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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말 고운말

'늘리다'와 '늘이다'

by 많은이용 2018. 12. 14.

 '늘리다'와 '늘이다'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



다음은 최근 경제 뉴스 제목과 신석정 시인 시 '산산산'의 한 구절입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도 한국에선 공장 짓기 참 어렵네요.'

'기린같이 목을 길게 늘이고 서서 멀리 바라보는 산 산 산.'

밑줄 친 낱말 '늘리고'와 '늘이고'가 참 헷갈리지요? 두 문장 모두 이번엔 맞게 쓰였네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늘리다'는 '물체의 넓이, 부피 따위를 본디보다 커지게 하다'라는 뜻이에요. '주차장의 규모를 늘리다'처럼요. '늘다'의 사동사로도 쓰여요. 사동사는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예요. 사동사로 쓰일 때는 ①수나 분량, 시간 따위가 이전보다 큰 상태가 되다(예:학생 수를 늘리다) ②힘이나 기운, 세력 따위가 이전보다 큰 상태가 되다(예:적군은 세력을 늘린 후 다시 침범했다) ③재주나 능력 따위가 나아지다(예:실력을 늘려서 다음에 다시 도전해 봐라) ④살림이 넉넉해지다(예:살림을 늘리다) ⑤시간이나 기간이 길어지다(예:쉬는 시간을 늘리다) 같이 여러 뜻이 있어요. '늘리다'와 비슷한 말로는 '더하다, 연장하다, 증대하다, 확대하다, 확장하다, 증식하다' 등이 있죠.

'늘이다'는 '당겨서 본디보다 더 길어지게 하다' '선 따위를 연장하여 계속 긋다'라는 뜻이에요. '바지 길이를 늘이다' '고무줄을 늘이다' '엿가락을 늘이다'처럼 주로 선과 관련된 말과 같이 쓰여요. 또 '위에서 아래로 길게 처지게 하다' '넓게 벌여 놓다' 같은 뜻도 있어요. 예를 들면 '국수를 발처럼 늘여 두었다' '상품의 가짓수를 늘이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다음 문제를 한 번 풀어 볼까요?


[퀴즈]

―그 학교는 지난해보다 올해 학생 수를 더 (늘여서, 늘려서) 모집한다.

―선분 ㄱㄴ을 (늘이면, 늘리면) 다른 선분과 만나게 된다.

―쉬는 시간을 10분 더 (늘여주니, 늘려주니) 아이들의 교우관계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바짓단을 더 (늘여서, 늘려서) 입어야겠다.

―출산율을 (늘릴, 늘일) 정책들이 너무 근시안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어릿광대가 밧줄을 (늘여서, 늘려서) 타고 내려왔다.



※ 정답은 '늘려서', '늘이면', '늘려주니', '늘여서', '늘릴', '늘여서'.


자료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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