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이웃들 구하고 자기 목숨 던진
한 젊은이 이야기
2016. 9. 21일 조간신문에 보도된 스물여덟 살 젊은이 안치범씨의 의행(義行)을 읽은 독자 상당수는 맨 먼저 '나라면 그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스스로 물음을 던져봤을 것이다. 자신 있게 그렇다고 생각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안씨도 짧은 순간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5층 빌라에 지난 9일 새벽 4시쯤 불이 났을 때 4층 살던 안씨는 1층 밖으로 뛰쳐나와 119에 신고했다. 경찰이 나중에 CCTV를 봤더니 안씨는 빌라 건물을 몇 차례 올려다보며 머뭇거리더니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나중에 그는 5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유독가스에 질식해 뇌사 상태에 빠진 안씨는 20일 숨지고 말았다.
불은 동거녀의 이별 통보에 격분한 어느 20대 남자가 홧김에 질러 3층에서 시작됐다. 안씨는 방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소리를 질러 이웃들을 대피시켰다. 안씨 덕분에 원룸이 21개 있는 이 건물에서 다른 사망자는 없었다. 3층에서 불이 났으면 4~5층은 연기가 자욱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안씨는 5층까지 올라가 이웃들을 탈출시키느라 뛰어다니다 쓰러지고 말았다.
안씨는 성우 지망생이었다. 성우 학원에 다니려고 지난 6월 빌라 원룸으로 이사 왔다고 한다. 학원 원장이 "원장 자리 물려주겠다고 했는데"라고 할 만큼 성실한 청년이었다. 장애인 봉사활동도 하겠다고 신청했는데 안씨가 쓰러진 후 소식이 없자 봉사 담당자가 수소문 끝에 병원에 찾아와 눈물을 흘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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