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찾아온 시련, 원망만 할 건가요
[64] 성경 욥기
흠잡을 데 없이 착하고 신실했던 '욥', 사탄의 시기로 재물·자식·건강 잃어
그래도 그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죠… 이성의 한계를 지적하며 믿음 말해요
삶을 사는 누구에게나 고난은 찾아와… 역경의 의미 곰곰이 되새겨 극복해야
서양에서 기독교는 단순히 종교를 넘어 문명의 뼈대를 이루는 사상(思想)으로 작용합니다. 기독교 사상의 기초는 바로 '성경'이고요. 그래서 성경을 모르고서는 서양문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들 하지요. 이 때문에 성경은 종교나 문화권에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인문고전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경 중에서도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욥기'는 서양 문명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국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욥기를 "문학적으로 완벽하여 달리 어깨를 겨룰 만한 작품이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지요. 찰스 엘리엇 전 하버드대 총장도 '하버드 클래식'이란 이름의 고전 시리즈를 펴내면서 '욥기'를 추천 고전으로 꼽았답니다.
일례로 욥기의 첫 장면은 독일 문학가 괴테가 쓴 '파우스트'의 기본 틀이 되었습니다. '파우스트'는 문학, 음악, 미술, 철학, 종교 등 서양 문화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작품이에요. 또한 '욥기'는 여러분도 잘 아는 영국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가 쓴 '역사의 연구'란 책에도 영향을 끼쳤답니다. 토인비는 이 책에서 인류의 역사를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의 역사'라고 설명하였는데, 이 개념 역시 '욥기'에 기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어요. 도대체 '욥기'는 어떤 내용이기에 이토록 서양문명 깊숙이 자리 잡았을까요?
- ▲ 그림=이병익
우스 땅에 사는 욥은 흠잡을 데 없이 착하고 신실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사탄이 하나님 앞에 나타나 비아냥거립니다. 욥이 신실한 이유는 하나님이 그를 축복해 잘 먹고 잘살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러면서 사탄은 하나님에게 도전장을 던집니다. "욥의 재물을 모두 빼앗아보라. 그러면 욥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바로 대항할 것이다"라고 말이지요. 그러자 하나님은 "그렇게 한번 해보라"며 허락합니다. 하나님과 사탄 사이에 일종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에요. 사탄은 욥의 재물은 물론 자식까지도 순식간에 다 빼앗은 다음, 그의 반응을 지켜봅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럴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세계적인 기업을 가지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망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보통 사람이라면 울며불며 난리를 치거나 화를 낼 거예요. 좌절하여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욥은 "주시는 자도 하나님이시요, 다시 가져가시는 자도 하나님이시라"며 믿음을 저버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대개 무엇을 받을 때만 감사하는 것과 달리 욥은 모든 걸 빼앗기고서도 감사할 줄 아는 깊디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지요. 게임 첫판은 이렇게 하나님의 승리로 돌아갔어요.
그러자 사탄이 재도전합니다. "재물보다 더 귀중한 건강을 빼앗아 보라. 그러면 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이지요. 이번에도 하나님은 사탄의 도전에 응합니다. 온몸에 병이 든 욥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서서히 죽어가지요.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하나님에게서 복을 받았으면 재앙도 받을 수 있다"며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그러던 중 욥에게 세 명의 친구가 찾아옵니다. 최근 욥에게 벌어진 일을 두고 토론을 벌인 그들은 "무엇인가 죄를 지었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라며 욥을 꾸짖어요. 그러자 욥은 "이 세상에서 왜 악한 사람이 잘 살고, 착한 사람이 고통받는지 생각해 보라"고 반문하지요. 바로 이 질문이 '욥기'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학교에서도 나쁜 짓을 하는 친구가 의기양양하게 지내고, 착한 친구는 매일 당하고만 사는 것 같지 않나요? 의롭고 착한 사람이 고난을 당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먼 훗날 죽은 다음에 천국에서 보상받는다'는 말만으로 충분할까요? 실제로 이 문제를 풀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이성의 틀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지요. 처음엔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왜 벌을 받는지, 악한 사람은 왜 저렇게 잘 사는지 합리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자신이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을 벗어나 생각하기란 참 어렵지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우리 이성으로는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욥기'는 이러한 인간 이성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믿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요.
#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동화작가 안데르센. 사실 그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습니다. 몹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며 알코올 의존증인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훗날 동화작가로 명성을 얻은 다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나의 역경은 정말 축복이었습니다.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 생겼다고 놀림을 받았기에 '미운 오리 새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겪을 당시에는 힘겨웠지만, 먼 훗날 그것이 자신을 성장시킨 양분이 되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여러분 앞에도 큰 고난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고난과 역경은 언제든 몰려올 수 있어요. 그럴 때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고난이 왔을까'라며 자책하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기보다 역경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 보세요. 고난과 역경이 여러분을 힘들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크게 성장시킬 수도 있거든요. 비록 지금은 그 뜻을 알 수 없을지라도 말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진다면, 여러분은 역경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이 뛰어올라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고전 1분 퀴즈]
성경은 종교·문화권에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인문고전서예요. 그중에서도 ‘욥기’는 서양 문명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지요. 특히 욥기의 첫 장면은 괴테가 쓴 ( )의 기본 틀이 되었답니다. 파우스트 박사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무엇일까요?
정답: 파우스트
- 안진훈 |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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