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 해 인 =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 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감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달력 위의 숫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담담히 던져 오는 물음에
선뜻 대답을 못해 망설이는 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주님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면
더욱 크게 드러나는
저의 허물과 약점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실수를 후회하는 일도
이젠 부끄럽다 못해 슬퍼만 지는
저의 마음도 헤아려 주십니까?
남에겐 좋은 말도 많이 하고
더러는 좋은 일도 했지만
좀더 깊고 맑게
자신을 갈고 닦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십시오
아직 비워내지 못한 마음과
낮아지지 못한 마음으로
혼자서도 얼굴을 붉히는 제게
조금만 더 용기를 주십시오
다시 시작할 지혜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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