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 특별한 수업
강단에 선 그는 수퍼맨이었다 2년 전 미국서 자동차 사고, 목 아래 완전 마비 목소리로 강의 내용 입력 … 9시간 동안 준비 ‘특수 마우스’ 입김으로 불고 빨아 2008년 3월 4일 오후 1시 서울대 자연대 강의실. 전동휠체어를 탄 중년의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몸은 벨트로 휠체어에 고정돼 있다. 팔과 다리 역시 끈으로 묶인 채였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머리뿐이다. 루게릭병으로 온 몸이 마비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떠올리게 했다.
2006년 7월, 그는 학생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지역 연구에 나섰다. 그가 몰던 차가 비포장도로에서 전복됐다. 차 지붕이 그의 목을 짓눌렀다. 사고 3일 만에 깨어난 그는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사지가 마비된 것이다. 그는 뇌와 가까운 4번 척추를 다쳤다. 이 교수는 “몸뚱이는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내 인생도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놀라운 재기의 기회가 주어졌다. 같은 해 8월 이 교수는 LA에 있는 재활전문병원 ‘랜초 로스 아미노스’의 ‘컴퓨터를 활용한 재활센터’로 이송됐다. 센터에서 그는 입과 눈으로 작동할 수 있는 수십 가지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배웠다. 3주간의 피나는 훈련이 이어진 뒤 같은 해 가을 이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 ‘수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를 자신의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1995년 낙마사고로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 상태가 된 리브는 재산을 털어 척추 질환자를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 이 교수는 “의사소통을 위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300만원도 안 된다”며 “이를 알지 못해 고통 받는 장애인들에게 리브처럼 수퍼맨이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강인식 기자 ( ◇이상묵 교수=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MIT에서 ‘해양지질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더럼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98년까지 활동했다. 2004년 서울대 교수로 채용됐다.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그는 1년에 3~4개월을 태평양·북극해·남극에서 연구활동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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