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農高 가라"
조선일보 한삼희 수석논설위원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중2 딸에게 농고(農高) 진학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인터뷰 보기 ☞ "5년뒤 大入 1대1… 내 딸은 학원 안 보내요") 남들 안 쳐다보는 분야에서 실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조 교수는 "지금 유망한 직업이 미래에도 유망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의사·변호사 같은 직업은 고령화로 기존 의사·변호사 집단의 은퇴가 늦어지면서 신규 세대가 비집고 들어갈 빈자리도 점점 좁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대졸 학력의 희소가치도 사라지고 있다며 두 딸에게 사교육도 안 시킨다고 했다.
▶3년 전 일찍 세상을 뜬 경영 혁신 전문가 구본형씨가 '고딩의 딜레마'라는 표현을 썼던 적이 있다. 학교에서만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하기는 해야겠는데, 성과는 더디고, 하기는 싫은 상황의 올가미에 걸려 허우적댄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그런 덫에 걸려버리는 것은 덫이 널려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가고 있는 길로 휩쓸려 가 경쟁의 올가미에 걸린 상태에서 징징거리며 따라가면 인생은 고달플 수밖에 없다.
▶베이비 부머들 인생 목표는 단순했다. 공부 잘해 좋은 대학 나와 괜찮은 일자리 잡으면 거기서 대개 평생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다. 올 초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는 인공지능·로봇공학 주도의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만 일자리 510만개가 사라질 거라고 예측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의 65%는 지금 있지도 않은 새로운 직업에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가천대 길병원에서 의사가 아니라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60대 대장암 환자의 치료법을 결정지었다. 지금 의대생들이 10년 뒤 어떤 직업 환경에 부딪혀 있을지 보여준다. 현재의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해 어떻게 세상을 바꿔나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잘못 선택하면 테크놀로지 발전과 산업 재편에 몰려 속절없이 튕겨져나갈 수도 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 하나 갖고 평생 비슷한 일에 종사하기는 힘들게 됐다. 눈이 핑핑 도는 기술 발전에 유연하게 적응할 기초 체력을 튼튼히 만들어야 한다. 로봇·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차별적 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다양한 청소년들이 각자 다양한 목표를 추구해 간다면 경쟁의 가혹함도 줄어들 수 있다. 모두가 한 이불 속에서 발버둥치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
▶얼마 전 가천대 길병원에서 의사가 아니라 미국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60대 대장암 환자의 치료법을 결정지었다. 지금 의대생들이 10년 뒤 어떤 직업 환경에 부딪혀 있을지 보여준다. 현재의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해 어떻게 세상을 바꿔나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잘못 선택하면 테크놀로지 발전과 산업 재편에 몰려 속절없이 튕겨져나갈 수도 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 지식 하나 갖고 평생 비슷한 일에 종사하기는 힘들게 됐다. 눈이 핑핑 도는 기술 발전에 유연하게 적응할 기초 체력을 튼튼히 만들어야 한다. 로봇·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차별적 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다양한 청소년들이 각자 다양한 목표를 추구해 간다면 경쟁의 가혹함도 줄어들 수 있다. 모두가 한 이불 속에서 발버둥치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
자료제공 : ⓒ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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