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단상 (이해인)

♡ ♡사랑에 대한  단상 ♡

1.   나의 사랑에선
     늘 송진 향기가 난다

     끈적거리지만
     싫지 않은
     아주 특별한 맛

    나는 평생
    이 향기를 마시기로 한다
    아니 열심히 씹어보기로 한다


2.  흔들리긴 해도
    쓰러지지 않는
    나무와 같이
    태풍을 잘 견디어낸
    한 그루 나무와 같이

    오늘까지
    나무를 버티게 해준
    슬프도록 깊은 사랑이여
    고맙고 고마워라

    아직도 내 안에서
    휘파람을 불며
    크고 있는 사랑이여


3   내 마음 안에
    이렇듯 깊은 우물 하나
    숨어 있는 줄을 몰랐다

    네가 나에게
    사랑의 말 한마디씩
    건내줄 때마다
    별이 되어 찰랑이는 물살
    어디까지 깊어질지

    감당 못하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도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낯선 듯 낯익은
    나의 우물이여

                                -이해인 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