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접으니 홀가분하고 편해졌다
지난해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팔고 운전을 접었다. 올해 일흔여덟, 마흔 살 때 운전면허를 땄으니 40년 가까이 운전을 한 셈이다. 지난해 말 그동안 몰던 대형 승용차를 중소형으로 바꿀 생각으로 우선 대형을 처분했다. 5년 전 현직에서 은퇴하면서 차를 사용할 일도 별로 없는데 굳이 큰 승용차를 굴릴 이유가 없었다. 봄이 되면 작은 차로 바꿀 생각이었다. 하지만 승용차 없이 겨울철 몇 달을 지내면서 '이 나이에 또 새 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 승용차 없이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 불편이 없었다.
교통 비용도 훨씬 적게 들었다. 그동안 승용차 유지 비용으로 보험료 160만원, 자동차세 100만원, 세차비 80만원 등 가만히 세워만 놓아도 연 340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연료비와 수리비를 합하면 연 500만원을 넘겼다. 하지만 택시를 이용했더니 반의 반도 안 되었다.
무엇보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사고 걱정을 했다. 운전에 자신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순발력이나 민첩성이 떨어지는 것을 절실히 실감했다. 특히 60대 후반 들어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피하거나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 종종 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세월의 무게를 거스르며 버티다 막다른 골목에서 사고 내고 손 뗄 게 아니라 그 전에 운전을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결국 올 초 겨울이 끝날 무렵 자가용을 그만 타고 이참에 운전도 접기로 마음을 굳혔다.
아내는 지금도 친구들 식사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은 승용차를 몰고 오는데 우리만 택시 타고 가는 게 조금 체면이 구기고 자존심 상해하는 것 같은 눈치다. 하지만 필자는 동년배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하루빨리 운전대를 놓으라"고 권한다.
특히 은퇴 이후 차를 가지고 있으면 내가 차를 모는 게 아니라 모시고 다닌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차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게 많으니 마치 시집살이하는 것 같다. 주차장에서 긁히지나 않았는지, 비가 많이 오면 침수는 안 됐는지 등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달 서울 구의동의 한 골목길에서 70대가 차를 몰다가 2명을 숨지게 하고 인근 수퍼마켓을 들이받고 멈춘 사고가 있었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필자와 동년배라서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런 비극을 겪기 전에 운전을 그만두는 것은 노인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생명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본에서는 노인 운전자들의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교육과 치매 검사 를 한다. 노인이 운전면허를 아예 반납하면 대중교통비를 지원한다.
요즘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낮에도 빈 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만원이다. 필자같이 노령에 접어든 사람들이 승용차를 별로 사용할 일도 없으면서 처분할 결심을 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필자가 운전을 접은 이후 느끼는 홀가분함과 편안함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료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30/2018083004587.html
'건강한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걷기 좋은 계절… '3단계 운동'으로 걷기 효과 3배로 높이세요 (0) | 2018.09.11 |
---|---|
"뇌 건강 3대 원칙, 공부·운동·콜레스테롤 관리" (0) | 2018.09.04 |
120세까지 사는 법 (0) | 2018.09.04 |
복권 사지말고 복근 만드세요 (0) | 2018.08.28 |
남성 골다공증 예방 3.3.7 수칙 (0) | 2018.08.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