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의 노변한담> 11월의 단상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인생’이라는 詩가 있다.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버려두면 축제가 될 것이다.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 오는 꽃잎 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 하루하루가 당신에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 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든 꽃잎 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러운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향해 두 손을 내민다” 찬 서리가 내리니 조석으로 을씨년스럽다. 오상고절에 홀로 피어있는 국화꽃을 보면서 그 질긴 생명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11월은 남자들의 사색시간 이 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우선 옛 선현들의 사색을 살펴보고 그 연장선에서 내 사색 과정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①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나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몇 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만남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나일 수 없다.(정민 교수) ②관계의 나무는 서로의 공간을 더 많이 허락할수록 잘 자란다.(웨인 다이어) ③인생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선(線)을 긋는 문제고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는 각자가 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대신 그어 줄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는 것과 삶을 존중하는 것은 같지 않다.(존 버거) ④비싼 값을 치르지 않으면서 삶을 바꿀 수 있는 것.그것이 바로 희망이다(카트린 랑콜) ⑤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의 물과 같다. 하지만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으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박완서) ⑥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을 음미하는 여행이다.(잭 웰치) ⑦관심이란 곧 나 아닌 타인에게 마음을 내주는 일이다. 내 시간과 내 삶을 조금 나눠주 는 일이다. 그러므로 관심은 사랑의 첫 단계이자 완성인 셈이다.(송정림) ⑧‘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이는 스위스 철학자 칼 힐티의 묘비에 쓰인 글이다. 그는 사랑에 세 가지 행복이 있다고 말했다. 서로 그리워하고, 서로 마주보고, 서로 자기를 주는 것이다. ⑨차가운 물은 컵을 대고 한손으로 누르면 나오지만 뜨거운 물은 허리를 숙이고 빨간 단추도 눌러야 한다. 누군가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주려면 한 손 으로는 안 되고 공손한 두 손이 필요하다.(이병승) ⑩사랑! 그것은 지상의 꽃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빛나며 전혀 다른 향기를 흩뿌리는 하늘의 꽃이다.(알렉산드로 뒤마) ⑪그립다는 것은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것.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 을 비추기 위해.(조병화) ⑫남들의 잣대를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규정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라(파울로 코엘료) ⑬인생에 충동이 없다면 어둠에 불과하다. 그리고 모든 충동은 지식이 없다면 눈 먼 것 이다. 또 모든 지식은 일이 없다면 헛된 것이다. 모든 일은 사랑이 없다면 공허한 것이 다.(고갱) ⑭내성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실수는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뀌려는 것이다. ⑮언제나 ‘나’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삶. 그것이 보통 어머니들의 특별한 삶 이다.(지장홍) ⑯아무리 현명한 자가 봐도 미래는 탁한 거울이다. 누가 들여다봐도 희미한 윤곽만 볼 뿐이다. 그러니 현재의 거울을 닦고 스스로를 가다듬어라.(짐 비숍) ⑰바람이 내게 말을 건넸다. 흔들리면서라도 살아내라고. 뿌리를 땅에 단단히 박은 채 몸을 그저 맡기라고. 바람 불지 않는 삶은 없다고. 있다 해도 그건 산 사람의 삶이 아니 라고.(서명숙) ⑱나는 언제나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생각했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렸을 때 그것은 승리로 연결됐다.(아베베 비킬라) ⑲거짓말을 한 순간부터 뛰어난 기억력이 필요하게 된다.(코르네유) ⑳사립문은 가정과 세상의 경계지점이다. 가정은 세상의 가치가 적용되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다. 그러니 집밖에서 있었던 울분과 괴로움을 집안으로 들이지 말라.(퇴계 이황)
11월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3일), 소방의 날(9일), 농업인의 날·보행자의 날(11일), 순국선열의 날(17일), 무역의 날(30일) 그리고 소설(小雪, 22일)이 있어서 잘하면 눈(雪)도 볼 수 있는 달이다. |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