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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일보

보통 사람, 작은 기적

by 많은이용 2016. 9. 9.

보통 사람, 작은 기적

유치원생 21명 구한 '아재 구조단'
부산 경찰청이 찾아 감사장 수여

지난 2일 오전 11시쯤 부산 기장군 정관읍 곰내 터널 안에서 유치원 버스가 빗길에 기우뚱하다 터널 양쪽 벽을 들이받고 넘어졌다. 버스 안에는 6세 유치원생 21명과 인솔 교사, 운전기사 등 23명이 타고 있었다. 버스가 누운 쪽에 출입문이 있어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뒤따라 오는 차와 충돌해 2차 사고가 나거나 버스에서 불이 날 위험도 있었다.

사고가 나자 뒤따라 오던 1t 트럭의 김호신(63·건설업)씨는 차를 멈추고 버스로 달려갔다. 버스 안을 살펴본 김씨는 "애들이 있다. 구조하자"고 크게 외쳤다. 멈춰 선 뒤 차량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왔다. 고교생부터 60대 자영업자까지 평범한 시민 20명이 모였다. 부산뿐 아니라 경기·전북·경남 등지의 주민도 있었다.

 

회사원 강성부(35)씨 등은 경찰과 119에 신고부터 했다. 다른 사람은 어린이 구조에 나섰다. 가장 먼저 뛰어갔던 김씨가 트럭에서 가져온 망치로 버스 뒤 유리창을 깼다. 회사원 신황수(50)씨는 주저하지 않고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을 포함해 탑승자들은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큰 부상자는 없었다. 신씨와 인솔 교사 등이 아이의 안전벨트를 풀고 뒤 창문 쪽으로 내보냈다. 회사원 함진우(37)씨 등은 구조된 아이들을 터널 한쪽으로 줄지어 앉힌 뒤 안심시켰다. 사고가 난 지 3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23명 전원이 버스에서 빠져나왔다.

인솔 교사 정모(23)씨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사이 '아재 구조단'은 하나둘 자신의 차를 몰고 사라졌다. 소방관, 경찰들이 출동해 아이들을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 등은 유치원 교사의 말과 유치원 버스 블랙박스, CCTV 등을 통해 이들의 활약상을 확인하고 수소문 끝에 '작은 영웅' 11명을 찾았다. 강성복(35), 최지훈(25), 김호신(63·전북 군산), 김해석(58·경기 안양), 이동규(24), 함진우(37), 신황수(50), 조경수(28· 경남 창원), 김동억(37), 하준길(56)씨와 김수영(17)군이었다.

부산경찰청은 8일 이들과 사고 당시 침착하게 아이들을 돌봤던 인솔 교사 정씨 등 12명에게 "곰내 터널 교통사고 현장에서 어린이 인명 구호에 기여한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며 감사장과 선물을 전달했다. 김호신씨는 "그런 상황이면 누구나 했을 일을 한 것뿐인데 쑥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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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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