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 |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로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 ※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년 12월 4일 ~ 1926년 12월 29일)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 20세기 최고의 독일어권 시인 중 한 명으로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서 출생. 라이너 릴케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에 대한 성찰로 실존주의적인 현대시의 선구를 이룬 독일의 신낭만주의 시인으로서 한국의 시문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저서에 시집 《나의 축일에》(1899), 《형상시집》(1902), 《신시집》(1907), 《두이노의 비가》(1922),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1922) 등과, 소설집 《말테의 수기》(1910)와 산문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1929)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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