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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

by 많은이용 2012. 9. 12.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다
 

조진표(와이즈멘토 대표)

 

 

상담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장래 자녀가 무슨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는지 에 대한 것이다.
이 물음을 통해 학부모가 직업세계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정보의 깊이와 자녀에 대한 기대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 특히 엄마들의 대답은 아이가 초등학교 때까지는 딱 5개로 나눠진다. 의사, 판사, 변호사, 교수, 한의사.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면 교사, 공부원이 추가되어 7개의 직업을 가지고 아이들을 진로지도 하려 한다. 노동부의 '한국직업사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약 1만2천여 개의 직업이 있다는데 그에 비하면 이 5~7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적은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아이들은 그 직업은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지만 아이들 역시 제대로 직업에 대해서 교육받아본 적이 없는 터라 그 5~7가지 직업을 빼놓고는 연예인, 디자이너, 요리사 정도의 직업만을 추가할 뿐이다.

 

 

 

 

“장래희망이 회사원이면 안 되나요?”

 

미래 희망을 ‘회사원’이라고 밝힌 중학교 3학년 민준이. 부모는 약간 실망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녀가 너무 평범한 꿈을 가지고 있는 듯해서이다. 그렇지만 ‘회사원’이라는 똑같은 명칭으로 불린다 해도 개인의 경력관리에 따라 충분히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겉으로는 다 비슷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회사 내부에는 생산, 물류, 마케팅, 홍보, 재무, 관리, 판매 등 다양한 업무가 있고, 그 담당 업무에 따라 요구되는 적성과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자녀가 금융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금융권에 취직하여 추후 금융컨설턴트로 나아갈 수도 있고, 기업의 재무나 회계부서에서 일하며 착실히 그 능력을 쌓아나가 임원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예전 모 경제지 기사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의 출신부문 중 재무분야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등 대인관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면 영업 분야에서 그 역량을 발휘할 수도 있다. 공학에 관심이 있다면 산업공학을 전공하여 생산이나 물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보람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회사원’이라는 하나의 명칭으로 불린다 해도 모두 같은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 특히 단 한번도 사회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은 엄마의 경우라면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자녀의 생활 습관 유심히 관찰해야

 

새롭게 등장하는 특이한 직업까지는 몰라도(그런데 오히려 '소믈리에',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신종직업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어서인지 잘 알고 있다) 직업의 범위가 다양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내는 것이 자녀의 몫이라면 그것이 미래직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자녀가 컴퓨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상황에서 "당장 끄고 공부하지 못해!"라고 잔소리부터 할 것이 아니라 과연 이 특성이 자녀의 미래와 연결될 수는 없는지 컴퓨터 관련 직업에 대해 연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좋아하면서 미술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면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을 좋아한다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여 컴퓨터게임개발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녀가 컴퓨터에 대해 이것저것 더 배워보고 싶어 한다면 대학에서의 전공을 거친 후에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IT매니저의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채팅에만 빠져 있다면 컴퓨터에 대한 재능과는 별반 상관이 없으므로 자녀의 생활습관을 지적해도 무방하다.

지금 반에서 20등 하는 자녀에게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자녀의 특성을 고려하여 현실적으로 도달 가능한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아예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하는 부모는 얼핏 자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직업세계에 대한 어떤 지침도 알려주지 않고 ‘알아서’ 하기를 바란다면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자녀에게 너무 무책임한 것이다.

 

 

자녀에게 올바른 정보와 선택의 기회 제공해야

 

남보다 먼저 정보를 얻는 것은 기회를 얻는 것이다. 지금은 다소 뒤쳐져 보이는 자녀가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에서 자기의 올바른 위치를 찾아가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정보’이다.

아빠가 지금 회사원이라면 거기서부터 출발해보도록 하자. 지금 근무하고 있는 부서는 어디이고, 무슨 업무를 주로 하며, 회사 내에는 어떤 조직들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하자. 일에 지쳐서 대답하기 싫어하는 아빠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 아이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의미에서라면 순순히 토론에 응할 것이며, 자녀의 진로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가족간의 대화시간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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