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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손해 보는 '적자 인생'이 진짜 성공한 삶이죠"

by 많은이용 2018. 3. 30.

"손해 보는 '적자 인생'이 진짜 성공한 삶이죠"

조선일보    최홍렬 기자  

   

에세이 펴낸 오종남 전 통계청장, 평생 경제 공무원 생활하다 퇴직
은퇴 후 '행복한 제2의 삶' 예찬 "13년간 봉사, 베풀면 행복해요"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으며 배운 지식과 경험은 내 것이 아닙니다. 세금으로 쌓은 마일리지일 뿐입니다. 이웃을 위해 써야죠."

오종남(66) 전 통계청장이 최근 은퇴 이후 노후 생활에 관한 에세이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를 펴냈다. 경제기획원·청와대 등에서 경제 공무원으로 30여 년 일하다 퇴직한 그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있으면서 '행복한 제2의 삶' 을 실천하고 있다.


2006년 은퇴 후 그가 무보수(無報酬) 명예직으로 봉사한 곳만 10여 곳이다. 2007년 1월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스크랜턴여성리더십센터를 비롯해 학교법인 하나학원 감사, 서울대 과학기술산업융합최고전략과정(SPARC) 명예주임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스크랜턴여성리더십센터는 이화(梨花)학당을 세운 미국 선교사 스크랜턴(1832~1909) 여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봉사기관으로, 지금까지 1000명 넘는 아시아 개발도상국 여대생에게 등록금을 지원했다.

2013년 2월부터 2년 2개월간 유니세프(UNICEF)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일한 오 전 청장의 총급여는 1원이었다. 그는 급여 통장이 아닌, 1원이 박혀 있는 기념패로 대신 받았다.

"어렸을 때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죽(粥)을 먹고 공책과 연필을 받아 공부하며 자란 내가 사무총장이 돼 어려움에 처한 나라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했어요."

그는 만 65세가 된 지난해 서울시에서 '어르신 교통카드'를 발급받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카드를 쓰지 않을 생각도 했지만 일단 혜택을 누리고 그보다 더 많은 기부를 하면 된다고 마음을 바꿔 먹었어요. 대접받는 노인이 아니라 남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지요."

그는 "최근 행복을 주제로 강연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방증인 것 같다"고 했다.

"'행복 지수(指數)'는 '자기가 바라는 것 가운데 얼마만큼 채웠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흔히 많이 성취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대개는 바라는 게 적을수록 행복 지수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주례사에서 신랑·신부에게 '서로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을 반(半)으로 낮추라'고 당부하곤 합니다."

요즘 오 전 청장이 관심을 쏟는 것은 은퇴 이후 삶이다. 국가도 자식도 노후(老後) 보장을 해주지 않는 시대에, 환갑 이후 30년을 잘 사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노후 생활의 지혜는 국어와 산수 시간에 배운 '주제 파악'과 '분수'를 지키는 것"이라며 "성공적인 인생을 살려면 손해 보는 삶, 즉 '적자(赤字)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궂은 일에 앞장서고 상(賞)을 줄 때 뒷전에 서면, 당장은 손해를 볼지 몰라도 결국 복(福)을 받고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됩니다."



자료출처 : 2018. 3. 30. 조선일보 게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30/20180330001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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