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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순간의 꽃 / 고은

by 많은이용 2016. 9. 20.

 

*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 봄비 촉촉 내리는 날

  누가 오시나 한두 번 내다 보았네

 

*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 내려갈 때 보았네

  올가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고군산 선유도 낮은 수평선

  해가 풍덩 진다

 

  함부로 슬퍼하지 말아야겠다

 

*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 소가 운다

  송아지가 운다

 

  그 오랜 사랑을 사람이 흉내낸다

 

 

                                  - 고은 시집 <순간의 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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