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받았던 PD, 우간다서 교육자로 새 삶
[은퇴, 또 다른 시작] 우간다서 교육봉사 김의환씨
시골서 인생 마지막 준비하다 "가난한 아이들 돕겠다" 결심
대안학교 인수해 경험 쌓은뒤 우간다 날아가서 대학 再建
"시한부인 제 인생도 바뀌었습니다. 불모지라는 우간다에도 희망은 있다고 믿었습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우간다 동북부 지역에 1999년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세운 '쿠미대학'이 있다. 출발 당시의 의지와는 달리 오랜 내전 속에 정부 지원도 끊겨 학교는 재정 위기에 처했고, 학생들도 무관심했다. 이 학교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바로 김의환(62)씨다.
지난 5월 쿠미대학 이사장이 된 김씨는 20년 전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중환자였다. 그는 "우간다의 교육도 나처럼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지역 고등학교 130여곳에 특강을 다니며 대학 교육의 중요성을 알렸고, 기아에 시달리는 현지 실정에 맞는 농과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임 한 달 만에 지방정부로부터 농대 교육에 필요한 땅 2000에이커(여의도 면적의 3배)를 무상으로 받아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아 새로운 인생을 결심한 지 20년. 김씨의 '제2의 인생'은 그렇게 불모지에서 꽃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우간다 동북부 지역에 1999년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세운 '쿠미대학'이 있다. 출발 당시의 의지와는 달리 오랜 내전 속에 정부 지원도 끊겨 학교는 재정 위기에 처했고, 학생들도 무관심했다. 이 학교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바로 김의환(62)씨다.
지난 5월 쿠미대학 이사장이 된 김씨는 20년 전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중환자였다. 그는 "우간다의 교육도 나처럼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지역 고등학교 130여곳에 특강을 다니며 대학 교육의 중요성을 알렸고, 기아에 시달리는 현지 실정에 맞는 농과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부임 한 달 만에 지방정부로부터 농대 교육에 필요한 땅 2000에이커(여의도 면적의 3배)를 무상으로 받아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아 새로운 인생을 결심한 지 20년. 김씨의 '제2의 인생'은 그렇게 불모지에서 꽃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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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아프리카 우간다 동북부 지역을 순회하며 쿠미대학 입학설명회와 특강을 진행한 김의환(62·오른쪽) 쿠미대학 이사장이 알렉킬렉(Alekilek) 초등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이 학교 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김씨는 경기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마음을 비웠고, '그래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시작했다. 그는 "편안히, 다시 기회가 온다면 다른 인생을 살리라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중·고교 시절이었던 1960년대 미국평화봉사단 대학생에게서 교육을 받았던 장면이다. '나도 언젠간 다른 곳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꿨던 꿈이 떠올랐던 것이다.
2년 만에 기적적으로 병세가 호전된 후 김씨는 방송사에 복직해 10년간 더 일을 한 후 마침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게 됐다. 2001년 당시 중학생이던 둘째 딸(27)이 입시 경쟁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보고 결심했다. 딸을 자퇴시켜 대안학교에 보냈고,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대표를 맡아 활동하다 그해 학교를 직접 인수해 '꿈의 학교'를 세웠다.
13년 동안 그는 대안학교 교장으로서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올해 초 쿠미대학의 어려움을 전해 들은 그는 '진정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며 도움을 자청했고, 지난 4월 국제 구호 단체 기아대책의 지원으로 현지 교육을 받고 한 달 뒤 바로 현장에 투입됐다. 황폐해진 교사(校舍)를 가다듬고, 주변 고교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가 이사장으로 부임한 후 학생 수는 750명에서 900명으로 늘어났고, 지역민들은 쿠미대학을 전통 있는 명문대로 여기게 됐다.
김씨는 좀 더 많은 학생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지방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땅에 망고나무 5000그루를 심어 1000명의 학생에게 4년 장학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망고 프로젝트'다.
그는 "인생 전반전이 '생존을 위한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사명을 위한 삶'으로 살기 시작한 것"이라며 "'은퇴'라는 이름의 괴물 앞에 꼬리 내리고 시간 죽이면서 살 게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은 불꽃처럼 살다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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