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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한배 타고 江 건너는 두 나라… 순풍에 돛을 답시다"

by 많은이용 2014. 7. 7.

"한배 타고 江 건너는 두 나라…순풍에 돛을 답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本紙에 보내온 특별 기고문]

상호 신뢰 - '無信不立' 믿음 없다면 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교류 강화를
호혜 협력 - FTA 속도 내고 금융·정책 협력 강화… 이익 '파이' 더 키울 것
평화 안정 - 動亂 땐 모두 무사할 수 없어… 지역 안정 깨는 모든 행동 반대
인문 교류 - 좋은 인연 널리 맺고 서로 배우며 새로운 친선의 장 써나가자

"세 닢 주고 집을 사고 천 냥 주고 이웃을 산다"는 한국 속담이 있습니다. 중·한 양국 국민은 예로부터 좋은 이웃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좋은 이웃에 대한 좋은 정을 품고 곧 아름다운 한국을 국빈 방문으로 찾게 됩니다.

올해는 중·한 수교 2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22년 동안 중·한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모든 분야의 협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 무역 동반자, 수출시장, 수입 대상국, 해외투자 대상국, 해외 유학생 파견국, 해외여행 목적지가 되었습니다. 중·한 양국은 한·미, 한·일의 교역액을 합친 규모보다도 교역액이 많은 명실상부한 '이익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매주 800여편에 달해 양국 국민을 연결하는 하늘의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연인원 822만명에 달했고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 2년 내에 연인원 인적 교류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양국은 국제 무대와 지역 무대에서도 긴밀히 협력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아시아의 진흥과 발전, 특히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했습니다.

중·한 관계 발전은 속도가 빠르고 영역이 넓으며 영향이 깊어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관계 발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천리 멀리까지 보기 위해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네'라는 중국 서예 작품을 선물했습니다. 이것은 중·한 관계의 미래에 대한 저의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 중·한 관계가 크게 발전하는 새로운 시기를 맞아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것은 양국이 당면한 공동 과제이자, 이번 저의 방문에서 주요한 임무이기도 합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나아갈 길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한 관계 발전에는 정리하고 계승하며 드높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네 가지 견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동방의 가치관에서 매우 중요한 지위를 지니고 있고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것은 중·한 양국 국민이 함께 간직해 온 공동 이념입니다. 중·한 양국이 신뢰를 통해 교류하면서 양국 관계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기초를 닦았습니다. 양국은 서로 친척집을 드나드는 것처럼 고위급 및 각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깊은 관심사를 중시하는 한편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견을 나누어야 합니다.

둘째, 호혜협력을 견지하고 이익의 융합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경제 무역은 항상 중·한 관계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중국은 한국과 함께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가속화, 금융 협력의 심화, 거시정책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이익의 '파이'를 더 크게 만들고자 합니다.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이 아니라, 온갖 꽃이 만발해야 비로소 봄이 온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제 금융 위기의 깊은 영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중·한 양국은 한배에 타고 강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함께 손잡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아시아의 번영과 진흥을 위해 기여해야 합니다.

셋째, 평화와 안정을 견지하고 공동의 터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가져다주는 발전의 기회를 함께 누리는 한편 복잡한 안보 환경의 도전에도 함께 대처해야 합니다. 일단 동란이 발생하면 역내 국가 중 그 누구도 혼자만 무사할 수 없습니다. 지역 안정의 대국(大局)에 손해를 끼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눈 바가 있으며 중·한 양국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인문 교류를 견지하고 우정의 다리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중·한 양국의 문화가 이미 상대 국가의 국민 생활로 들어왔습니다. 양국 국민이 서로 굳게 믿고 이해하는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초입니다. 중국은 민간외교와 인문 교류를 일관되게 권장하고 지지합니다. 양국 국민은 좋은 인연을 널리 맺고, 포용적인 자세로 서로 배우며 중·한 양국 국민의 새로운 친선의 장을 써나가야 합니다.

현재 중·한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저는 이틀간 방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공동 관심사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폭넓게 만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련의 새로운 공동 인식을 도출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중국은 전면적인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민은 '두 개의 100년'이라는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도 '제2의 한강 기적'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는 평화적인 외부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중·한 양국 국민은 모두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근면하며 진취성이 뛰어납니다. 중·한 협력은 양국 자신의 발전을 위한 가속 장치일 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평화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순풍에 돛을 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방문이 서로 우정을 나누고 협력을 논의하며, 발전을 도모하고 평화를 지키는 방문이 될 것이며, 중·한 친선의 배가 돛을 높이 올리고 파도를 헤치며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진핑 기고문의 주요 키워드

▲천리 멀리까지 보기 위해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네(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당(唐)대 시인 왕지환(王之渙)의 한시 '관작루에 올라(登鸛雀樓)'에 나오는 구절. 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더 먼 곳의 풍광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중 양국이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無信不立)

―논어 '안연편(顔淵篇)'에서 공자가 한 말. 정치란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분히 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인데, 셋 중에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믿음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모든 관계에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꽃 한 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이 아니라, 온갖 꽃이 만발해야 비로소 봄이 온 것이다(一花獨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

―명(明)나라 때 엮인 중국의 처세 격언서 '고금현문(古今賢問)'에 나오는 문구.

▲두 개의 100년(兩個一百年)

―시 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는 목표 시점.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물질적 어려움이 없는 '샤오캉(小康)사회',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화민족 부흥을 완성하는 현대적 선진국가를 만든다는 것이다.

▲순풍에 돛을 단다(風好正揚帆)

―일이 순조로이 진행됨을 이르는 말로, 중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즐겨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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