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소프트파워] 백건우의 투혼이 부러운 까닭
9일 일요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았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대장정의 둘째 날이었다. 특히 ‘전원’이라 불리는 제15번과 베토벤이 ‘비창’이라 이름 붙인 제8번 곡의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다 하늘이 갈라지며 한 줄기 햇살이 대지에 내려 꽂히는 듯한 강렬함과 고요함의 극적인 대비. 촛불이 꺼질 듯 말 듯하다 다시 마지막 불꽃을 일으키며 타오르다 갑자기 사그라지는 듯한 극적인 반전과 결말. “역시 베토벤이야” 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졌다. 그날 베토벤의 그 맛은 젊디젊은 신예 김선욱이나 자신만만하고 파워 넘치는 박종화 같은 피아니스트보다 환갑·진갑을 거치며 인생의 단맛·쓴맛을 모두 맛본 노 피아니스트 백건우 같은 이만이 담아 전할 수 있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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