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땅에 들어서면 모든 교통 표지판에 환선굴(幻仙窟)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삼척 시내에서 38번 국도 를 타고 태백방면으로 달리다보면 아치형으로 세워진 커다란 환선굴 입간판이 막아선다. 이곳에서 우회 전해 무릉천을 따라가다 보면 덕항산, 양태봉, 문무산, 지각산 등 태백산맥의 준령들이 병풍처럼 사방 을 감싼다. 그렇게 이어진 도로는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는 덕항산(1,070m) 기슭의 대이리 군립공원 초입에서 끝이 난다. 대이리 군립공원. 국립공원이지 국립공원 못지않은 규모다. 넓은 주차장 맞은편으로 정갈하게 복원해 놓은 너와집과 굴피집도 보인다. |
너와집과 굴피집은 그 외관과 구조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소나무 판자를 이용해 지붕을 이었는지, 아니면 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었는지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할 뿐이다. 소나무 판자를 이고 앉은 집 을 너와집, 참나무 껍질을 이고 앉은 집을 굴피집이라 부른다. 이곳 대이리에는 10여년 전만해도 20여 채에 이르는 너와집과 굴피집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이리 동굴지대가 군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하 나둘 씩 사라지거나 개량되었고, 지금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너와집 한 채와 굴피집 한 채씩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너와집 한 채와 굴피집 한 채. 왠지 구색을 맞춰놓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순 없지 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남아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이리 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저 멀리 덕항산의 완만한 능선을 배경삼아 우 뚝 솟은 촛대봉이 시선을 끈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자못 웅장하다. 지각산과 양태봉의 모 습도 늠름하긴 매한가지다. |
대이리 군립관광지를 찾는 이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첫 번째는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 이라는 환선굴을 보기 위해서고, 두 번째는 백두대간의 장쾌함을 잇는 덕항산 산행을 위해서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그 속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듯 싶다. 산책로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과 민박집 그리고 기념품 가게들. 얼핏 봐서는 여느 관광지 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이지만 그 속내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오랜 세월 자연과 더불어 살아 온 이들의 순박한 삶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6·25 동란 때도 군인 한 명 보지 못하고 총성 한 번 울린 적 없는 곳이 바로 이 곳 대이리 산촌마을이기 때문이다. 환선굴 구경을 했으면 덕항산과 두타산(1,353m)을 잇는 댓재(820m)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댓재는 삼 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을 연결하는 고개로 대이리 군립공원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다시 삼척방면으로 거 슬러 나온 뒤, 하거노 삼거리에서 424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올라야 한다. 이 고갯길은 밑이 안 보일 정 도로 험한 지형으로 소문난 곳. 그렇게 힘겹게 오른 댓재와 두타산을 이어주는 곳에 자리한 마을이 바 로 삼척시 하장면 번천리 마을이다. 번천리 마을에는 큰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 예전에는 아시내(鴉柴川)로 불리던 것이 지금은 그냥 마을이름을 따서 번천(番川)이라 부른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 이 번천은 약수로 통한다. 물이 워낙에 깨끗해 일을 하다 갈증이 나면 그냥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이 얕고 유속이 온화해 여름철이면 아는 사람만 찾는 숨은 피서지이기도 하다. |
번천리에 유일하게 하나 남은 황태덕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번천리의 덕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잘 말린 명태를 걷어내는 작업이 시작된다. 아침 햇살이 아직 번천리 마을에 채 닿지도 않은 시간이 지만 명태를 걷어내는 작업자의 손놀림은 분주하기만 하다. 기온이 올라가 땅이 녹으면 더 이상 작 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장에서의 작업은 대부분 이른 아침에 시작해 정오가 되기 전 마무리 된다. 번천리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법 많은 수의 덕장이 있어 찬바람이 제법 매서운 이즈음이면 많은 사 진가들이 찾던 곳이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하나둘 씩 사라지더니 이제는 달랑 하나만 남아 있다. 댓재는 두타산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이기도 하다. 댓재에서 두타산 정상까지는 대략 5.7km, 3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된다. |
◈여행정보◈ ▷ 찾아가는 길 동해고속도로 동해IC로 빠져나와 7번국도 삼척방면으로 진행. 동해시 북평동 단봉삼거리에서 38번 국도 를 이용해 미로면, 신기면을 지나 신기사거리에서 ‘환선굴’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대이리 군립공 원에 닿을 수 있다. |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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