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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길

대둔산878m(전북완주군,충남금산군,논산시)

by 많은이용 2010. 1. 5.

대둔산878m(전북완주군,충남금산군,논산시) 

특징/볼거리

 대둔산은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이며 하나의 산을 두고 전북과 충남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

대둔산은 한국 8경의 하나로 산림과 수석의 아름다움과 최고봉인 마천대를 중심으로 기암괴석들이 각기 위용을 자랑하며 늘어섰다.

남으로 전북 완주군 운주면, 서북으로 충남 논산시 벌곡면, 동으로 금산군 진산면 등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웅장한 산세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기암괴석과 폭포, 계곡과 유적, 옛절 등 볼거리도 많다.


봄철에는 진달래, 철쭉과 엽록의 물결, 여름철의 운무속에 홀연히 나타나고 숨어버리는 영봉과 장폭, 가을철 불붙는 듯 타오르는 단풍, 겨울철의 은봉 옥령은 형언할 수 없는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설경"이며 낙조대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낙조가 장관이다.

마천대를 비롯 사방으로 뻗은 산줄기는 기암단애와 수목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데다가 산세가 수려하여 남한의 소금강이라 불리고 있다. 

특히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81m에 폭 1m의 금강구름다리는 오금을 펴지 못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금강 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있고, 약수정에서 다시 왕관바위를 가는 삼선줄다리가 있다. 완주와 금산 방면으로는 「금강산」 못지 않은 기암절벽. 최고 비경지대로 꼽히는 곳은 완주방면 등반로. 능선을 따라 삼선 바위, 임금바위, 입석대, 마왕문, 장군봉, 동심바위, 형제봉, 금강봉, 칠성대, 낙조대 등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호위하듯 둘러서 있다. 논산 방면으로는 어느 산보다 부드러운 능선을 펼치고 있다. 암봉 주위 빽빽한 나무들의 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제각각 다른 모습의 바위가 그 자태를 드러낸 위로 흰 눈이 쌓인 풍치는 대자연이 빚은 조각 전시장.

그러나 단풍으로 물든 만추의 풍광도 놓치기 아까운 풍치. 오색단풍이 기암괴석과 어울려 협곡마다 비단을 펼쳐놓은 듯해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 등산객들 가슴까지 물을 들일 듯하다.


  완주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을 오른다. 하지만 요즘은 금산쪽의 태고사를 거쳐 낙조대, 완주쪽의 용문골 코스, 논산쪽의 벌곡면 수락리 등산코스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양쪽으로 암벽이 버티고 있는 좁은 계곡에는 화랑폭포와 금강폭포, 은폭포 등 여러개의 폭포가 있다.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낙조대에서는 남쪽으로 대둔산 정상 마천대와 서쪽으로 월성봉, 바랑산이 보인다. 서해로 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논산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팔각정 모양의 낙조산장이 있다. 산장 바로 뒤 바위에 마애불이 있으나 오랜 세월 풍우에 씻겨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대둔산 정상은 마천대.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 케이블카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맑은 날 마천대에 서면 가깝게는 진안 마이산, 멀리는 지리산 천왕봉, 그리고 변산반도의 서해바다까지 한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등산코스

ㅇ대둔산국민관광단지 주차장 -(2.8km 1시간 10분)- 마천대 -(1.3km 30분)- 낙조대(2.5km 40분) - 배티재

ㅇ기동 주차장-삼선약수-마천대-낙조대-태고사-배티재 (10km, 4시간)

ㅇ수락리-수락재-월성봉-바랑산-채광리 (4시간 20분)

ㅇ고산촌-정상-600고지 안부-석굴-괴목동천

ㅇ용문골-선은사터-장군바위 갈림길-용문굴-능선안부- 마천대 (1시간 50분)

ㅇ수락리 버스종점-제1폭포-군지골-초입-화랑폭포-장군절터-마천대 -산북리 집단시설지구(3시간 30분)


<수락 산행기>

산행코스: 수락리주차장- 석천암- 810m봉- 낙조대- 마천대- 220계단- 군지계곡- 수락리주차장.


1.석천암가는길.

몇일전부터 금주 토요산행지를 물색하던중 대둔산을 선택했는데 초행코스 산행하는 곳으로 정하고 집에서 내님과 함께 출발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시골길은 벗꽃과 개나리가 만개하였고 산기슭은 활짝핀 진달래가 무리지어서 손짖하고 있었다. 유등천 냇가 나무들도 새싹을 티워 파릇파릇 생기가 돋아나고 시골마을 아이들도 많이 나와 즐겁게 놀고 있었다.

수락리로 들어서 언덕을 힘차게 넘으니 새로 건설한 수락저수지를 지나고 매표소와 주차장에 도착했다. 날씨가 오전에 비온다 하여선지 주차장에는 차량이 서너대 뿐이었고 석천암으로 향하는 들머리에서 신선한 공기를 숨깊이 들이쉬니 상쾌함이 가득하고 숲속에서 들려오는 시냇물소리 또한 청아하게 들려와 발걸음을 가뿐하게 하였다.

포장도로가 끝날즈음 우린 승전기념탑을 올라갔다. 이탑은 1950년 9월부터 전투경찰과 빨치산이 약5년동안 전투하여 피아간 1400여명이 희생된 전쟁으로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전투경찰을 위해 세워졌다. 또한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에도 개척탑이 세워졌는데 전국에서 정상에 이런탑이 있는곳은 이곳뿐일거라 생각된다.

군지골입구에 들어서니 비가 좀와선지 냇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조금오르니 선녀폭포 팻말이 보여 자세히 볼려고 계곡으로 내려가니 폭포수는 아름다운 소녀의 긴머리칼처럼 우아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조금 더오르자 오솔길은 바위조각 너덜지대로 이어지다 갈림길에서 석천암가는 길로 들어섰다. 오솔길은 갑자기 가파르게 올라가니 온통 바위조각으로 흩어져 자연히 거친층계가 되었다. 산죽은 지그재그 길따라 새잎을 밀어올려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독수리봉 팻말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산죽숲길은 다람쥐 한마리가 재롱을 떨다 숨어들고 숲길은 평탄하여 걷기 즐거웁다. 휘어진 산길에 들어서니 선홍빛 진달래꽃이 수줍어하는 소녀 얼굴처럼 고개를 흔들며 웃고있었다.

2. 810m봉 오르는길.

석천암 지붕 보이는 곳에 능선으로 올라가는 왼쪽 갈림길은 가시철망으로 막아놓았는데 길은 옆으로 새로나 있었다. 이곳부터 암반길로 조심하여 기어가다 바위에 붙어있는 이끼를 밟으니 주르륵 미끌어저 위험했다. 나무가지를 붙잡고 기어오르니 바위자락위에 가끔씩 T자형 조그만 돌탑이 서있는데, 그리운님 기다리는 망부석처럼 군지골을 내려다 보고있는 모습이 애처러워 보였다.

초행길이라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은 양소매로 연신 닦으며 암릉을 오르다 넓직한 바위에 걸터 않아 숨을 고르며 쉬었다. 군지골을 향해 앉으니 밀려오는 비구름은 산자락을 타고 흐르고 사이 사이 보이는 낙조대 아래 바위 봉우리들은 커다란 돌부처되어 다가왔다. 우측능선위론 멀리 구름사이로 월성봉이 높이 솟아있고 독수리봉은 싱싱한 소나무와 어울어져 선경을 만들어 놓았다.

바위릿지를 네발로 기어오르며 오늘 산행은 잘 선택하였다고 직감했다. 위험한 경사길은 돌아 오르니 찬연히 빛나는 소나무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이처럼 멋진 산자락을 독차지하다니 그런 생각들이.. 우린 오늘 부자된듯한 행복한 느낌이들 정도로 절경에 취해 오르고 있었다.

바위 주능선에 도착해 바위턱에서 아래를 보니 안개구름이 810m봉으로 해일처럼 밀려 넘고 있는데 가슴이 버차오르는 기쁨이 넘처 내몸도 하늘을 날고 있는듯 착각되었다. 앞서가는 내님이 부르는 소리에 능선길을 오른다. 길이 없을것 같은데 바위 사이사이로 길은 연속되고 아름다운 소나무는 경치좋은 암애허리에 자리잡았는데 눈으로 다가와 절경으로 보이니 신선된듯 하다.

직벽코스를 밧줄잡고 내려가 계속 바위길만 골라 올라간다. 오르는 길도 재미있다. 알맞게 잡을 곳이 이어지고 바위 능선길에 취하고 몽롱해지며 얼마간 오르니 봉우리 꼭대기에 넓다란 자리가 있어 그곳 그장소에서 경치에 미쳐 수없이 카메라에 주어 담았다. 그리고 마천대를 바라보니 등산인들이 많이 올라와 "야호~ 외치는 소리가 산기슭따라 울려퍼졌다.

간식을 들며 내님의 얼굴을 보니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지며 지난 일주일 정신적 피로가 모두 구름안개에 씻겨 사라졌다한다. 다시 우린 810m봉으로 향해 올라가니 새로 보이는 암봉으로 즐거움이 더해진다. 부드러운 바위길을 지나 칼로 잘라낸듯한 협곡길은 뚫고 벗어나니 그곳이 810m봉으로 짐작되었다. 린바위 봉우리는 50m 아래까지 벼랑으로 되었으며 그곳에서 위를 보니 낙조대에서 이어지는 마천대능선이 웅장한 장성되어 가까이 다가왔다.


3.낙조대 가는길.

암봉을 넘고 돌아가면 새로운 경치가 아름다워 갈길을 붙잡는다. 바위자락에 누워자란 소나무가지를 붙잡고 수직으로 선 바위길을 내려서니 암봉을 돌아가는 가파르고 비탈진 좁은 절벽길을 지나가고 건너뛰고 바위잡고 뒷걸음으로 내려오고 마치 장애물 경기하듯 지루함없이 암릉길은 이어진다.

능선길을 내려가니 암릉길은 어느덧 산죽길로 변하였고 조금 더가니 낙조대 오름길은 가파르게 이어졌고 부서진 철망을 밟고 힘차게 올라서니 낙조대에 도착했다.

반대방향에서 올라온 젊은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멀리 펼처진 산들에 대하여 우리와 서로 이야기하며 잠시 쉬었다. 오후가 되자 날씨가 점점 좋아져 인근 산자락까지 조망되었다. 남쪽으론 진악산이 아름다운 허리를 보여주고 있고 산그림자를 들러입은 천등산. 마천대 지나 서쪽으론 월성봉과 바랑산, 그 너머에 논산저수지가 바다같이 보였다.


4.마천대 가는길.

아쉬움을 낙조대에 남긴채 젊은 일행과 섞여 마천대로 향해 걸었다. 내려가는길에 낙조산장에서 식수를 구할려고 집뒤로 가니 마애불상이 절벽에 양각되었는데 풍화작용과 관리소홀로 많이 훼손되어 불상이 흐릿하였다. 식수샘을 찾았는데 바가지가 없어 포기하고 너덜겅길을 반시간정도 내려가다 오르니 철계단이 이어지고 조금더 오르니 마천대 바위길에는 등산인으로 가득하였다.

마천대 정상에는 정상비가 없고 개척탑이 있는데 안내글판이 없어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나 남쪽 산자락에 펼처진 빼어난 바위암봉 장관을 내려 바라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 중턱까지 수없이 많은 준봉을 보면 소금강 이라 칭하는지 이유를 알것같다. 또한 암봉에 걸친 구름다리와 삼선구름다리, 소나무와 어울려 조화를 이룬 절경이 아름다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나보다.

정상 철난간가에 않아있는 아주머니들은 처음찾는지 자꾸 떨어질까 염려되어 오금을 못펴겠다 한다. 그만큼 남쪽으론 천길 낭떠러지 절벽으로 마천대는 위암감을 준다. 흐뭇한 마음으로 두루두루 잘 보고 내려서는 길에 우리가 지나온 능선을 보니 걸어온 발자취가 자랑스러웠다.


5. 220계단 가는길.

마천대에서 내려오다 왼쪽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물에젖어 미끌럽고 좁았으며 다리가 풀려선지 그만 미끌어져 오른쪽 오금이 절여왔다. 능선갈림길에 적당한 바위자리가 있어 베낭에서 물파스를 찾아 절인부위에 바르니 조금은 괜찮은 것처럼 느껴졌다. 아내는 이왕 여기서 간식을 먹으며 충분히 쉬자고 하였다.

내님은 가끔씩 집에서 발생하는 서운한 가족일을 이번 산행때 이야기하는데 오늘은 기분좋은 대화로 서운함을 풀어주었다. 인생이란 쉬울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는것 마치 산행시 오르는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 길이 있듯이, 서로 사랑해 주고 스스로 일어나도록 도와주고 기다려 주는것이 언젠간 집안가족이 화목해질거라고 말했다.

한 30분 쉬었나 보다. 신발을 다시 묶고 일어나 안내팻말을 보고 내려갔다. 길은 바위길로 쉼없이 이어져있고 맞은편 능선의 산기슭에 걸터앉은 거대한 암봉들을 바라보며 걸으니 한결 발걸음이 가쁜하였다. 거대하지만 부드럽게 누운 바위 능선을 올랐다. 이곳에서 보이는 전경또한 절경에 빠져들게 하였다. 아름다운 자태의 노송과 부드럽고 붉그스레한 암릉길이 좋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산자락은 우릴 황홀하게 하였다.

그러나 길손은 드물어 한적하다. 대부분 완주쪽에서 올라와 그 방향으로 하산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가파른 내리막길을 들어서고 철난간을 잡고 내리기도 하고 나무가지에 의지하여 비탈길을 내려오니 다시 산유화인 진달래꽃이 활짝피어 봄바람난 내마음을 살랑이는 눈웃음으로 흔들어 놓는다. 입으론 소월의 산유화를 중얼거리며 걸은지 얼마지나자 녹색의 220계단에 도착하여 아래끝쪽을 바라보니 먼저내려간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6.군지골에서 하산.

긴계단을 뛰어내려 중간에서 위를 보니 아낸 한참 떨어져 내려오고 있고, 다시 뛰어내려오니 비선폭포와 금강폭포 물소리가 군지골을 시끄럽게 하였다. 비선폭이 여성스럽다면 금강폭은 남성처럼 힘있고 우렁차다. 갑자기 내몸이 깊은 함정에 빠져 들었다. 협곡은 긴터널과 같았으며 양옆 암벽은 30m가 넘는 직벽이었다. 올려보면 겁이날 정도이다. 빠저나가는 길은 돌층계로 잘 정리되어있고 한쪽옆으론 차고 맑은 계곡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며 내려가고 있었다.

수락폭포 또한 아름답게 떨어지고 있고 맑은담은 깊게 파여 풀장을 만들어 놓았다. 여름철 더위때 이곳에 오면 더위는 위압감주는 분위기에 서늘하고 차가운 계곡수에 멀리 달아날 정도이다. 군지계곡은 아름답다기 보단 쇼킹한 길이라 느껴졌다. 바위돌을 인도용 벽돌처럼 잘 깔아놓은 길을 지나 철다리 두번정도 건너니 계곡은 깊은 담이 보이고 계곡수는 수량도 늘어 절벽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기까지 하였다.

반듯한 돌덩이 길을 진달래 향기 맛보며 지나고 오솔길을 걸은지 얼마되지 않아 포장도로에 도착했다. 산길용 철난간을 조립하는 인부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한후, 안내도 간판을 보니 우리가 올랐던 능선길은 X 로 표시 되었다. 그능선은 이름없고 등산지도에 등로 표시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숨은 선경을 간직한 길임을 산행기로 대신하며 주차장으로 내님의 손을 잡고 즐겁게 걸었다. 흰목련과 자목련이 눈치챈듯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잘가라는 손짓을 한다.


<태고사 산행기>

산행코스: 청령골매표소 - 고개언덕화장실- 태고사약수터 -낙조대고개-낙조대-낙조대고개

칠성봉-낙조대고개- 상여봉- 장군약수터- 고개언덕화장실- 청령골주차장


1.출발

대둔산 낙조대(해발850m)를 오르려고 태고사주차장으로 향해 달려갔다. 어느덧 조그만 저수지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은 눈밭이었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지급하고 눈길을 차로 더 올라가서 적당한 주차공간 빈터에 내렸다. 주변은 온통 눈으로 덮여있는데 고개들어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끼었다. 그리고 대둔산능선에 있는 오대산이 우람한 자태로 떡 버티고 있었다.


2.대둔산 낙조대 오르는길.

돌다리를 건너 태고사를 향하여 올라갔다. 오르는 길은 사찰차가 다닐수 있는 외길인데

시멘트길위에 눈이 잔득 덮여있고, 눈길은 차바뀌자국과 등산인의 발자욱이 뒤섞여있다.

산행들머리엔 안내표지판에 태고사 2km, 낙조대 3km 쓰여져있고 안내판 뒷 산기슭엔 개

두마리 있는데 우릴보고 좋아서 꼬리를 치고 있었다. 우린 어깨를 나란히하고 함께 걸었다.

오르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조용한 산책로 같았다. 얼마쯤 오르자 비탈길이 가파라졌다.

조그만새들이 오솔길 옆 나무가지에 날라와서 지저귀며 놀고 있다. 가슴에 불그스름한 깃털

이 있고 박새같이 생긴모습이 예쁘기만하다. 아내는 사진을 찍어 달라하는데 내 카메라로는

망원이 없어 찍어도 잘보이지 않는다. 조금더 오르자 절의 목탁소리와 독경소리가 들렸다.

그소리는 길옆 전보대에 설치한 마이크에서 나는 소리였다. 휘돌아가는 오솔길을 오르자

중간 주차장이 있고 그곳은 장군바위와 태고사가는 갈림길이었다. 우린 태고사쪽으로 올라가니절벽아래 계곡의 냇물은 폭포가 얼어 붙은 것 같이 보였다. 약수터에서 한모금 물을 마시고 태고사 입구쪽을 보니 등산인은 출입금지 표시를 크게 달아 놓았다.

태고사 입구에서 우린 낙조대쪽으로 오라가려고 철계단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멀리 산마루에서 바위들이 금방 굴러 떨어질것 같이 아래를 향하여 기울어진 것같이 보였다. 눈쌓인 나무가지에는 한마리의 청설모가 우릴 쳐바보다 더 높은 가지위로 올라가 사라졌다.

가파른 바위길. 눈덮인 계단길을 수많은 발거름으로 오르고 또오르고, 눈길이 아니면 지루할만하였으나, 길옆을 바라보니 누가 쌓았는지 돌탑이 만지면 쓰려질것 같은 모습으로 외로

히 서있었다. 오르는 길은 잘알려진 길이 아니어서인지 몇사람만 다닌 자욱이 있었다. 산죽은 하얀눈밭에서 변절을 모른체 굳굳하게 머리를 쳐들고 우릴 반기고 있었다. 오를수록 나뭇가지에 쌓인 눈의 모습도 다양하다. Y자 가지위에는 다람쥐, 청설모,등 여러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천상으로 가는 하얀눈길을 오르는것은 기분 상쾌한 일이다. 그길은 전에 올랐어도 처음으로

걷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오른쪽 절벽위로는 바위사이에 소나무가 그림같이 솟아있었다.

그위로 무수히 많은 바위절벽들이 일열로 죽 나열하고 있다. 그모습은 신비롭고 위압감을 주고도 남는다. 이곳 바위들은 약간 붉은 색을 띠고 있다. 그리고 대단히 크고 웅장하다.

배티재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부터는 매우 가파른 바위계단 길이다.

일찍 내려오는 한부부 등산객을 만나 반가워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바람이 없어 춥지는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일주일전 태백산의 찬바람은 뼈속까지 파고들었다. 그것을 아는 우린 힘차게 올라가 안부에 도착하였다. 그렇게 위암감을 주던 바위들도 가까워 보이니 이젠 친근감이 난다. 죽은나무, 버섯, 산죽, 눈들이 어울려 아름답게 보였다. 이곳에서 만 볼수 있는 진풍경 이었다.

안부에서 잠시 숨고르고 바로 낙조대로 향해 걸어 올랐다. 눈이 얼어 오름길은 다소 위험하였다. 나무사이로 웅장한 바위절벽들이 발아래로 펼쳐지니 가던 발걸음도 뒤돌아 서지고, 곳곳이 절경이요, 그 경치를 보고 있으면 황홀하였다. 이윽고 낙조대에 도착하였다.


2.대둔산 낙조대(850m).

대둔산은 빼어난 준봉이 연속으로 있는 명산뿐아니라 기암괴석, 선송, 장죽등과 어울린 웅장한 자태는 옛사람의 절찬을 받을만큼 아름다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그리고 옛날 신라때 원효대사는 사흘을 머무러 들러보고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 하였다. 낙조대는 석양이지는 관경을 이곳에서 바라보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하여 내려갈 마음을 잃는다 하여 낙조대라 하였다. 대둔산의 주봉은 마천대(천마봉)로 해발878m의 수려한 바위로 되어있으며, 다음으로 낙조대이다.


3.아름다운 하산길.

우린 상여봉으로 향하였다. 그곳은 대둔산의 절경을 감상할수 있는 바위산이고,

시야가 확터진곳으로 칠성봉을 자세히 볼수 있다.

장군바위를 거쳐 약수터로 길을 잡았다. 약수터까지는 좁고 가파른 비탈길이었다. 한 10여분 내려오니 장군약수터가 있었다. 약수터 위 절벽에는 큰고드름이 주렁주렁하고 약수한잔씩 음복하니 시원하고 맛있었다. 산비탈길은 고도를 낮추기 위해 매우 가파르게 나있다. 뛰고 뛰어내려도 내림길의 연속이었다. 이윽고 계단길이 끝나자 파이프와 밧줄로 난간을 만든 오솔길이 나타났다. 그길은 아름다웠다. 산위에서 내려다보던 오대산의 허리정도 내려왔다. 산비탈은 모두 눈으로 가득차 눈나라에 온것이다. 한 20여분 내려오니 철다리지나 나무다리가 예쁘게 놓였졌다. 밧줄로 지탱하는 다리라 출렁거렸다.

태고사 오르던길을 다시 만났다. 드문드문 등산인들과 산사를 찾는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내리막길은 오궁썰매타기 알맞았다. 그러나 준비하지 못한것은 어찌하랴! 산사에서 내려오는 트럭은 네바퀴에 체인을 매달아서 미끄러지지않고 천천히 지나갔다.

 

<코스:수락리-군지골-금강폭포-마천대-북쪽 암릉-낙조대-810봉-석천암-수락리>

대둔산의 진수를 맛보려면 충남 논산군 벌곡면에서 계곡으로 들어가 군지골을 거쳐 마천대로 올라가 완주군방향의 기암의 계곡을 내려다 본 뒤 암릉을 타면서 북진, 낙조대를 통과한뒤 능선을 따라 수락리 대둔산 입구쪽으로 다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산행이 바람직하다. 여기에는 군지골의 폭포들, 숲과 계곡, 암릉과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전혀 다른 산행의 쾌감이 차례로 기다리기때문이다.

완주군쪽 대둔산은 대전에서 가까워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완주군쪽에서 바라보는 대둔산과 벌곡면쪽에서 바라보는 대둔산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한쪽은 암봉들이 다투어 스카이라인을 드높이며 하늘로 치솟는 경관인 반면 한쪽은 유순한 능선과 울창한 수림으로 대부분의 암릉마저 상당부분 뒤덮여 있어 녹음기엔 육산인지 암산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이다. 계곡도 깊고 길어 웬지 절반 밖에 보지 못하는 듯한 완주군쪽 대둔산 산행의 아쉬움을 벌곡면 수락리쪽 산행에서는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논산방향에서 대둔산으로 가려면 공주를 거쳐야 오거나 금산에서 연산으로 돌아오거나 해야 한다. 월성봉과 대둔산 북쪽으로 길게 뻗어내려온 능선 사이의 골짜기로 들어서면 대둔산은 푸근한 느낌을 주는 육산처럼 등산객을 맞이한다. 일견 유순해 보이지만 암릉과 단애가 숲안에 감춰져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 포장공사가 끝난 진입도로는 평일이라 사람이 거의 없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개울에 들어가 고함지르고 떠들고 하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면 포장용 벽돌로 깔끔하게 단장된 길이다. 완주군쪽에 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이 포장길의 깨끗한 벽돌로 짐작이 가능하다. 600미터 정도 올라가면 대둔산 승전탑이 나온다. 이곳엔 6.25를 전후하여 빨치산이 준동하여 양민의 피해가 적지않았었고 전경부대가 적들과 대치하여 승전을 하는 과정에서 전경과 군인희생자도 적지않아 86년 승전탑을 세운 것이다. 포장의 끝에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옆에 민가가 한 채 서 있다. 승전탑 관리사무소 겸 살림집이다.

 대형등산코스가 그려진 간판이 서 있고 길은 숲속으로 나 있다. 숲안으로 들어가면 시원한 공기와 물소리가 반긴다. 옆으로 벌써 폭포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명폭포이다. 조금 더 들어가면 또 하나의 폭포가 울창한 숲사이로 보인다. 선녀폭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길바닥에 판석에 가까운 널찍한 돌들이 깔려 있다. 대둔산의 암석은 수락리 군지골에선 이런 판석이 꽤많다. 바위가 병풍을 이룬 곳은 면도날로 무우 자르듯 고른 평면을 보이고 있는데 벽면에서 떨어지는 돌덩이도 이런 판석형 돌들이다. 조금 더 들어가면 석천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왼쪽으로 나뉜다.

폭포를 지나고 울창한 숲속의 개울위에 가로지른 다리를 세번 건너면 왼쪽으로 꼬깔바위가 나타난다. 아래쪽에서는 꼬깔바위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없는 거대한 바위이다. 개울옆에 높이 솟아 있는데 울창한 숲속을 지날 때는 하루종일 육산속의 평범한 경치속에서 헤맬 듯한 느낌이 지배했지만 꼬깔바위와 주변 경관을 보니 이미 대둔산에서 육산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형적인 골산, 그 이미지로 재빨리 돌아와 있다. 꼬깔바위가 끝나는 곳에는 화랑폭포가 우둘투둘한 암면표면위를 잘잘거리며 흘러내리고 있다. 폭포위쪽은 깊고 좁은 굴헝과 같은 어두운 협곡이다. 화랑폭포쪽으로 올라가려면 높은 철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이 계단을 올라 협곡안으로 들어가면 계곡 중하단부에 석천암이 있다. 군지골로 들어가려는 것은 대둔산의 가장 오른쪽 코스로 마천대에 올라 낙조대-석천암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산행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군지골은 리틀 캐년지대'

군지골코스는 계곡안으로 곧장 들어가야 하는 코스이다. 그런데 이 분기점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양쪽의 단애가 비좁게 옆으로 밀려드는 듯한 깊고 으슥한 협곡이다. 마치 작은 그랜드 캐년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낙석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절리된 암벽은 면석이 고르고 반질반질하여 칼로 마감을 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캐년의 끝으머리에 환히 비치는 햇볕과 양쪽 암벽위의 나무들이 더욱 새로운 신록의 빛을 띠어 골안에 서 있는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한다. 줄잡아 한 200미터쯤 될까. 작지만 희한한 이런 비경에 대둔산의 명성의 바탕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안에 들어오면 흐름이 멈춰져 있던 개울물은 반석을 세워놓은 것 같은 암벽아래로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데 물빛이 투명하지는 않아보인다. 조금 들어가면 평탄하던 길은 경사가 지기 시작한다.

그곳에 이르면 접혀진 병풍처럼 면석뒤로 살짝 감춰져 있던 금강폭포가 나타난다. 오른쪽 암벽을 이루고 있던 중간에서 골안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폭포였다. 폭포의 높이는 25미터쯤 될까? 물은 살풋 홈이 진 바위사이로 떨어지고 있었으며 바위표면은 온통 푸른 이끼로 뒤덮여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양켠의 높은 암벽이 형성해놓은 깊은 협곡만 해도 시선을 빼앗아 사람을 두리번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한데 비단결같은 폭포마저 숨겨 놓고 있으니 그 가경에 대한 감탄에 비경에 대한 경외감이 섞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조물주의 걸작이다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그런 경외감이다. 경외감. 그것은 인간적인 표현이 한계를 드러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계곡의 바닥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에서 냉기가 번져온다. 장마철 수량이 많아지면 이 폭포는 대단한 경관을 만들어낼 것 같다.

금강폭포를 지나면 급경사가 나오고 테라스가 만들어진 공터에 의자가 몇 개 있다. 공터 안쪽으로 왼편에 비선폭포가 푸른 이끼의 융단을 펼치고 폭포수를 쏟아내리고 있다. 산을 전문적으로 찍는 카메라맨들이 하나의 좋은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이끼폭포이다. 이끼융단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처럼 자연의 정갈함을 신선한 생명력으로 싱싱하게 표현하는 경관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이끼폭포는 계곡의 막다른 곳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비선폭포는 금강폭포보다 수량이 훨씬 적다. 그래서 조용하고 부드럽다. 이 폭포에 비선폭포라는 여성적인 이름을 붙인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이 떨어지고 있는 폭포아래에서 위를 쳐다보고 있으면 폭포수 중상단에서 물이 바위에 부딪치면서 물방울이 사방으로 비산하고 있다. 물방울들이 떨어지면서 확대되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거나 보았다고 상상할 수 있다. 그속에 날아가는 선녀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아뭏든 군지계곡 폭포는 비선폭포로 끝이 나고 비선폭포앞 바위뒤로 좁은 협곡이 만들어지면서 아마 어느 산이든 산에 걸려있는 철사다리중에는 가장 긴 것 중에 속하는 196계단 철계단이 나타난다. 밑에서 바라보면 까마득하다. 어마어마하게 높고 긴 계단이다. 비좁은 계단이 비좁은 바위협곡사이를 통과하여 위쪽 울창한 숲과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길이 좌우로 나뉜다. 똑같이 마천대로 가는 길인데 하나는 1.6킬로미터, 하나는 1.7킬로미터라고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인 능선길로 올라가면 경사는 조금 급해지지만 대체로 괜찮은 숲속길이고 길 양옆은 빽빽히 자란 산죽밭이다. 묘지를 두 군데 정도 지나면 계곡쪽으로 단애를 이루고 보기어렵던 소나무도 몇 그루 보이는 전망대다. 전망대에서는 월성봉에서 시작된 대둔산 우측능선이 갈기를 세우고 마천대로 향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 아랜 금강폭포의 물을 공급하는 시원한 골짜기의 푸른 숲이다. 이곳에서 본 우측 능선에서 계곡하단의 그 엄청난 자연의 변주곡을 가늠할 수 있는 도입부는 보이지도 않고 상상할 수도 없다. 평범할 골짜기이고, 평범한 능선일 뿐이다. 단지 처음엔 숲만 보여주던 능선이 올라갈수록 현저한 암릉으로 변해간다는 사실 뿐이었다. 암릉도 기암의 첨봉이나 절리가 현저한 기둥바위 같은 것이 아니라 황소잔등처럼 밋밋한 치마바위이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급경사가 되고 바위가 많이 드러나는 부분이 나타난다. 여기서 조금 좌측으로 산록을 횡단하는 듯이 가면 구름다리(완주쪽)를 넘어온 큰길과 만나 마천대로 향하게 된다. 마천대는 바로 위에 있다.

마천대에 올라와 본 경치는 대둔산에 올라와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일 것이다. 케이블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보이고 그 위로 구름다리가 걸린 암릉과 암릉사이의 협곡이 보이고 하늘로 올라가는 듯이 걸쳐진 철계단이 보인다. 멀리 집단시설지구의 붉은 지붕들이며 운장산에서 흘러오는 금남정맥의 산군들이 금산으로 통하는 배티재로 이어지는 것이 보이고 무엇보다도 계곡안 여기저기에 불쑥불쑥 치솟은 기암 첨봉들이 환상적인 계곡풍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배티재에서 마천대로 오는 능선은 바로 금남정맥이며 이 능선은 마천대에서 829봉을 돌아 깔딱재와 수락재를 넘어 대둔산자락에 조성된 승전탑을 멀리 내려다 보며 월성봉으로 이어지고 바랑산을 지나면서 고도를 낮추다가 계룡대를 펼친 두마면에서 서서히 국립공원 계룡산을 빚을 채비를 한다. 이 능선이 군지골을 올라올 때 우측으로 보이던 그 능선이다.

케이블카의 철탑이 늘어선 능선위쪽 암릉의 웅대한 암봉 장군봉의 모습이 장하다. 그런데 이 장군봉의 뒤쪽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적다. 마천대쪽에서 보면 장사의 우락부락한 어깨살이 보이는 듯하지만 뒤에서 보면 죽죽 곧게 뻗은 잘생긴 바위로 섬세하여서 회화적이다.

마천대를 구경한 뒤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안부를 지나면 낙조대로 가는 길이 능선아래로 내려가는 듯하다. 암릉을 피하여 낙조대로 곧장 이어지는 길인듯하다. 그 길로 가면 대둔산 암릉의 묘미를 바라볼 기회가 없게 될듯하여 바로 칠성봉 다음 암릉으로 올라간다. 암릉에도 길은 또렷하다. 능선봉 정상에 오면 장군봉 뒤쪽이 보인다. 이 능선봉이후 낙조대까지 7개봉이 차례로 나타나면서 봉우리아래로 새로운 경관(낙조대까지 계곡은 5개 정도)이 하나씩 펼쳐졌다. 이 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산길을 벗어났기에 호젓하고 조용하다. 대둔산의 완주쪽은 계곡이 방사선으로 흩어진 반면 논산쪽은 계곡이 모두 모여 산입구에서 만난다.

암릉은 대체로 평탄하여 횡단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안부로 잘린 곳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급격한 상하운동을 해야한다. 그러나 그런 곳에도 잡을 나무나 나무뿌리가 있어 산행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다. 그러나 초보자는 역시 유의해야할 곳이 적지 않다. 암릉봉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낙조대로 가까이 갈수록 더욱 가경을 이룬다. 단애는 천인절벽을 이루고 능선봉을 바꿀수록 계곡 중간부의 기암들은 같은 기암이라고 할지라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한껏 자신의 기묘함을 새로이 뽐낸다. 위에서 볼 때는 단순히 계곡안의 작은 암봉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계곡을 올라오던 사람이 계곡 중간에 돌올하게 서 있는 그 기암을 보면 아마 기가 질릴지도 모른다. 호방한 산세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독수리가 왜 높은 산 바위틈에 집을 짓고 사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산그림자가 깃들이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 암릉에서 산자락을 내려다보면 산행을 하는 것이 시간게임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절리된 암석이 모여 하나의 암봉을 이룬 것을 보면 바위틈새에 활엽수나 잡목이 틈새를 비집고 서 있고 암봉 위나, 꼭대기 가까운 곳에는 꼭 소나무가 서 있다. 나무들끼리도 저건 누구 자리야하고 양보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능선봉에선 능선아래 골짜기로만 시선이 가는 것은 아니다. 돌아다보면 마천대, 다음의 칠성봉은 꼭 마천대처럼 보인다. 뒤통수가 꼭 마천대처럼 생긴 봉우리들이 코스가 길어질수록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다.

길이 배티재로 빠지는 낙조대 가까운 암릉부근은 올라가기도 어렵지만 이 암릉을 조금 더가면 희미하던 길이 끊어지고 낭떠러지가 나타난다. 길이야 끊어지든 말든 이곳 암릉에서의 조망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희미한 길을 되돌아서서 벼랑아래로 난 왼쪽길로 한참 내려가면 낙조대로 가는 큰 길이 나온다. 길이 희미하던 그 암릉봉을 낙조대인줄로 알고 올라갔을 뿐인데 낙조대는 다음 봉우리였다. 낙조대 이전의 봉우리가 훨씬 낙조대 같았는데. 암봉이어서 조망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 봉우리에 길 흔적이 적은 것은 이 암봉이 오르고 내리는데 위험한 암봉이라는 사람들이 알기 때문일까? 그러나 조심하기만 하면 그렇게 위험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드디어 낙조대. 낙조대는 공터가 있지만 주변의 풀이 웃자란데다 숲이 있어서 조망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 그러나 850미터에 이르는 높이 때문에 대둔산의 북쪽 조망을 장악할 위치인 것만은 틀림없다. 멀리 금산지구국의 거대한 접시안테나와 금산일대의 시가지가 보였다. 낙조대는 두 갈래의 능선이 분기하는 중요한 봉우리다. 하나는 낙조대에서 에서 염정골로 곧장 뻗어가는 긴 암릉, 하나는 승전탑으로 만곡하며 뻗어가는 또 하나의 암릉. 이 암릉이 원점회귀 산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암릉 코스이다. 염정골로 빠지는능선은 고도가 낮아지기는 하지만 대둔산의 여맥이라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능선이 끝날 때쯤 돌올하게 치솟은 암릉은 황소의 뿔을 연상시킨다.

두번째 능선으로 들어서서 길을 조금 내려가면 다시 암봉이 나오는데 이 봉우리가 810봉이다. 마천대를 바라보면 마천대가 거의 정면으로 다가와 있다. U자를 그리며 산행해온 발길이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810봉에서 조금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내려가면 승전탑관리사무소 직전 군지골 코스와 합류한다. 왼쪽 길로 들어가면 길이 희미해지면서 암릉과 길이 교차하여 경험많은 사람이 아니면 길 찾기가 어려울 듯하다. 이 길을 내려가면 석천암이 나오는데 석천암 언저리에 이것은 등산로가 아님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이리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암시하는 팻말이 아닐까? 석천암에서 석간수로 목을 축이고 골짜기로 내려가면 군지골옆 화랑폭포로 나온다. 아침에 군지골로 들어가면서 본 그 협곡길이 바로 석천암 아래계곡길인 것이다. 조금 더 내려가면 군지골 코스와 만난다. 승전탑(6.25때 대둔산지역 공비토벌과정 중 산화한 1376명의 영령을 기리기 위해 건립)을 구경하고 내려가면 총 6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산행이다.



◇ 산행시간 : 약 5시간 10분(12:25 ~17:35)

◇ 산행코스

수락계곡 주차장 → 대둔산 승전탑 → 수락폭포 → 군지계곡(220계단) → 마천대(정상) → 낙조산장 → 허둔장군절터 → 수락폭포 → 수락계곡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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