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울산
새봄, 빨간 우체통에 바다를 담은 편지 하나 넣었습니다.
‘새봄’, ‘출발’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3월, 봄을 만나러 울산으로 간다. 울산은 공업도시다.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대규모 공단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러나 회색 시가지를 조금만 벗어나 보라. 사철 아름다운 자연이 곳곳에 펼쳐진다. 울산 사람들은 이런 다채로운 자연의 색을 보면서 삶의 활력을 얻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울산의 봄은 바다에서부터 먼저 온다. 미로 같은 시가지를 빠져 나와 바닷길을 따라 달려간 울산의 남쪽 끝, 간절곶.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영일만의 호미곶보다는 1분 빠르고, 강릉 정동진보다는 5분이나 빠르다고 한다. 바다 위를 선회하는 갈매기와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 아득히 펼쳐진 수평선이 아련한 그리움을 전해준다.
이곳은 그 이름값만큼이나 드라마 영화, CF에 자주 등장하곤 한다. 간절곶의 명물은 17미터 높이의 등대다.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시설로 1920년 처음 불을 밝힌 이래 어느덧 90년의 세월이 흘렀다. 바다를 향해 점점이 깜박이는 불빛은 동해 남부 연안을 지나는 선박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돼준다. 간절곶에서 눈에 띄는 볼거리 하나.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빨간 우체통이다. ‘간절곶 소망우체통'이란 이름이 붙은 5미터 높이의 우체통에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띄울 수 있도록 엽서가 비치돼 있다. 새천년 기념비와 조각 공원도 멋스럽다.
환상의 해안도로 드라이브 코스
한편, 간절곶에서 부산 기장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사철마다 바뀌는 자연색은 이 길의 아름다움을 배가해 준다. 물론 울산시내에서 간절곶으로 가는 바닷길도 참으로 아름답다. 크고 작은 포구와 푸른 해변, 비산비야(非山非野)의 풍경들이 내내 따라온다.
간절곶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2km쯤 올라가면 진하해변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모래사장을 거니는 연인들과 끼룩대는 갈매기의 날갯짓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모래사장 뒤로는 송림이 우거져 있고 해변 바로 앞에는 ‘명선도’라는 작은 섬이 둥실 떠 있다. 진하해변에서 보는 해돋이도 무척 아름답다. 간절곶의 그것처럼 장엄하지 못해도 수평선을 빨갛게 물들인 아침해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울산의 비경은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간절곶 등대에서 장생포를 거쳐 대왕암-현대중공업-주전해변-정자항-강동해변-신명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은 자연과 인공의 멋을 진하게 풍긴다.
신비로운 기암 전시장, 울기공원
장생포에서 해안길을 따라간다. 방어진항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울기공원(대왕암공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울기(蔚埼)는 울산의 끄트머리에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공원 진입로는 하늘을 찌를 듯이 도열해 있는 아름드리 해송들로 그윽함과 청량감이 그만이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짙푸른 동해바다와 마치 선사 시대의 공룡화석처럼 보이는 기암은 웅장하고 신비롭다. 바위를 기둥 삼아 가로놓인 철교를 건너면 용을 닮은 대왕암이 위용을 뽐낸다. 용이 승천하다 떨어졌다 하여 ‘용추암’이라고도 하는 이 바위는 주변의 다른 바위(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 등등)들과 어울려 멋진 조각품을 보는 듯하다. 바위 아래 해변엔 500미터 가량의 몽돌밭이 펼쳐져 해안 경치의 또 다른 멋을 선사한다. 공원 언덕에 서 있는 울기등대도 꽤나 멋스럽다. 동해를 오가는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돕는 이 촛대 모양의 등대는 푸른 바다와 솔숲에 에워싸여 장쾌하기 이를 데 없다. 이른 아침 등대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해돋이는 선경 그 자체이다.
이국적인 수채화, 주전 몽돌해변
울산이 내세우는 볼거리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왕암에서 널찍하게 뚫린 아산로를 따라 봉수대가 있는 주전고개를 넘으면 검붉은 몽돌이 깔린 주전해변이 나온다. 해변에 길게 깔려 있는 새알같이 둥글고 작은 몽돌은 저 남녘 보길도 해안의 그것처럼 매끌거려 맨발로 밟으면 지압 역할을 한다.
지울 수 없는 역사의 흔적
울산에 갔다면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울주군 언양읍 반천리)와 천전리 각석을 꼭 둘러보도록 하자.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 가의 일명 ‘건너 각단’이라는 곳에 새겨진 암각화는 선사인들의 생활과 풍습을 살필 수 있는 최고의 걸작품이다. 암각화란 바위 위나 큰 절벽, 동굴 안 벽면 등에 사물이나 기호를 쪼기, 새기기, 칠하기 등의 기법으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그림이 새겨진 바위면의 크기는 너비 10미터, 높이 3미터로 고래를 비롯한 해양성 동물과 사슴, 호랑이, 소, 물개, 거북, 토끼, 멧돼지 같은 육식동물,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래를 잡는 모습, 사람의 얼굴 모습, 그물, 작살과 덫 등 다양하다.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는 모두 10여개에 달한다. 이 같은 그림들은 그 당시 이미 한반도에 포경이 이루어졌음을 말해주는 증거이다.
이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와 산 하나를 사이에 둔 두동면 천전리 계곡에는 사슴, 개, 물고기, 새, 용, 뱀 등 동물상 무늬와 선사시대(청동기시대)부터 신라시대에 걸쳐 그린 것으로 보이는 마름모무늬, 파도무늬, 겹동그라미무늬, 굽은 무늬, 가지 무늬, 인물상(서있는 입상, 얼굴상)등이 새겨진 각석(국보 제147호)이 있다. 이 각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선사시대뿐만 아니라 고대사 연구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각석이 있는 천전천 바위에는 약 1억 년 전 형성된 공룡발자국 화석도 희미하게 남아 있다. 반구대 암각화 입구에 있는 암각화박물관(052-276-4293)에서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실물모형과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자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도심속 산소창고, 십리대밭길과 울산대공원
울산 시내를 길게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따라 늘어선 십리대밭길은 도심의 산소 창고이다. 대나무밭이 태화강을 따라 십리에 이른다고 해서 ‘십리대밭'이라 부른다. 일제 강압기 시절, 큰 홍수가 닥쳐 태화강변의 논밭들이 쓸려 내려가자 한 일본인이 헐값에 사들여 대를 심기 시작했고 그 후 주민들이 앞다투어 대나무를 심으니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태화강 안쪽에 펼쳐진 울산대공원도 도심의 허파 구실을 한다. 길이 1.8킬로미터의 느티나무 산책로를 비롯해 아열대 식물과 야생초가 심어진
자연학습원, 1000여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나비원(곤충원), 다양한 색깔의 장미를 감상할 수 있는 장미계곡 등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이밖에도 울산에는 가지산 자락에 포근히 안긴 석남사를 비롯해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정족산 무제치늪, 유럽 알프스에 견줄 만큼 빼어나다는 영남알프스(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자수정 광산의 신비를 느껴볼 수 있는 자수정동굴나라, 수백 평의 바위가 오랜 세월의 물살에 깎여 움푹움푹 파인 모습이 마치 술잔을 걸어 둔 것과 같다는 작괘천 등 놓치기 아까운 명소들이 여행객들을 기다린다.
김초록 여행 칼럼리스트
장생포에 가서 돌고래 만나볼까
장생포는 한때 고래잡이의 전진기지로 큰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러나 86년 포경업(捕鯨業)이 금지되면서 지금은 여느 항구처럼 간간이 드나드는 화물선만이 보일 뿐이다. 그 당시의 활발했던 고래잡이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현재 이곳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박물관· 고래연구소· 고래생태체험관 같은 고래와 관련된 시설이 한데 모여 있는 고래여행 1번지가 됐다.
장생포 해양공원 바닷가에 들어선 고래박물관(www.whalemuseum.go.kr, 052-256-6301)에 들어가 본다.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고래박물관으로 고래잡이에 얽힌 각종 자료와 유물 등을 수집, 전시해 놓았다. 포경역사관, 귀신고래관, 고래해체장, 고래복원관, 체험관 등으로 꾸며진 박물관은 말로만 듣고 영상으로만 봐왔던 고래의 실체를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길이 12미터가 넘는 대형 브라이드 고래와 범고래의 실물 뼈대를 원형대로 복원, 공중에 매달아 놓은 포경역사관이다. 박물관 밖에는 1986년 포경금지 때까지 바다를 누비던 마지막 포경선 제6진양호가 복원돼 있다.
고래박물관 옆에는 고래체험관이 들어섰다. 수족관에 살고 있는 다양한 어류를 비롯해 돌고래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래골격 만져보기, 고래소리 들어보기, 점토로 고래 만들기 같은 체험을 통해 고래와 좀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 체험관 2층으로 올라가면 아롱이, 다롱이, 꽃분이 등 3마리의 돌고래가 조련사의 손짓과 호각소리에 맞춰 먹이를 먹고 헤엄치고 점프하고 공중제비를 도는 멋진 돌고래쇼를 볼 수 있다. 돌고래 쇼는 하루 4차례 선보인다. 향유고래와 대왕오징어의 결투장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4D영상관도 인기다. 고래박물관 입장료는 1000~2000원, 생태체험관은 3000~5000원, 4D영상관은 3000원, 전체 관람 패키지는 6300~9000원이다.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은 휴관한다.
이즈음 장생포에 가면 즐길거리가 또 하나 있다. 다름 아닌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갑판 위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고래를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이다. 고래바다여행선은 장생포 선착장에서 수시로 출항(주말에는 증편 운항)하며 울산 앞바다를 3시간여 동안 항해하게 된다. 바다에서 고래를 볼 확률은 극히 드물지만 고래와 만난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울산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고래는 밍크고래를 비롯해 참돌고래, 상괭이 등으로 운이 좋으면 수천마리의 돌고래떼가 헤엄치는 장관도 목격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고래바다여행선은 모두 81회 운항해 돌고래나 밍크고래 등을 23차례 발견하는 성과(발견율 28.4%)를 거뒀다. 5월에는 장생포와 태화강 둔치에서 고래축제도 열린다. 고래박물관· 생태체험관· 바다여행선 문의: (052-256-6301~2)
제철만난 참가자미와 미역 … 입안에 퍼지는 봄바다의 향기
울산에는 참가자미 산지인 정자항이 있다. 비린내 없이 고소한 참가자미는 다양한 방법으로 식탁에 오른다. 비늘을 벗겨 햇빛에 한나절만 말리면 꾸덕꾸적해져 조림이나 튀김으로 만들어 먹기 좋은 참가자미가 되고, 신선한 참가자미를 그대로 미역과 함께 끓여내면 시원하고 고소한 참가자미 미역국이 된다.
그러나 정자항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은 참가자미회다. 물론 구워먹을 수도 있지만 울산 사람들은 참가자미를 최고의 횟감으로 손꼽는다. 참가자미는 산란하기 전인 3월이 제철로 회로 먹는 게 제격이다. 비리지 않고 기름기가 많아 찰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깊은 바다에서 사는 참가자미는 양식을 할 수 없어 더 귀하게 대접받는다.
참가자미를 맛보려면 정자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활어직판장으로 가면 된다. 납작한 생선인 참가자미는 등뼈만 추려내고 뼈째 썰어 먹는다. 뼈가 물러 이물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직판장에서 횟감을 골라 즉석에서 회를 떠서 인근 초장집에 가져가면 초장과 쌈, 반찬이 나오고 매운탕도 끓여준다.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정자항을 찾는다.
정자항 사람들이 울산의 맛으로 손꼽는 또 하나는 대게이다. ‘정자대게’는 껍질이 얇고 크기도 그리 크지 않지만 대게의 향이 살아있어 대게찜, 대게탕 등으로 봄철 입맛을 돋우기에 그만이다.
또, 울산의 자랑 미역이 있다. 정자항에서 조금 올라가면 강동 화암 주상절리가 있는 산하동이란 해안마을이 나온다. 요즘 이곳에서는 미역 수확이 한창이다. 바다에서 거둬들인 미역은 미역귀를 자르고 틀에 맞춰 모양을 만든 뒤 5일간 햇볕과 바닷바람에 말린다. 이 마을의 미역이 참가자미만큼이나 명물이된 이유는 정자항 앞바다에는 암초가 많고 물살이 빠르기 때문이다. 빠른 물살 덕에 미역이 많이 흔들리며 자라기 때문에 그만큼 부드럽고 연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울/산/여/행/정/보/
교통편
대중교통= 울산은 항공, 고속버스, 열차, KTX 등 교통편이 다양하다. 특히 KTX 울산역 개통으로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서울에서 2시간20분이면 울산에 닿는다. 자가운전=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울산고속도로 울산 나들목-남부순환도로-진하해변-간절곶, 울산역에서 여천공단 입구-청량면 덕하-진하해변-간절곶, 부산 해운대-울산 방면 14번국도-기장-서생(신암)-나사리해변-간절곶. 울산시내-현대자동차(해안도로)-남목-울기공원. 울산역-명촌교-아산로(현대자동차)-방어진-울기공원.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나들목-언양 방면 우회전-약 9.7km 가면 우측에 반구대 암각화 입간판이 보인다. 천전리 각석은 이곳에서 다시 돌아나와 큰길에서 경주 방면으로 약 100미터 직진, 우측(입간판 보임)으로 들어간다. 경주에서 보문호와 덕동호를 지나 감포 쪽 4번국도를 타고 나정해수욕장에서 31번 국도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
(지역번호 052)=울산은 한우불고기와 고래고기가 별미다. 12가지 맛을 낸다는 고래고기는 울산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장생포 쪽에 고래고기 전문음식점이 많다. 고래고기원조할매집(261-7313)이 유명하다. 한우불고기를 먹으려면 언양으로 가야한다. 언양읍내에 삼거리불고기(262-1322) 등 전문식당이 많다. 정자항 주변에 제철 생선인 참가자미회와 대게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많다. 강동초장집(295-6606), 울산대게회직판장(298-0367) 등. 강동해안 주상절리 인근인 울산 북구 산하동의 가고파식당(054-298-4696)은 맑게 끓여낸 참가자미국이 별미다.
묵을곳
울산 시내에 롯데호텔울산(960-1000), 호텔현대울산(251-2233), 태화관광호텔(273-3301), 호텔굿모닝(209-9000), 하이호텔(944-1010), 프린스호텔(298-0114) 등이 있다. 두동면 봉계리에 있는 초락당(www.chorakdang.com, 264-8001)은 한방건강 테마파크다. 한방 진찰, 황토온열치료, 약재 목욕, 체질별 침 시술 등 1박-3박 프로그램이 있으며 지친 몸을 달래기 좋은 곳이다. 간월자연휴양림(263-6644),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254-2123)에서도 숙박 가능.
자투리정보
울산 시티투어: 주 6회 운영(월요일 휴무), 출발 및 도착: 울산광역시청 햇빛광장. 홈페이지(www.ulsancitytour.com) 참조. 예약 문의: 275-0295-6, 요금: 어른 5천원, 청소년 3500원. 울산종합관광안내소: 229-6350
'가볼만한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달의 가볼만한 곳-전남 목포 (0) | 2011.09.16 |
---|---|
충북 청주 봄나들이 (0) | 2011.09.16 |
27번국도 여행(전주-완주-임실) (0) | 2011.09.16 |
서해안·남해안·제주 드라이브 명소 5 (0) | 2011.08.25 |
이방인이 키운 상록수 ‘한국의 거목’이 되다(천리포 수목원) (0) | 2011.07.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