱉은 말이든 부주의한 행동이든 간 게 있으니 오는 게 있는 법이다.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라는 공격의 언어를 무엇이 그 사람을 화나게 했을까?’라는 성찰의 언어로 바꿔 생각해보자. 다정과 무정은 마음 한 조각 차이에 불과하다.

 

* 201

사과는 변명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게 포인트 : 말로 하는 사과는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상대를 위한 것이다. 그에게도 잘못이 있을 순 있다. 그렇더라도 먼저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자신이 잘못한 내용에 관해서만 말해야 한다. ‘나한테 이러고 저러지만 않았으면이라는 구구한 변명은 접어두고 그때 그렇게 말한 건 미안해라고 깔끔하게 실수를 인정해야 뒤끝이 남지 않는 법이다.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성격상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는지 언어로 표현하기가 도무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이중성을 지닌다. 상대방이 돌려 말한 표현 중에도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가 있다. 소통의 성패 여부는 사과 받는 당사자의 몫이다.

 

* 208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는 사람이다 : 자녀가 대화를 거부하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럴 땐 억지로 말문을 열려고 해선 안 된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걱정되더라도 한 걸음 물러나 있는 게 상책이다. 부모라고 해서 자녀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갈 권리는 없다. 소통의 언어는 믿음에서 나온다. 당신이라면 신뢰가 가지 않는 상대에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겠는가? 대화를 망설이는 자녀가 요구하는 것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믿음이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라며 다그치지 말고 지금은 말할 기분이 아니구나하고 언제든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도 소통의 실마리가 된다. 자녀가 고민을 내비치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럴 땐 이렇게 해보렴이라는 섣부른 조언은 금물이다. 문제를 풀어갈 권리는 본인에게 있다. 부모가 답을 알아도 그랬구나정도로 나는 너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면 족하다. 그렇게 대화는 이어지는 것이다.

 

* 213

말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소통이 즐겁다 : 원만한 관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말로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내 판단이 옳다는 확신이 들어도 아니야, 그런 거라는 식의 상대를 바꾸려 드는 닫힌 화법을 그래?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네라고 우선 상대를 인정해주는 열린 화법으로 바꿔보자. 가족 간 대화는 지식을 다투는 게 아니다. 말로 이겨서 승자의 쾌감을 맛볼 순 있겠지만 그건 잠시뿐이다.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란 말도 있다. 싸움에 지는 건 작은 일이지만 소통에 실패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도도 못 막을 일이 될 수도 있다. 가족 안에서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로 하는 감정은 존중받는다는 믿음이다. ‘힘들지?’ ‘내가 도울 일은 없을까?’ 고충을 헤아려주는 말 한마디가 절실할 때다.

 

* 218

위로는 장황할 필요 없다 : 위로의 말이 길어지면 오히려 상대를 위축되게 만든다. 경우에 따라선 힘내라한마디면 충분할 수도 있다. 심리적인 곤경에 빠진 사람에게 설득이나 조언만큼 무의미한 건 없다. 당신이 늘어놓으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이미 그가 수없이 자문하고 자답한 것들 속에 있다. 그는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기분이 나아지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면 말보다는 행동이다. 변함없이 그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도 좋고 따뜻한 한 끼 식사도 괜찮다.

 

* 224

생각의 차이를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소통이 된다 : 사람은 자기가 만든 틀에 타인의 생각을 맞추려는 습성이 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부모와 자식, 형과 아우, 남편과 아내는 특히 그렇다. 가족 간에 분쟁이 생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생각의 차이가 우열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니 너는 틀렸다는 강압의 언어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라는 개방형 언어로 바꿔보자. 말투가 바뀌면 태도가 바뀐다.

 

* 230

말하는 사람의 희로애락에 공감하라 : 누구나 희로애락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을 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찾기 마련이다. 대화를 통해 교감을 나누거나 위로받고 싶은 유일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공유한다는 건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진심으로 함께 느낀다는 걸 의미한다. 보통의 인간관계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는 까닭이다. 이런 유형의 대화에는 골든 타임이 있다. 감정이 사그라든 뒤에는 그 어떤 축하의 말이나 위로의 말도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축하할 일이 있으면 즉석에서 역시!’ ‘해낼 줄 알았어!’ ‘난 네가 자랑스러워!’ 최고의 찬사로 그를 기쁘게 하라. 연인 간에는 더욱 그렇다. 내일이면 늦으리. 낙심에서 변심은 한순간의 일이다.

 

* 236

말버릇이 관계를 해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 매일 얼굴 보고 사는 가족끼리 말문을 닫아걸 땐 당신의 언어 습관이 문제일 수도 있다. 혹시 나에게 말꼬리 잡는 버릇, 대화 도중 말을 끊어먹는 버릇, 윽박지르는 말투. 꼬치꼬치 캐묻는 말버릇은 없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말문을 닫은 건 당신의 부정적인 말버릇에 감정을 다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대화의 채널을 열고 싶거든 대체 뭐가 문제야?’라며 억지고 말문을 열려고 하거나 걱정도 팔자다라며 하던 말도 멈추게 만드는 몹쓸 언어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내가 힘이 되어줄게’ ‘당신 곁엔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이것이 대화의 채널을 여는 마법의 언어다.

 

* 241

듣는 귀가 열려야 마음 문이 열린다 : 소통 부재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말을 듣고 있기나 한 건가?’ 이런 의문이 쌓여 대화의 채널을 꺼버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화의 채널을 다시 열게 할 길이 없진 않다. 당신이 했던 그 말 내가 듣고 있었어라는 말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마법의 메시지다. ’어떻게 생각해?‘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에 반드시 즉석에서 답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 답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경청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 248

좋은 생각이 좋은 말을 만든다 : 무심코 던진 말에도 백 가지 감정이 실린다. 덕담은 좋은 생각이 만들고 악담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나온다. 진심으로 소통을 원하면 진심으로 대하면 될 일이다.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그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 맑은 눈으로 보고 밝은 귀로 경청하라. 어느 대목에서든 공감의 창이 열리기 마련이다. 경청의 제일은 그 마음을 상대로 소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