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기발한 생각
어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들은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진솔하게 말한다. 오염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모습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된다. 그래서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각성을 주기도 한다. 본대로 들은 대로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우리들도 한때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계산해보고 따져보고 하면서 진실에서 멀어지는 이해(利害)타산적 발언을 하게 될 때가 있는 것이다. 어느 면에서 순수성을 잃었고 어느 면에서 많이 타락한 것 같다. 이제 초등학생들의 반응을 들어보자.
①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를 냈다. “술에 취해 거리에서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 부르는 것을 사자성어로 뭐라 하는가?” 정답은 ( )( )( )(가)이다. 아마 ‘고성방가(高聲放歌)’가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답은 ‘고음불가’, ‘이럴수가’, ‘미친건가’, ‘아빠인가’ 등 제각각이었다.
②“할머니 생신입니다. 할머니께 드릴 카드를 예쁘게 그려봅시다”라는 말에 한 아이는 ‘삼성 신용카드’를 그려 놓았다.
③“산에서 밥을 지어먹으면 안 되는 까닭을 쓰시오”에는 ‘거지로 오해받을까봐’라고 썼다. ④“화장실을 이용할 때 화장실 문을 열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는 ‘자꾸(지퍼)를 내린다’라고 썼다.
⑤“다음과 같은 경우에 알맞은 인사말은 무엇인가요?(옆집 아주머니께서 떡을 가지고 오셨습니다)”에는 ‘안사요’라고 썼다.
⑥“옛날에는 밥을 지을 때 무엇을 땔감으로 사용했습니까?”에는 ‘LPG가스’라고 쓴 어린이도 있다.
⑦“교실에서도 복도에서도 운동장에서도 모두가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려면 무엇을 잘 지켜야 할까요?” 위 답란에 ‘속력’이라고 쓴 아이가 있다.
⑧“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에는 ‘대신 에스컬레이트를 이용한다’라고 쓴 사람이 있다.
⑨“부모님 중 남자 어른을 가리키는 말을 쓰시오?”에는 ‘여보’라고 썼고
⑩“부모님은 왜 우리를 사랑하실까요?”에 대한 답으론 ‘그러게 말입니다’라고 쓴 아이
⑪“‘불행한 일이 거듭 겹침’이란 뜻의 사자성어를 완성하시오? 설□가□”에 대해 설상가상이 아니라 ‘설사가또’라고 쓴 아이도 있다.
⑫“만유인력을 발견한 사람은?”의 답란에는 (죽었다)라고 썼고
⑬“신세계 교향곡을 누가 작곡했나?”에는 (사람) 또는 (신세계)라고 답한 학생이 있다.
⑭‘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의 해석을 ‘이쪽에서 좋은 말(馬)을 보내야 저쪽에서도 튼튼한 말을 보내준다’고 풀었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 간다’는 말을 ‘머리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배도 산으로 끌고 갈 수 있다’라고 풀어냈다.
⑮중학교 학생에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의 뜻을 물었더니 “백 번 묻는 사람은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풀이했다. 아마도‘百問不如一犬’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이런 어린이들을 소재 삼아 신앙과 애국심, 모국어를 가정교육에서 책임지는 유대인의 교육내용을 알아보자.
①남보다 뛰어나게가 아니라 다르게 가르치라.
②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③싫으면 그만두라. 그러나 하려면 최선을 다하라.
④‘배운다’는 것은 배우는 자세를 ‘흉내 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⑤배움을 중지하면 20년 배운 것도 2년 내에 잊게 된다.
⑥추상적 사고는 ‘神’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⑦형제간의 두뇌비교는 둘 다 죽이지만, 개성비교는 둘 다 살릴 수 있다.
⑧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준다.
⑨오른손으로 벌을 주었으면 왼손으로 껴안아주라.
⑩평생을 가르치려면 어릴 때 마음껏 놀게 하라.
⑪조상의 이름을 통해 가족의 맥을 일깨워준다.
⑫돈으로 선물을 대신하지 말라.
금강일보 <김형태의 노변한담> 한남대학교 총장
'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교조는 '계백 결사대'처럼 결속… 이번 선거, 보수들 이전투구 심판한 것" (0) | 2014.06.18 |
---|---|
‘무상’ 복지에 학교안전 무너질 판 (0) | 2014.05.22 |
교사는 지배자인가, 후견인인가? (0) | 2014.05.21 |
인재의 정의 3C (0) | 2014.05.20 |
문제아 (0) | 2014.05.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