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산(부여 외산, 575m)
♣ 충남 부여군 외산면 삼산리와 보령군 미산면에 솟은 만수산(575m)은 산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유명한 무량사가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역사탐방 교육을 겸한 가족 산행에 좋다. 산세가 부드러운데다 코스가 짧아 어렵지 않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만수산은 주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보령시 성주면, 동쪽은 부여군 외산면으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성주면 성주리에는 성주산 자연휴양림이, 동쪽 외산면 삼산리에는 만수산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등산로도 외산면 만수리 무량사 방면만 제외하고 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대부분이다.
만수산 등산코스는 무량사를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인기도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이 산에 다녀오려면 대천역과 가까운 성주산 자연휴양림 코스가 제격이다. 만수산 정상에서 서족으로 가지를 치는 서릉이 성주면 소재지로 가라앉는데 이 서릉 북쪽 계곡에 성주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 성주면 소재지에서 왼쪽 골목길로 들어가 성주반점식당 앞을 지나 10분 가량 들어서면 성주산자연휴양림 매표소가 나타난다. 매표소에서 10분 더 들어서면 왼쪽으로 매점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관리사무소가 올려다 보인다.
관리사무소 밑 주차장이 만수산으로 오르는 산행기점이다. 앞을 가로막은 서릉을 바라보며 주차장 끝머리에 이르면 '산불조심'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이 있는 오른쪽 작은 계곡 안으로 약 60m 거리에 이르면 왼쪽 사면으로 통나무 계단길이 나온다.
무덤 2기를 차례로 지나면 급경사에 놓인 통나무 계단길이 또 나온다. 통나무 계단을 7~8분 더 오르면 완만한 만수산 서릉으로 오르게 된다. 이따금 아름드리 노송이 반기는 능선 길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쪽 계곡길은 자연휴양림 야영장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직진해 20분 가량 올라가면 비로소 시야가 트이는 무덤가에 닿는다. 올라선 능선 방향으로 휴양림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옥마산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능선은 점점 가팔라지고 통나무 계단길이 또 이어진다. 10분 더 오르면 가파른 능선길은 끝나고 곧이어 5기의 무덤이 나타난다. 이어 펑퍼짐한 능선길을 따라 3~4분 거리에 이르면 능선 오른쪽으로 만수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15분 더 가면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함몰지대가 나타난다. 첫번째 함몰지대를 지나 3곳의 함몰지대를 더 지나는 능선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어느덧 만수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삼각점(대천 26)과 정상비석이 있고, '수리바위 5.7km, 만수산자연휴양림 4.5km'라고 쓰여있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하산은 북동릉을 탄다. 10분 거리에 이르면 테조암과 무량사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쪽 길로 1분 거리에 이르면 100여 평 넓이의 공터에 2층으로 된 누각(전망대)이 반긴다. 북서쪽으로는 성주산 뒤로 광천 오서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성주산 오른쪽(북동)으로는 칠갑산이 뚜렷하고, 동쪽 멀리 계룡산이 아른거린다.
전망대에서 하산은 북릉을 탄다. 7~8분 내려서면 동쪽 심원골에서 서쪽 성주산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지나는 안부에 닿는다. 자연휴양림 방면 임도를 따라 40분 가량 내려사면 자연휴양림 시설들이 나타나고 곧이어 모란교를 건너간다. 모란교를 건너서면 발길을 멈추게 하는 시비(詩碑)들이 나타난다. 여기서 15분이면 관리사무소 앞에 닿는다.
○ 정상에서의 하산은 북동릉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쪽 계곡길은 태조암으로 내려서게 되나 바로 내려서므로 대부분 북동릉을 밟고 산행을 하다가 태조암으로 내려선다 .
자연휴양림 입구를 기점으로 매표소~관리사무소 옆 주차장~서릉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전망대~북릉~임도 안부~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매표소를 경유하여 성주면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4시간30분이 소요된다.
♠ 무량사 출발 코스
무량사 일주문에 서면 일주문 안으로 가장 높이 보이는 봉우리가 만수산 정상이다 무량사 서쪽 요사앞 대밭 옆으로 난 오솔길로 들어서면 주 능선까지 40여분이면 올라선다 능선에서 약 30분정도면 정상에 도달한다
○ 무량사 - 서쪽 주능선 - 정상 - 북동릉 경유 - 태조암 (약 6km 3시간 )
▲ 무량사의 매월당 자화상. 부여와 보령의 경계가 되는 웅천 냇가 수리바위어림에서 시작한 만수산 줄기는 장군봉(530m)과 499m봉(국토지리정보원 2만 5000 지형도에는 이곳에 만수산이라 표기되어 있다)을 거쳐 480m봉을 지나 상봉(575m)에 이른다. 여기서 또 전망대(545m)와 비로봉(563m)을 지나면 만수산 골짜기의 막바지 고개가 있다. 고개를 지나 산줄기는 만수골의 오른편 산줄기로 이어져 448m봉을 거쳐 307m봉을 마지막으로 만수골 만수리 마을로 내려선다. 이 산줄기는 만수골을 싸고 돌며 긴 주머니처럼 되어 있는데 막바지 고개 아래에 태조암이 있다.
이 긴 산줄기의 비탈과 등성이는 한결같이 부드러우며 편안하다. 특히 장군봉에서 상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넓게 잘 손질되어 있고 의자와 정자, 안내표지판 등도 있어서 산행하기 편하다. 무량사가 덤으로 붙는 만수산 산행은 가을이 되면 무량사 일대의 단풍이 눈이 부시도록 맑고 아름다워 더욱 좋다.
무량사 영정각에 보물로 지정된 매월당의 영정이 있다. 박원식씨의 저서 <천년산행>에 의하면 매월당은 젊은 시절과 나이 든 시절, 각각 한 점씩의 자화상을 그렸다 한다. 이곳의 초상화가 매월당이 직접 그린 것인지 남이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무량사의 초상화가 꼭 다문 입술과 총기가 넘치는 눈을 꼼꼼하게 그린 걸작에는 틀림없다.
매월당은 돌이 지나기 전에 글을 깨쳤고 세 살 때부터 시를 지은 신동이었다. 세종대왕은 다섯 살의 매월당을 불러 그 재주를 시험하고 극찬을 한 뒤 비단을 상으로 내렸다. 그 무거운 비단을 풀어 그 끝을 허리에 매어 끌고 가서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앞날이 밝았던 매월당의 운명은 세조(수양대군)가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면서 크게 바뀌었다. 매월당은 모든 것을 팽개치고 책을 불태운 뒤 열아홉 살에 머리를 깎고 이곳저곳을 방랑하며 절개를 지켰다. 사육신에 비유되어 생육신으로 일컬어지는 매월당은 자연을 벗 삼아 유랑하며 많은 시를 짓고 금오신화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만년에 무량사에 찾아들어 불사에 참여하기도 하며 지내다 쉰 아홉 살에 이곳에서 삶을 마쳤다. 그의 팔각원당형 부도(충남 유형문화재)가 만수산을 오르는 길가 무진암 들머리 부도전에 있다. 무량사에는 매월당 영정 외에도 극락전 오층석탑·석등·당간지주 등 다섯 점의 국가지정 보물이 있다.
♠ 아름답고 넉넉하고 아늑한 산
3월의 마지막 일요일 만수산 산행에 나섰다. 우리는 무량사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산행 계획을 상의한 다음 무진암 쪽으로 올라갔다. 부도전에서 매월당의 부도를 보고 바로 옆에 있는 산길로 들어섰다.
등성이로 오르는 산길은 넓고 편안했다. 소나무가 많은 산등으로 올라선 뒤 산등만을 고집하며 걸었다. 숲 속으로 이어지는 길도 역시 편안하고 발을 디딜 때의 감촉이 좋았다. 삼거리가 되는 이 봉우리에서 무진암 길과 수리바위에서 장군봉을 거쳐 온 길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주봉으로 가는 길이 만난다.
봉우리마다 안내 표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상봉(575.4m)을 만수산이라 표시한 것은 없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무진암 서쪽 골짜기 위의 499m봉(장군봉)이 만수산으로 표기되어 있끼 때문인 듯했다. 가장 높은 상봉(만수산)에는 이름이 써 있지 않다. 그러나 모든 등산 안내 지도에는 태조암 서쪽의 상봉을 만수산으로 표기하고 있고 부여의 웰빙산악회원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산길에 들어선 지 1시간30분 만에 정상에 섰다. 만수산이라는 표시는 없다. 전망대와 성주 족의 화장골을 가리키는 표지만이 있다. 조망도 좋지 않아 바로 전망대로 향했다. 성주면에서 세운 전망대에는 큰 정자가 있고 성주산 휴양림안내도가 있으며 터도 넓다. 성주산과 옥마산, 아미산, 월명산 등이 조망된다.
정자에서 비탈만 내려서면 잘록이가 있다. 잘록이는 네거리인데 등성이를 따라 북으로 나아가면 비로봉을 거쳐 문봉산에 이르고 이 문봉산에서 서쪽으로는 성주산, 북동쪽으로 성태산·백월산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비로봉은 만수골의 막바지 봉우리이기 때문에 비로봉에서 오른편으로 돌면 만수골을 감싸는 산줄기를 타게 된다. 잘록이의 서쪽은 성주면 심원골이며 바로 아래에 임도도 보인다. 동쪽으로 내려서면 만수골 막바지에 있는 태조암으로 내려선다. 몰론 비로봉을 거쳐 동쪽으로 내려서면 만수산 휴양림의 위쪽이 되고 여기서 만수골로 내려서도 태조암에 이른다. 따라써 비로봉을 더 거쳐 태조암으로 내려서는 산행은 거의 1시간이 더 필요하다.
우리 일행은 바로 태조암으로 내려서는 골짜기로 들어섰다. 이 골짜기는 꽤 가파르고 폐광 흔적이 많아 별로 보잘 것이 없다. 갈림길에서 태조암까지 40분쯤 걸렸다. 비어 있는 태조암에서 시원한 물은 마실 수 있었다. 태조암에서 무량사까지는 포장된 넓은 길이고 평지여서 편하다. 산행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도 4시간이면 된다.
♠ 산행길잡이
상봉을 중심으로 모두 여섯 갈래의 길이 있다. 참고로 만수산에서는 무량사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1. 무량사 쪽
가) 무량사 주차장-무진암-장군봉 삼거리-480봉-만수산(약 1시간30분)
나) 무량사 주차장-태조암-태조암 삼거리-조망대 정자-상봉(약 1시간20분)
다) 무량사 주차장-태조암-만수산 휴양림 고개-비로봉-태조암 삼거리-조망대 정자-상봉(약 2시간 10분)
2. 성조 쪽
가) 개화리-조계마을-화장골-575봉-상봉(약 1시간 30분)
나) 백운 마을-심원골-수원터-552봉-태조암 삼거리-조망대 정자-상봉(약 1시간 20분)
'등산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마산(금산 군북면, 468m) (0) | 2010.01.05 |
---|---|
대전의산 100선(돌까마귀추천) (0) | 2009.12.04 |
내장산 등산코스 (0) | 2009.11.30 |
낙화암 언덕에서 사비수를 굽어보다. (0) | 2009.10.27 |
피서의 정석, 선유계곡 화양계곡 (0) | 2009.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