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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잘 가르치는 100대 고교 ‘비결’은…>수능 문제집 대신 詩 외우고… 신문 스크랩 놓고 자유토론

by 많은이용 2011. 12. 1.

<잘 가르치는 100대 고교 ‘비결’은…>

수능 문제집 대신 詩 외우고… 신문 스크랩 놓고 자유토론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면 칠판에 매일 시 한 편씩 적혀 있어서 자연스럽게 보고 외우고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2011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국어 7.66% 향상도를 보여 전국 1위를 차지한 충남 천안시 목천읍 목천고 학생들은 '평범 속의 비범'이 돋보였다. 학생들은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는 유명 출판사의 수능 문제집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들의 책가방에는 참고서 대신 국어사전과 신문 사설 스크랩집 그리고 이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편집한 자체 교과서가 있었다.

두툼한 국어사전을 들춰보고 있던 목천고 2학년 1반 손예은(18)양은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는 시를 익히고, 오후에는 신문사설을 이용해 독서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국어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면서 "모르는 어휘를 찾아 노트에 써보고, 관련 내용을 친구들, 선생님과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성적도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목천고 선생님들은 충남에서도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이 모인다는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용현 국어교사는 "국어의 어휘실력, 글의 이해능력 등이 모든 과목의 기본이 되지만 국어는 외워서 되는 과목이 아니다"면서 "학생들이 아는 범위에서 텍스트를 자주 접하고, 읽고, 쓰고, 말하면서 스스로 느끼고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국어 향상도 1위, 영어 3위, 수학 9위라는 목천고의 놀라운 학업 향상도 성과를 두고 정작 교사들은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주익한 수학교사는 "공부에 관심이 없던 목천고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중점을 뒀던 것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태도였다"면서 "교장선생님을 비롯,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예의와 인성교육에 신경쓰다보니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신뢰를 갖고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 황운선(62) 교장은 한 달에 한 번 1학년과 2학년 전교생으로부터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듣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간담회를 여는 등 학생들과 열심히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평안 학생은 "교장선생님께서 조회시간에 자신이 꼴등했을 때 성적표를 보여주신 적도 있다"면서 "우리를 믿고 용기를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황 교장은 "중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학교를 다니면서 바른 생각을 하는가인 것 같다"면서 "학교에서 배운 기본 예의, 바른 태도 등을 가지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게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천안 = 박정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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