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 주는 것은 진정 美德인가?
毆陽善 '중국의 대북조선 기밀파일'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지난 27일의 '정상'회담에서 단 하나 감동적인 장면은 13세 제주 소년 오연준군이 '고향의 봄'을 부르는 장면이었다. 아무 기교 없는, 무한히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노래를 들으며 김정은과 리설주는 북한 어린이들의 요사스러운 노래와 춤 공연과 어떻게 비교했을까?
'북한 리포트'라는 프로가 공영 방송에서 방영되던 것이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그 프로는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선전하기 위한 프로였다.
그러나 눈여겨보면 북한 주민들의 비참상이 감지되었는데 이를테면, 모든 직장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구성원들이 일심 단결하여 총력을 경주하며 일과 후에도 함께 연구하며 취미활동도 하며 서로를 독려한다는 식이었다.
근로시간에 죽도록 일하고 제때에 퇴근도 못하고 '자발적' 초과근무까지 한다는 말 아닌가.
가장 분통을 자아냈던 것은 그 프로에 비치는 북한 어린이들이 하나같이 천박한 애교를 부리며 '장군님을 위해 몸 바칠 각오' 따위의 부자연스러운 말을 부자연스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어린이 예술단 공연도 방영되었는데, 다섯 살밖에 안 돼 보이는 어린이도 꼬마 기생처럼 천한 화장을 하고 기생 같은 애교를 부리며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여자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자 어린이도 '제비' 같은 몸짓과 표정을 지었다.
북한 정권은 우리 동포를 죽이고 고문하고 굶길 뿐 아니라 성장과 함께 거짓을 제2의 천성으로 익히게 함으로써 온 인민의 심성을 왜곡하고 있다. 김정은은 수천만 인민의 다단계 충성 사기극을 강요하고 즐기는 독재자가 아닌가. 또한 그는 수백 가지 국제 공약을 한 번도 지킨 일이 없는 김가네 혈통의 후계자다.
저자가 신분이 밝혀지기를 꺼려한다는, 원제가 '朝鮮眞相'인 위의 2007년도 저서에는 북한이, 모택동의 동의는 받지도 않고 스탈린의 허락만 받고 일으킨 6·25전쟁에서 숨통이 끊어질 지경에 달했을 때 65만의 사상자를 내고 살려 준 중국을 그들의 마약 시장, 가짜 담배 시장, 위폐(僞幣) 유통지로 활용하고 1950년대부터 누적 9000억인민폐(약 120조원)의 원조를 받고도 중국을 항상 속이고 골탕 먹이는 실상을 드러내 보여준다. 한 번 속으면 속이는 쪽이 나쁘지만 두 번 속으면 속는 쪽이 바보라는데, 우리는 '만나는 게 중요하지 조금 속고 속이는 건 양념 아냐?'인가?
자료출처 : 조선일보 2018.05.01 게재,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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