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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정직한 국민

by 많은이용 2015. 11. 25.

정직한 국민

 최재천 / 국립생태원장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경제학과 연구진은 최근 국가별 정직성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총 15개국에서 약 1500명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했는데 결과는 검사의 종류에 따라 사뭇 다르게 나왔다. '동전 던지기' 검사에서는 앞면이 나왔다고 응답한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이 주어졌는데, 동전의 앞뒤가 나올 확률이 각각 50%이므로 앞면이 나왔다고 답해 상금을 취득한 사람이 50%가 넘는다면 그만큼 정직하지 못한 셈이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53~54%로 나와 퍽 정직한 걸로 평가받은 반면 아시아 네 나라는 70%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일본·한국·인도 순으로 나란히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진 두 번째 검사에서는 인터넷 조회를 하지 말라는 단서 조항과 함께 음악에 관한 질문 여섯 개가 주어졌다. 질문 중에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누가 작곡했나, 트럼펫에는 몇 개의 밸브가 있는가 등 비교적 쉬운 문제도 있었지만, 레이디 가가의 본명과 클로드 드뷔시의 탄생 연도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몇몇 질문이 다소 까다롭긴 해도 인터넷 검색으로 손쉽게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정직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여섯 질문 모두에 정답을 제공해야 상금이 주어지는 이 조사에서 터키 사람이 가장 정직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일본과 영국이 가장 정직한 나라로 평가됐다. 중국과 인도는 이 조사에서도 바닥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는 중상위권에 올라 선전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고 말했지만, 마크 트웨인은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 단, 돈이 될 때만"이라 꼬집었 다. 돈이 된다기에 동전 던지기에서 무너졌던 일본과 우리나라가 퀴즈에서는 체면을 차린 이유가 무엇일까? 어차피 불법인 도박판에서는 속임수를 써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지만 퀴즈도 일종의 시험인지라 선뜻 부정행위를 저지르기가 쉽지 않았나? 두 조사를 통틀어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대체로 정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 앞에서도 결국 정직이 최선인가 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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