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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

산을 닮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삼척"

by 많은이용 2008. 3. 10.
동해를 따라 흘러내린 백두대간  

                  
그 산을 닮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삼척"



댓재정상에서 바라본 모습_여행작가 정철훈

삼척땅에 들어서면 모든 교통 표지판에 환선굴(幻仙窟)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삼척 시내에서 38번 국도 를 타고 태백방면으로 달리다보면 아치형으로 세워진 커다란 환선굴 입간판이 막아선다. 이곳에서 우회 전해 무릉천을 따라가다 보면 덕항산, 양태봉, 문무산, 지각산 등 태백산맥의 준령들이 병풍처럼 사방 을 감싼다. 그렇게 이어진 도로는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는 덕항산(1,070m) 기슭의 대이리 군립공원 초입에서 끝이 난다. 대이리 군립공원. 국립공원이지 국립공원 못지않은 규모다. 넓은 주차장 맞은편으로 정갈하게 복원해 놓은 너와집과 굴피집도 보인다.
대이리 굴피집의 모습_여행작가 정철훈

너와집과 굴피집은 그 외관과 구조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소나무 판자를 이용해 지붕을 이었는지, 아니면 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었는지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할 뿐이다. 소나무 판자를 이고 앉은 집 을 너와집, 참나무 껍질을 이고 앉은 집을 굴피집이라 부른다. 이곳 대이리에는 10여년 전만해도 20여 채에 이르는 너와집과 굴피집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이리 동굴지대가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하 나둘 씩 사라지거나 개량되었고, 지금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너와집 한 채와 굴피집 한 채씩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너와집 한 채와 굴피집 한 채. 왠지 구색을 맞춰놓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순 없지 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남아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이리 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저 멀리 덕항산의 완만한 능선을 배경삼아 우 뚝 솟은 촛대봉이 시선을 끈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자못 웅장하다. 지각산과 양태봉의 모 습도 늠름하긴 매한가지다.
덕항산_여행작가 정철훈

대이리 군립관광지를 찾는 이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첫 번째는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 이라는 환선굴을 보기 위해서고, 두 번째는 백두대간의 장쾌함을 잇는 덕항산 산행을 위해서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그 속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듯 싶다. 산책로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과 민박집 그리고 기념품 가게들. 얼핏 봐서는 여느 관광지 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이지만 그 속내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살아 온 이들의 순박한 삶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6·25 동란 때도 군인 한 명 보지 못하고 총성 한 번 울린 적 없는 곳이 바로 이 곳 대이리 산촌마을이기 때문이다. 환선굴 구경을 했으면 덕항산과 두타산(1,353m)을 잇는 댓재(820m)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댓재는 삼 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을 연결하는 고개로 대이리 군립공원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다시 삼척방면으로 거 슬러 나온 뒤, 하거노 삼거리에서 424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올라야 한다. 이 고갯길은 밑이 안 보일 정 도로 험한 지형으로 소문난 곳. 그렇게 힘겹게 오른 댓재와 두타산을 이어주는 곳에 자리한 마을이 바 로 삼척시 하장면 번천리 마을이다. 번천리 마을에는 큰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 예전에는 아시내(鴉柴川)로 불리던 것이 지금은 그냥 마을이름을 따서 번천(番川)이라 부른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 이 번천은 약수로 통한다. 물이 워낙에 깨끗해 일을 하다 갈증이 나면 그냥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이 얕고 유속이 온화해 여름철이면 아는 사람만 찾는 숨은 피서지이기도 하다.
번천리 덕장_여행작가 정철훈

번천리에 유일하게 하나 남은 황태덕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번천리의 덕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잘 말린 명태를 걷어내는 작업이 시작된다. 아침 햇살이 아직 번천리 마을에 채 닿지도 않은 시간이 지만 명태를 걷어내는 작업자의 손놀림은 분주하기만 하다. 기온이 올라가 땅이 녹으면 더 이상 작 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장에서의 작업은 대부분 이른 아침에 시작해 정오가 되기 전 마무리 된다. 번천리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법 많은 수의 덕장이 있어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이즈음이면 많은 사 진가들이 찾던 곳이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 씩 사라지더니 이제는 달랑 하나만 남아 있다. 댓재는 두타산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이기도 하다. 댓재에서 두타산 정상까지는 대략 5.7km, 3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된다.
◈여행정보◈
▷ 찾아가는 길
동해고속도로 동해IC로 빠져나와 7번국도 삼척방면으로 진행. 동해시 북평동 단봉삼거리에서 38번 국도
를 이용해 미로면, 신기면을 지나 신기사거리에서 ‘환선굴’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대이리 군립공
원에 닿을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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