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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감정의 색깔(김병수)

by 많은이용 2020. 5. 1.

감정의 색깔(김병수 지음/인물과 사상사)

 

* 145

우리가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그로 인해 내가 받은 감동을 표현하는 것이다. “당신 덕택에 내가 행복해. 고마워.”처럼 말이다. “우리 아들, 이번 시험 100점이구나. 잘했어.”라는 표현에는 수직적 평가가 녹아 있다. 100점이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도 숨겨져 있다. 이런 말을 반복하면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는 사람이 되고 만다. “잘했다보다는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어서 고마워가 제대로 된 칭찬이다. “우리 딸 똑똑한 걸.”이라며 재능을 치켜세우기보다는 네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구나.”라고 내가 받은 느낌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상대에 대한 비교, 판단,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에서 받은 감동을 표현하는 게 진짜 칭찬이다.

 

* 163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도 우울증은 생긴다. 겉으로 편해 보여도 남모를 스트레스 한두 개쯤은 누구나 갖고 있게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우울증을 통틀어 단 하나의 원인을 꼽으라면 의미 상실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은 청년만 품는 게 아니다. 끝까지 버텨내야 하는 중년에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는 더 중요하다. 나를 넘어 섦의 의미에 몸을 던질 때 우울증은 사라진다.

 

* 160

부부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은, 무덤에 묻히는 바로 그때밖에 없다.

 

* 195

나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치러야 할 희생도 만만치 않다. 거부와 소외를 각오해야 한다. 거부와 소외가 불안으로 덮쳐오면 겁먹고 스스로 창의성의 불꽃을 짓눌러버리게 된다. 불안에 휘둘리면 내면의 불꽃은 이내 꺼지고 만다. 내 안에 빛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결국 창의적인 사람이 되느냐 마느냐는 신념의 문제이지 재능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 207

사교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세우지 마라. 말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차분히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더 대접받는다. 남들이 무어라 하건 본성에 어울리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법이다. 내향성의 장점을 살려서 자기를 사랑하며 사는 것이 최고다.

 

* 225

과거를 잊고 미래를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와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매달려 지금 이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를 지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리고, 미래를 위해 당연히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믿으면 행복과는 멀어진다. 과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미래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현재에 충실해야 가능하다. 과거는 깨끗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미래는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고 웅변하는 사람 모두 지금 당장의 현실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 231

과거사를 너무 조급하게 예단하면 안 된다.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을 경망스럽게 털어버리려고 하면 역사는 퇴색한다. 불쾌한 감정이 남아 있을 때는, 진실도 흐려진다. 내 마음에 맞는 것은 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 악으로 몰고 갈 위험이 크다.

숙성되지 않은 과거는 가슴에 묻고 주어진 소명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다.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야 비로소 이건 옳았다’, ‘저건 그르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과거를 제대로 보고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기까지는, 언제나 시간이 필요하다.

 

* 269

지난 시간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다가올 시간을 위해 마음속에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어보자. 꿈을 그저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소망이 성취되어 가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이미지화하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내 모습을 심상으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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