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62] 존 롤스 '정의론'
어떤 처지에 놓일지 모르는 우리들
롤스는 누구나 최소한의 삶 살 수 있게 빈곤층 도와야 공정한 사회라 했죠
무언가 선택할 땐 내 이익만 좇기보다 최악의 상황 고려하는 게 바람직해요
여러분, 혹시 '마이클 샌델'이라는 이름 들어봤나요? 샌델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람으로 꼽히지요. 그는 자기가 쓴 책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로 전 세계에 '정의(正義)' 열풍을 일으켰어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만화영화에 '정의의 용사'라는 말이 종종 나오지요? 악당을 혼내주는 멋진 사람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주곤 하잖아요.
그렇다면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 어린이마다 생각이 다를 거예요. 샌델 교수는 미국의 윤리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존 롤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정의'에 대해 이야기했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볼 고전도 바로 존 롤스가 쓴 '정의론'이에요. 롤스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살펴봐요.
롤스는 서양의 '사회계약론'을 경제학의 '게임이론'과 결합해 새로운 정의론을 내놓았어요. 말이 참 어렵지요? 사회계약론은 민주주의의 뿌리가 된 이론이에요.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가 사회계약론의 밑바탕을 만들었지요. 홉스는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똑같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같은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고, 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어요.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강한 힘을 가진 왕, 즉 절대군주에게 권력을 넘겨줘야 한다고 했어요. 임금이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 사이의 싸움을 말릴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지요.
- ▲ 그림=이병익
홉스 이후 영국 철학자 존 로크는 '국민이 정부에 권력을 맡기되 정부가 이를 잘못 사용할 경우에는 저항할 수 있다'는 대의(代議) 민주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세웠어요. 뒤이어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국민은 주권자로서 정부를 감독할 권리를 가졌다"며 직접민주주의를 옹호했답니다.
롤스는 앞선 철학자들의 이론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사회계약론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그린 사회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다음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함께 떠올려봐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사회적 위치로 태어날지 모르는 상태예요. 부잣집 아이로 태어날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날지 알 수 없어요. 어쩌면 몹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힘겹게 살지도 몰라요. 롤스는 이런 상황을 '무지(無知)의 베일'에 가려 있다고 표현한답니다. 여러 선택지 중 무엇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모르는 상황을 말하기도 하죠. 이처럼 어떤 처지에 놓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최고위층으로 태어난다면 사회가 어떤 모습이든 별 상관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혹시라도 여러분이 몹시 가난한 최하층민으로 태어난다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에 대비해 최하층민도 어느 정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야기 하나
학교 도덕 수업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선생님이 모둠별로 케이크를 한 조각씩 나눠 주시며, 가장 공정하게 나눈 모둠에 케이크 한 조각을 더 주겠다고 하셨어요.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롤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케이크를 나눌 때, 칼을 잡고 케이크를 나눈 사람이 가장 마지막 조각을 가지는 것이 정의다."
롤스의 정의론을 이루는 또 다른 축은 바로 게임이론입니다. 누군가와 게임을 할 때 보통은 자기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지요? 하지만 때로는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여러분 자신이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자기에게 가장 이익이 될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자기가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게 게임이론의 전략이에요. 이것을 사회계약론 이야기에 적용해볼게요. 나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은 사회 최고위층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반대로 최악은 최하위층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둘 중 어떤 지위로 태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방법을 택하는 게 합리적이죠. 그 예가 바로 최하위층이라도 삶을 견뎌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건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 둘
신발 10짝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만 왼짝이고, 나머지는 전부 오른짝이에요. 그런데 왼짝과 오른짝을 맞춰 한 켤레를 만들자 아주 비싼 신발이 되었어요. 자, 이제 또 다른 신발 10짝이 있다고 합시다. 그중 절반은 왼짝, 나머지 절반은 오른짝입니다. 양쪽을 맞추니 5켤레의 신발이 나왔어요. 이 신발은 비싸지 않아 누구나 쉽게 살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상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느 것이 정의에 가까운 것일까요? 첫째 경우가 높은 지위에 있는 소수(少數)를 위한 상황이라면, 둘째 예는 힘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삶을 보장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첫째보다는 둘째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에 가깝다고 보는 것입니다.
롤스의 정의론은 가치와 권력, 그리고 사회정의와 관련된 문제에 게임이론을 접목해 합리적 선택의 기준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처럼 여러분도 자기 신념이나 가치관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 환영받는 인재가 될 수 있답니다.
[고전 1분 퀴즈]
1. 존 롤스는 민주주의의 뿌리가 된 ( )과 경제학에서 나온 ( )을 결합해 새로운 정의론을 발표했어요.
2. 롤스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일지,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고 불리한지 알 수 없는 상황을 가리켜 '( )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했지요.
정답: 1. 사회계약론, 게임이론 2. 무지
- 안진훈 |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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