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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by 많은이용 2009. 9. 2.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 김진학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 읽어낼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미사봉말글샘터 - 좋은시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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