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글: 남경식
눈부시게 부서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늦은 오후 가로수 길을 걸어가노라면
늘 따라 걷는 긴 그림자도
가을을 지나 겨울을 걷는다
옷깃을 여민 여인네들의 긴 옷 사이로
햇살은 무수히 깨어져 구르고
조경으로 심은 대로변 국화엔
벌들이 아직도 한 세상인데
문득, 먼 곳의 사람이 된
늦가을을 좋아하던 그대가
생각나는 시월의 마지막 날
이파리 떨구는 가로수 사이로
한 잎 두 잎 부서지는 햇살을 따라
그대의 또랑한 눈망울도
가을을 지나 겨울로 깊어만 간다
그대가 생각나는 이즈음에는
늘 세월이 빠름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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