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월
글: 김들샘
유월엔
바위마저 푸르러진다
태양도 한 마디 외쳤을 탄성을
누군가는 찾고 있을 것이다
무어라 말했을까
어쩌다
메마른 도시의 거리 위에서
초점을 잃고 있을 때
유월은
새싹처럼 돋아나 설익은 얼굴로
찌든 이들의 희멀건 눈동자를 바라보며
무어라 건넸을까?
유월은
세상을 온통 물들이고 싶어
이웃집 담장을 마음대로 넘으며
장미덩굴처럼 손목을
내밀어 뻗치고 싶은 달
낯선 사람의 가슴에도
꽃물을 드리고 싶은 달
세상 넉넉히
푸른 집을 지으며
누군가 바라보지 않아도
느낌만으로 황홀해서
그저 풀밭에
아무 말 없이 주저앉아
여백을 그리고 싶은 새처럼
내 누이의 가슴 속에
넘치는 강물처럼
소리 내어 울지 않는 달
그 깊은 여울목
정든 고목도
내처럼 하늘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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