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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프레임을 바꾼다는 것

by 많은이용 2014. 9. 16.

프레임을 바꾼다는 것

 

 

내게 지루한 오늘도 '누군가는 간절히 바란 내일'로 定義하면
새로운 감사와 행복을 얻는 법… 직업이냐, 커리어냐, 소명이냐
마음가짐 따라 성과·만족 다르니 나만의 辭典을 준비해야 한다

이해인 수녀님께서 한 신문에 본인의 행복 비결에 대하여 글을 연재하신 적이 있다. 그중 한 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암 투병 과정이 너무 힘드셨던지 수녀님께서도 의욕을 잃고 하루하루를 그냥 허송세월하셨던 모양이다. 그러다 문득 내가 허송세월하고 있는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했었던 내일이다라는 말을 떠올리신 것이다. 그랬더니 당연지사로 여겨졌던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기적으로 다가오면서 본인의 삶에서 다시 감사와 행복을 찾을 수 있으셨다고 한다. 이처럼 매일 반복되는 오늘이라는 시간에 대하여 "누군가에게는 간절했었던 내일"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것, 그것이 프레임을 바꾸는 방법이다. '모든 출구는 어딘가로 들어가는 입구이다'라는 표현도 '끝'에 대한 정의를 바꿔서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경우이다.

한 연구에서 초콜릿의 맛을 평가하는 실험을 수행하였다. 참여자들에게 한 번에 하나씩 초콜릿을 주면서 '자,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고 한 후 먹고 나서 각 초콜릿에 대하여 맛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런데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총 몇 개의 초콜릿을 먹게 될지는 모르고 있었다. 4번째 초콜릿까지 먹고 평가를 마친 후에, 참여자 중 절반에게는 또다시 '자,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 하면서 또다시 초콜릿이 제공됐고, 다른 절반의 참여자에게는 '자,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고 하면서 초콜릿이 제공됐다. 두 집단 모두 동일한 초콜릿을 먹었지만, 한쪽은 똑같은 초콜릿을 마지막 초콜릿으로 알고 먹었고, 다른 한쪽은 다음에도 다른 초콜릿이 제공될 것이라고 믿고 먹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결과는 '자,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참여자들보다 '자,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참여자들이 다섯 번째 초콜릿을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먹은 다섯 개의 초콜릿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게 했을 때 '자,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사람 중에서는 무려 64%가 마지막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자,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사람 중에서는 22%만이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다. 같은 초콜릿을 먹었음에도 초콜릿에 마지막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 맛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까지도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것을 마지막이라고 정의 내리게 되면 그 프레임은 대상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평가를 극적으로 바꿔 놓는다.

어떤 사진작가는 자신의 서재를 "외부와의 자발적 격리"라고 정의한다. 서재를 단순히 서재라고 정의 내리게 되면, 걸려오는 전화를 무심코 받게 된다. 그러나 '외부와의 자발적 격리'라고 정의 내리게 되면, 처음부터 전화기를 끄게 된다. 나도 한때 다이어트를 진행하면서 스스로를 "테이블리스트(식탁주의자)"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영어 사전에 없는 단어로서 '식탁에서만 먹는 사람'이라는 나만의 뜻이다. 소파에서도 먹지 않고, 연구실에서도 먹지 않고, 오직 식탁에서만 먹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규정하면 다이어트에 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직장인은 자신의 업무를 '직업(job)'이라고 정의하고, 어떤 이는 '커리어(career)'라고 정의하고, 또 어떤 이는 '소명(calling)'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일을 소명이라고 규정하는 사람이 직업이라고 규정하는 사람보다 성과가 좋고 훨씬 강한 행복감을 경험하게 된다.

프레임은 정의(定義)이다. 국어사전에는 거의 모든 사물에 관한 정의가 실려 있다. 辭典(사전)이 死典이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새로운 사전이 필요하다. 나만의 정의를 다시 내리는 것, 그것이 프레임을 바꾸는 길이다. 프레임을 바꾸고 싶은가? 정의를 바꿔야 한다.

 
최인철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행복연구센터장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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