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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진 한국학습상담센터장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습이란 단어 앞에 굳이 ‘자기주도’라는 말이 붙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배우고 익히는 것은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습이라 하면 약간은 수동적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주도’라는 능동적 이미지를 더 강조하는 것일 터이다. 그렇다면 자기주도학습이 무엇일까. 자기주도학습이란 쉽게 말해 학습의 주체가 되는 대상이 그 학습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공부의 주인, 학습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자기주도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자신이 왜 공부를 하는지,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자신의 공부스타일이 어떤지 등에 대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공부의 주인 즉, 자기주도학습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 대한 탐색과 이해 자기주도학습은 자신에 대한 탐색과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를 제대로 모르고 무슨 변화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 요즘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다양한 책과 강의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부분 자기주도학습을 잘 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이렇게 공부해서 잘했다”, “이렇게 공부하면 잘 할 수 있다” 등과 같이 방법론적인 측면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듯이 자기주도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대상인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좋은 방법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부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나를 먼저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만일 학교현장의 교사로서 학생들이 공부의 주인이 되길 원한다면 그들에게 좀 더 다가갈 것을 권한다. 학생들이 겉으로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을 조금 더 알기 위해 교사들도 노력해야 한다. 또 많은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공부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혹여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부모로서 나의 자녀가 공부의 주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나의 자녀가 왜 공부하는지, 공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를 점검하도록 한다. 그리고 부모 스스로 “내가 나의 자녀를 믿고 지지하고 있는지”를 돌이켜보아야 한다. 때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녀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는 자녀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나의 자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새 학기에 배울 내용 미리 숙지해야 주5일제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 학생들은 결코 길지 않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많이 고민할 것이다. 학생들마다 여름방학 동안의 목표가 다르겠지만 방학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학생들 가운데에는 1학기 기말고사 이후 내신성적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1년에 4번 치르는 내신시험은 학생들의 현 주소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다. 내신성적이 낮은 경우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고, 공부에 대한 흥미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내신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신을 대비할 것인가. 학생들은 실제로 내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무작정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며 내가 앞으로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가 앞으로 배울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공부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그 출발점부터가 다르다. 다음으로 주요 교과목의 차례를 읽어보도록 한다. 차례는 제목들의 모임이고, 제목은 그 뒤에 따라올 내용들의 핵심이다. 차례를 자세히 봐둔다면 자신이 새 학기에 무엇을 배우게 될지 한눈에 알게 될 것이다. 만일 시간이 허락한다면 차례 노트를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한다. 각 주요과목의 차례를 노트 한 권에 적어두고 수시로 읽어보며 자신의 머릿속에 넣어두는 것이다. 차례를 읽고 앞으로 공부할 내용을 알게 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교과서 내용을 쭉 훑어보도록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시험기간 때처럼 교과서를 자세히 읽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좋지 않다. 그저 내가 배울 내용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파악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야 한다. 이 과정까지 모두 마친 학생들에게는 개념이 잘 설명된 문제집 등을 활용해 공부할 것을 권한다. 이 역시 자신의 현재 수준에 맞춰 쉬운 문제를 중심으로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부족한 과목에 대한 목표 설정 필요 방학기간 동안 주요교과 가운데 부족한 과목을 집중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보통 영어와 수학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 영어문법 완성이나 수학개념 완성 등을 목표로 하여 방학을 설계한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생각이다. 영어나 수학과목은 기초가 부족하면 진도를 나갈수록 뒤처지기에 부족함이 보일 때 빨리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초가 부족하면 해당 과목의 흥미는 분명 떨어질 것이고, 이는 성적의 하락현상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초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많은 학생들이 방학기간 동안 학원 특강반 등을 다니며 기초를 잡으려 하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는 방학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생각 즉, 마음에서 해답을 찾는다. 기초를 다지겠다는 학생의 동기가 얼마나 있는지, 부족한 과목에 대한 목표 설정은 분명한지, 이번 방학이 지나고 달라질 본인의 모습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지, 자신이 공부할 내용을 분명히 알고 있는지 등과 같이 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생각과 마음의 준비가 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 나올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무엇보다 학생 자신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진로와 연관시켜 학습동기 높여야 마지막으로 학생들 가운데에는 학습동기가 낮아 이를 높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도록 해야 한다. 학습동기는 진로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초등학생의 경우 진로 성숙도가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진로와 학습을 바로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초등학생들은 자신의 현재 수준에 맞는 학습을 통해 학습의 흥미를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부모의 적절한 보상이 뒤따른다면 학습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단, 무리하게 선행공부 등을 해나간다면 공부에 대한 흥미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자신이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지나치게 조급하게 생각하거나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학습동기를 높이기 위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교나 학원, 과외 선생님 등 자신에게 조언을 해줄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또한,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파악과 이해가 우선이다. 후회 없는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앞서 말한 내용들을 실천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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