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의 딸(박혜란 지음/아가페북스)
(박혜란 목사가 그의 아버지 故 박윤선 목사에 대해 쓴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아버지를 우상처럼 떠받들고 훌륭한 분으로 여기고 있는 것에 대해 아버지인 故 박윤선 목사의 인간으로서 어둡고 그늘진 부분을 밝혀 인간 박윤선과
목회자로서의 박윤선의 참 모습을 진솔하게 생각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그래도 자기 아버지인데 그렇게 혹독하게 비판할 수 있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지은이도 그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상에 알리고자하는
참 마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신앙생활 하시는 분들이 읽으시고 혹시 마음이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 아픔을 깨고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참다운 믿음이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자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 아닐까요? - 방성준 장로)
* 12쪽
나는 아버지 박윤선 목사의 진실과 가족의 이야기를 사실대로 기록해, 아버지를 우상처럼 떠받드는 사람들이 아버지를 올바르게 판단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회자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회의 성장을 추구했다. 심지어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것과
자신의 권위를 공고화하는 것을 동일시하기까지 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자랑하는 대형 교회들의 문제점은, 목회자가 마치 황제처럼 군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의 대형화 현상은 자랑거리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추락을 부추기는 장애물인 셈이다.
* 17쪽
1. Beholding is(a way of) Becoming.(바라보는 것, 그것이 곧 닮아가는 것이다.)
‘Beholding’은 그냥 쳐다본다는 뜻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주시한다는 뜻이다. 즉, 하나님을 계속 주시하면 그분을 닮아간다는 의미다.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하려고 힘쓰는 대신 하나님을 주시하라. 이 말씀은 고린도후서 3장 18절을 요약한 것이다.
2. Not for God but with God.(하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라.)
하나님의 보조에 자신의 보조를 맞추었다는 뜻이다. 즉, 우리가 노력해 무엇을 하나님께 갖다 바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하나님 곁에서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3. Separation not by Isolation but by Distinction.(세상으로부터 물리적인 고립이 아니라 이질적으로 분리되라.)
믿는 사람들이 세상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말은 물리적인 거리를 둠으로써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있되 영광스러운 질적 차이로 거리를 지켜야 함을 의미한다.
* 89쪽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의 슬하를 떠날 때까지 부모의 결정과 처사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삶을 산다. 부모가 어떻게 대해 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부모에게 존중받은 아이는 커서도 사회에서 존중받고, 부모에게 무시당한 아이는 사회에서도 무시당하는 존재가 된다. 이렇듯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인생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 179쪽
오늘날 교회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기 발산적인, 마치 밤무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유행하는 리듬과 굉음으로 찬양하는 것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드릴 합당한 제사는 아니지 싶다.
* 218쪽
과거의 일을 돌이킬 수는 없다. 그러나 아버지께 맡겨진 생명들을 거의 파멸로 몰아넣었던 과거에 대해 통탄하는 회개와 용서를 주고받는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버지 자신을 위해 참 안타까운 일이다.
* 249쪽
하나님을 사랑한다면서 밤낮으로 교회 봉사에만 죽을힘을 다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님을 우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도 요한이 “보이는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하고 반문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
* 259쪽
목사와 교회를 위해 뼈 빠지게 일하면서, 자기 가족의 필요와 불행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이웃과 가난한 자들이 당하는 불평등한 대우나 압제에 무관심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모를 뿐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 258쪽
기도는 하나님과 교제를 의미한다. 무엇을 받아내려고 졸라대는 것이 기도라 가르치고, 그렇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는다. 기도는 하나님과 사랑하는 자녀가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도를 뭔가 받아내는 수단으로 생각하여 죽기까지 떼쓰고 반복하며 하나님의 팔을 비틀어 받아낸다는 것은, 우상에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 259쪽
기도가 무엇인데 기도를 힘을 써서 한다는 말인가.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인데 어떻게 교제에 힘을 쓸 수가 있는가.
* 260쪽
기도란,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되 십자가의 희생을 치른 아들처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 서슴지 않고 가까이 나아가,
내 마음을 정직하게 보여 드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 또한 성령님이 인도하실 때만 가능한 것이어서, 늘 성령님이 인도하심과 조명하심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어야 제대로 기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교회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당치 않은 강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하나님의 일이라
정해둔 것을 죽기내기로 이뤄내고자 중언부언 기도하며, 피곤하여 낮에 잠을 잘 수밖에 없더라도 매일 새벽기도에 출석한다. 이는 우상을 섬기던 모습으로 하나님을 섬기려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하나님을 추락시켜 우상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망령된 것이 아닐 수 없다.
* 263쪽
믿는 자는 곧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믿는 것이고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종이었을 때처럼 죽도록 주인을 섬기는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무한정 공급받는 자다. 그러므로 그 사랑을 누리고 하나님과 깊이 사귀면서 날마다 하나님을
알아가는 복된 관계여야 한다. 즉, 서로 깊이 사랑하므로 점점 더 하나님을 알아가며, 하나님을 알기에 갈수록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영생을 누리며 살게 된다.
* 277쪽
한국 교회가 진정 하나님을 ‘believe in’(믿기 때문에 신뢰한다 – 273쪽) 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고,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위해 부단히 그러나 잠잠히 기도함으로 말씀의 깊이를 이해하기를 바란다.
* 280쪽
목사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재능과 성향이 그 일에 적합한지를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한다.
* 281쪽
지금 한국 교회는 거대한 교회당을 짓고, 많은 사람들이 십일조를 바치며, 이른바 ‘배가운동’을 하느라 몹시 바쁘다. 목회자는 그들 위에 군림하여 위세를 부리고, 마치 황제라도 된 양 착각하며 거룩한 강단을 모독하고 있다. 또 이런 교회의 구조 속에서 장로, 안수집사, 권사로 추대된 이들은 출세라도 한 것처럼 착각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오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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