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촛불기도
- 이해인 -
첫 번째는 감사의 촛불을 켭니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서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째는 참회의 촛불을 켭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마음으로 용서 못한 적이 많은
저의 옹졸함을 부끄러워합니다
세 번째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세계의 평화, 나라의 평화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촛불을 켜면
이 세상 사람들이 가까운 촛불로 펄럭입니다
네 번째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다가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네
반가워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설렘으로 희망의 노래를
힘찬 목소리로 부르렵니다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따뜻한 삶의 이야기
- 용혜원 -
홀로 있어도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다가오는 그대를
두 팔로 꼭 안아봅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억누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가슴 시린 그리움을 다 풀어놓고
추억으로 남겨놓아도 좋을 이야기들
하나 둘 만들어갑니다.
스쳐 지나온 세월의 골목마다
언제나 찾아가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작은 우편함 하나 남겨놓으려 합니다.
허전한 빈 가슴을 채워주고
서로 어긋나 괴로운 일 없도록 살려고 합니다.
눈시울 뜨겁게 하고 가슴 뭉클하게 만들어주는
신나는 이야기들을 그려놓으려 합니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삶이기에
다가오는 쓸쓸함이 다 사라지도록 살아가야 합니다.
모든 것 다 내어주고
빈 몸으로 서 있어도 좋을
따뜻한 삶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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