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거미
이 세상에 갓 태어난 모기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자기보다 큰 것으로 알고는 풀이 죽었습니다.
그는 만나는 동물들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토끼에게도 사슴에게도 사자에게도 먼저
인사하고 존대 말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는 배가 고파서 토끼의 피를 조금
빨았더니 토끼는 아파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토끼는 신기해서
이번에는 여우, 다음에는 곰, 사슴, 멧돼지, 기린,
마지막에는 사자까지 물었으나 자신을 이기는
동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모기는 예전의 공손한 모습대신
장난삼아 동물들을 물어뜯으며 자신을 왕으로 삼아주지
않으면 동물들이 밤에 잠을 못 자게 하겠노라고 위협했습니다.
“나는 동물의 왕이다.
감히 나에게 대항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견디다 못한 동물들이 밤새 회의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거미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작전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아무것도 모르는 모기는 동물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동물들이 모기에게 대항하는 것이었습니다.
“나 잡아봐라 이 못된 모기야.”
모기를 약 올리며 동물들은 거미가 있는 곳으로 유인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모기는 토끼,
노루, 사자 등을 쫓아다니다가 지쳤습니다.
아무래도 밤에 주로 활동하는 모기인지라
해질 때 까지 잠깐 쉬기로 했습니다.
마침 눈앞에는 쿠션 좋은 흔들의자가 있었습니다.
“어디 이놈들 내가 낮에는 참지만 오늘밤에 보자.”
시간을 즐기는 모기의 등 뒤로는 거미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에 자네가 이 곳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자네만 모르고 있군”
미사봉말글샘터 - 우화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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