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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6월 유년의 기억/한상숙

by 많은이용 2011. 6. 20.

6월 유년의 기억

                                                                         한상숙

굽어진 들길따라
억센손 내미는 질경이 풀길사이
밭일하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무거운 발걸음만 종종 걸음걷네.

어제도 오늘도 똑 같은
그날이 그날같으니
엄마라는 이름으로
편하게 내뱉지 못하는 한숨은
가슴속으로 삭혀지고

산들바람이 어깨를 다독여주는
위로에 내일의 희망을
서산을 넘는 붉은 노을에게 던져주며
내일은 희망을 안고
더 높이 밝은 빛으로 떠 오르거라.

고추 열매가 달렸다고
토마토가 익어간다고
철부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저 웃음이 바로 나의 행복인게야.

스스로 발견한 행복속에
발그레하게 익어가는 엄마의 맛난 미소에
참새가 마당을 기웃거리고
삽살개 한마리는 장단맞춰 짖어댄다.

소박한 행복내음
굴뚝 사이를 비집고 모락모락
하얀 향기로 피어오르고
아궁이에선 불씨 지킴이 부지갱이가
까만 얼굴되어 엄마처럼 바삐 움직이고,

소꼴 한짐가득 베어
어둑어둑한길  지게작대기의 안내받아
내려온 아버지의 지게위에
산딸기와 들꽃 한 아름이
쑥스럽게 엄마에게 사랑으로 전해지면

아이들은 철 없어도
엄마아빠 행복한 얼굴이 좋아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미인이고
아빠가 가장 멋있는 사람이라며 웃는
입속에서 산딸기도 제 몸에 단맛을  듬뿍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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