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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by 많은이용 2014. 12. 18.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 알았습니다.

 

어느 날 한밤중에 몰래 소리 내어 우시는 걸 보고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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