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한 두지리도 북적일 때가 있습니다.
바로 명절 때입니다.
추석이 되니 외지에 나가있던 자녀들이 모두 온 모양입니다.
주차할 곳이 모자랄 정도로 차들이 빼곡하게 찼고,
집집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족들의 즐거워하는 소리가 동네에 가득합니다.
역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명절입니다.
그런데 역시 우리는 아직은 두지리의 이방인입니다.
동네 주민들과는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으나 방문한 자녀들은 이웃분들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 하는데, 우리와는 모두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지나가니까요.
몇 년 걸리겠지요. 그 집의 아들은 어디 가서 살고, 딸은 어디로 시집갔고 알려면 시간이 필요하지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항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며 하나 씩, 둘 씩 떠납니다.
모두들 떠나가는 작별의 소리들로 분주합니다.
또 부모들은 손에 바리바리 싸주어 고향의 풍성함을 보내줍니다.
주차하기 힘들 정도로 꽉 찼던 동네가 비어가기 시작하더니 다 떠나고 한 대가 남았네요.
조금 늦게 돌아가는 가정인가보다 했는데 다음 날 출근하는 길에 보니 어느 새 그 차도 떠났네요.
밤 사이에 출발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두지리의 명절은 끝이 났습니다.
두지리는 다시 조용합니다.
한적합니다.
그러나 평안합니다.
우리의 안식처입니다.
내년 설날에 다시 북적이겠지요?
다시 동네 어른들과 반갑게 인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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