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 언덕에서 사비수를 굽어보다.
위치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일원 어떤 고을의 진면목을 확실하게 잡아내기 위해서는 걸어서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부여읍내가 그렇게 크지 않음을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외지에서 대중교통으로 부여에 온다면 버스로 들어오게 되기에 부여를 걷는 것은 부여시외버스터미널부터가 된다. 걷기 시작해서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은 ‘금강’의 시인 신동엽선생의 생가이다. 계백장군이 말 위에서 호령 하고 있는 군청로터리 조금 못 미친 골목 안에 시인이 자란 집이 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이라서 쓸쓸함이 묻어나는 곳이고 선생의 시편 하나 걸려 있지 않아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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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한다. 부여를 그리고 백제를 공부하기 위한 곳으로 국립부여박물관만한 곳이 또 있을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하나하나 둘러보고 나면 부여가 보이고 백제가 보인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시대의 유물 15,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 1,200여 점의 중요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 백제금동대향로가 있다. 당시 백제의 우수한 문화적 역량을 미루어 짐작하게 해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또 국립부여박물관은 2009년 12월 31일 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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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길 하나 건너면 정림사지이다. 이 옛 절터에 백제 시절의 모습 그대로 1,400년 동안이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층석탑이 있다. 백제의 부침을 낱낱이 지켜봤을 이 오층석탑은 그래서 백제의 상징이고 또 이 탑이 있음으로 우리의 부여행도 풍성해진다. 이 탑은 백제탑의 완성이면서 그 뒤로 나타나는 여러 탑들의 모범이자 교본이었다. 장중, 늘씬, 날렵 이런 단어들이 합쳐진 이 탑의 1층 몸돌에는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새겼다는 ‘大唐平濟國碑銘’(대당평제국비명 : 위대한 당나라가 백제를 평정하고 기념으로 탑에 새긴 글)이라는 글씨가 있어 백제의 애달프고 아픈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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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으로 올라간다. 부소산은 높이가 106m 정도이니 산이 많은 동네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겠지만 부여에서는 다르다. 부여의 진산이기도 하거니와 나지막한 산에 녹아있는 역사의 무게는 그리 녹록 지가 않다. 백제를 생각하며 언덕을 오른다. 백제말의 세 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삼충사를 거치고 영일루, 군창터, 반월루, 궁녀사, 사자루, 백화정을 차례로 지나 낙화암 위에 선다. 천 삼백여년 전 그날에도 사비수는 저렇게 유장하게 흘렀겠지만 꽃잎처럼 떨어져 간 백제 여인의 자취는 어디에도 없다. 고란사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유람선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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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결처럼 부드럽고 우아하게 흐른다고 붙여진 이름이 금강이다. 이 금강이 부여를 지나는 동안 부르는 이름이 백마강인데 예전 백제 시절에는 사비수라고도 불렀다. 유람선에 몸을 맡기고 강물을 따라가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백마강에 얽힌 전설이며 노래가 흘러나온다. 유람선이 닿는 구드래 나루는 백제 시절에는 도성인 사비성의 관문이자 큰 항구였다지만 지금은 조각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강변을 따라 백제교를 건너면 자온대라는 바위 위에 수북정이라는 정자가 날렵하게 앉아있다. 조선 광해군 시절에 수북 김흥국이란 분이 지은 정자라고 하는데 정자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쉬어도 좋은 곳이다. 다시 강을 건너 솔숲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 다시 신동엽시인의 시비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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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처럼 부소산 남쪽의 들판을 가로질러 만나는 곳이 궁남지이다. 선화공주와 마동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무왕 시절에 만들었는데 신라의 안압지보다 40년이나 먼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고 궁성의 남쪽에 있기에 궁남지로 부르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못이다. 궁남지 주위로는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있고 다리로 연결이 되는 못 안의 작은 섬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궁남지를 둘러싸고 있는 연밭에 연꽃이 피는 7월에는 이곳에서 정원축제와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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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읍내에서 동쪽으로 조금 비껴난 야트막한 산기슭에 백제 시절의 무덤 일곱 기가 옹기종기 평화롭게 모여 있는 곳이 있다. 능산리의 산자락에 모여 있다고 해서 능산리 고분군으로 불리던 백제 왕릉원이다. 남향한 산자락에 고만고만한 무덤들이 얌전하게 엎드려 있는 모습은 무덤이 주는 쓸쓸함 보다는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이 든다. 능역 입구에 있는 백제고분모형전시관에 들르면 백제의 무덤 형식을 알 수 있다. 또 전시관에는 이곳에서 발굴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가 그려진 무덤도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어 백제의 사신도를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매표소가 있는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절터가 유명한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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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코스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부여 시외버스터미널 ~ 신동엽시인 생가 ~ 국립부여박물관 ~ 정림사지 ~ 부소산 ~ 구드래 조각공원 ~ 수북정 ~ 신동엽시인 시비 ~ 궁남지 ~ 백제 왕릉원
* 걷는 거리 15.5km
* 길 찾아가기 1. 부여 시외버스터미널 ~ 신동엽시인 생가 (0.45km) 시외버스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 군청 방향으로 간다. 이후 작은 네거리를 세 번 지나고 네 번째 네거리 까지 오면 길 왼쪽에 신동엽시인 생가를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 있고 오른쪽 길모퉁이에는 좋은약국이 있다. 오른쪽 길로 100m 정도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훈회관이 있고 바로 옆에 신동엽시인의 생가가 있다. 2. 신동엽시인 생가 ~ 국립부여박물관 (해당코스 거리0.9km / 누적거리1.35km) 다시 좋은약국이 있는 큰길로 돌아 나와서 오른쪽으로 간다. 80m 정도 가면 계백장군 동상이 있는 부여 군청 로터리 겸 네거리인데 왼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 후 농협 앞을 지나서 가던 길로 간다. 도로표지판 의 논산. 국립부여박물관 방향이다. 로터리부터 400m 정도 똑바로 가면 세거리인데 길 건너에 부여국립 박물관이 있다. * 부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지만 만일 차를 가져가는 경우라면 국립부여 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박물관부터 걷기 시작하면 된다. 3. 국립부여박물관 ~ 정림사지 (0.5km / 1.85km) 박물관 정문 앞에서 박물관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간다. 250m 정도 가면 세 갈래 길이다. 왼쪽으로 횡단 보도를 건너 제일 왼쪽 길로 조금 가면 오른쪽에 정림사지 정문이 있다. 매표소에서 앞으로 보이는 곳이 정림사지박물관이고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왼쪽으로 가면 된다. 4. 정림사지 ~ 부소산 매표소 (1.1km / 2.95km) 정림사지 정문 앞은 작은 공원이다. 오른쪽으로 공원을 빠져 나가면 네거리인데 오른쪽 길로 정림사지 담장을 따라간다. 이후 계속 똑바로 가는데 네거리부터 550m 정도 가면 부여읍을 관통하는 큰길을 만난다.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150m 정도 가면 왼쪽에 주차장이 있고 부소산 매표소로 가는 길이 있는데 주차장을 지나 조금 더 가면 부소산 매표소이다. 5. 부소산 매표소 ~ 고란사 유람선 선착장 (3.45km / 6.4km) 부소산성 사비문으로 입장하여 삼충사. 영일루, 군창터. 수혈거주지. 반월루. 궁녀사. 사자루. 백화정. 낙화암. 고란사 등을 차례로 답사한 후에 고란사 유람선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갈림길에는 표지판이 있고 곳곳에 안내판이 있어서 길을 찾아가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 유람선 운행시간은 7명이 모이면 수시로 출발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광객은 구드래 선착장까지만 가지만 만일 인원수가 된다면 규암 선착장까지 유람선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북정은 규암 선착장 바로 위에 있다. 6. 고란사 유람선 선착장 ~ 구드래 유람선 선착장 (뱃길 1.5km) 고란사 유람선 선착장부터 구드래 유람선 선착장까지는 백마강을 따라서 유람선으로 이동한다. * 부여 시외버스터미널부터 걸어서 구드래 유람선 선착장까지 왔다면 걸은 거리만 6km 가 조금 더 된다. 걷기여행의 경험이 많다면 문제가 되는 거리가 아니겠지만 걷기여행의 경험이 없거나 걷기에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이후의 일정은 차로 이동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답사처와 답사처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가 자주 있지도 않고 또 답사처마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버스를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사람 수가 된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또 걸음에 자신이 없어서 이후의 일정 중에서 일부만 돌아봐야 한다면 궁남지와 백제왕릉원에 다녀오기를 권한다. 7. 구드래 유람선 선착장 ~ 구드래 조각공원 ~ 수북정 (3km / 9.4km) 구드래 유람선 선착장에서 주차장을 지나 올라오면 오른쪽으로는 둑길이 이어지고 둑길 아래의 넓은 공원이 구드래 조각공원이다. 구드래 조각공원을 둘러보고 둑길로 올라와서 왼쪽으로 간다. 둑길이 끝나는 곳에 백제교가 있고 다리 조금 못미처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길로 다리 아래를 통과해서 건너편의 둑길로 올라서면 오른쪽에 백제교준공기념비가 있다. 다리 쪽으로 나와서 백제교를 다 건너면 왼쪽 언덕 숲 속에 수북정이 있다. * 부여 시외버스터미널부터 수북정까지 걸었다면 9km 가 넘는 거리이다. 그래서 수북정에서 궁남지 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해도 좋다. 그러나 수북정에서 궁남지 앞까지 바로 가는 버스는 없고 근처에서 내려서 800m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버스도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백제교를 건너서 수북정으로 오기 전에 신동엽시인 시비를 들리면 좋다. 수북정부터 궁남지까지 택시를 타면 3,500원 정도이다. 8. 수북정 ~ 신동엽시인 시비 (1.2km / 10.6km) 다시 백제교를 건너 온 뒤에 오른쪽으로 백제교준공비를 지나 100m 정도 들어가면 왼쪽 솔숲에 신동엽시인 시비가 있다. 신동엽시인 시비 조금 못미처 왼쪽으로 들어가면 불교전래사은비가 있다. 9. 신동엽시인 시비 ~ 궁남지 (1.8km / 12.4km) 신동엽시인 시비를 등지고 왼쪽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KBS 중계소이다. 중계소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중계소를 오른쪽에 두고 내려가면 논과 밭이 있는 세거리이다. 세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는데 280m 정도 가면 작은 네거리이고 오른쪽에 군수1리 마을표석이 있다. 가던 길로 똑바로 간다. 조금 더 가면 큰 길을 만나는데 그대로 길을 건넌 후에 계속 가던 방향으로 가면 왼쪽에 동남리사지가 있다. 동남리사지를 지나면 왼쪽에 빌라와 동남리사지 표지판이 있고 오른쪽에는 붉은 벽돌집이 있는 동네 길 네거리이다. 오른쪽으로 간다. 100m 정도 가면 세거리인데 왼쪽으로 간다. 이후에 네거리와 세거리를 만나지만 모두 지나쳐서 400m 정도 가면 궁남지 표지판이 있는 네거리이고 오른쪽으로 300m 정도 가면 궁남지 주차장이다. 동남리를 지나 궁남지로 가는 길 오른쪽에 넓은 연밭이 있는데 연밭으로 들어가도 궁남지로 갈 수 있다. 10. 궁남지 ~ 백제왕릉원 (3.1km / 15.5km) 궁남지 주차장에서 궁남지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간다. 250m 정도 가면 왼쪽에 백제오천결사대출 정상이 있다. 거기서 100m 더 가면 자전거전용도로 표지판이 있는 세거리이다. 왼쪽으로 간다. 걷는 길 오른쪽으로는 개울이 같이 가는 둑길이다. 이후 왕포교. 가탑교. 작은 철제다리 등 몇 개의 다리들이 오른쪽에 있는 작은 네거리들을 지나는데 모두 가던 길로 다리를 지나쳐서 똑바로 개울을 따라만 가면 부여 ~ 논산간 국도와 만난다. 큰 길에서 길을 건너면 백제왕릉원이다. * 백제왕릉원 바로 앞에서 부여 읍내나 논산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데 대략 30분 정도 간격 으로 있다. <여행 정보 >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부여군청 : http://www.buyeo.go.kr - 부여문화관광 : http://www.buyeotour.net - 국립부여박물관 : http://buyeo.museum.go.kr - 정림사지박물관 : http://www.jeongnimsaji.or.kr ○ 문의 전화 - 부여군청 : 041)830-2114 -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 041)830-2010 - 종합관광안내소 : 041)830-2330 - 국립부여박물관 : 041)833-8562~3 - 정림사지박물관 : 041)832-2721 - 부소산성 매표소 : 041)830-2527 - 궁남지 : 041)830-2530 - 백제왕릉원 매표소 : 041)830-2521 - 유람선 고란사 매표소 : 041)835-4690
○ 식당 정보 - 백제의집 : 부여읍 관북리 119-3 / 연잎밥 / 041)834-1212 - 구드래돌쌈밥 : 부여읍 구아리 96-2 / 돌쌈밥 / 041)836-9259 - 향우정 : 부여읍 구아리 97 / 한정식 / 041)835-0085 - 구드래황토정 : 부여읍 구교리 34 / 소고기 / 041)834-6263 - 솔내음레스토랑 : 부여읍 구아리 100 / 양식 / 041)836-0116 - 맛나뚝배기 : 부여읍 쌍북리 635-3 / 오곡돌솥밥 / 041)834-1231 - 나루터식당 : 부여읍 구아리 99 / 장어구이 / 041)835-3155 ○ 축제 및 행사정보 - 2010 세계대백제전 (2010년 9월 15일 ~ 10월 17일) - 부여서동연꽃국제 (매년 7월) - 백제문화재 (매년 10월) - 문의 전화 부여군청 : 041)830-2114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 041)830-2010 종합관광안내소 : 041)830-2330 부여군청 : http://www.buyeo.go.kr 부여문화관광 : http://www.buyeotour.net ○ 이색체험 정보 - 백마강 용선체험 - 백제 8문양 탁본체험 ○ 주변 볼거리 - 백제역사재현단지 - 서동요 테마파크 - 성홍산성 - 대조사 - 무량사 - 만수산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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