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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북 상주

by 많은이용 2012. 2. 21.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북 상주

 

삼백의 땅에 물든 단풍,

가을 햇살 품은 푸른 강줄기

이즈음의 대지는 온통 갈색이다. 백두대간 동쪽 자락에 안긴 상주도 늦가을 빛이 물씬 들었다. 중부내륙고속국도가 뚫리면서 오가는 길이 훨씬 편리해진 상주는 어딜 가나 산과 골이 앞을 막아선다. 두 가닥 혹은 한 가닥 길은 그 산과 골을 가로지르며 빼어난 경치를 우리 앞에 안겨준다.

감이 익는 마을

길손은 먼저 제철을 맞은, 감이 익는 남장마을로 간다. 보은과 상주를 잇는 25번 국도를 따라가면 남장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남장마을은 여기서부터 노음산 밑 남장사까지 이어진다. 상주는 예부터 ‘삼백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삼백이란 흰 색을 띤 특산물로, 쌀과 목화, 누에고치를 일컫는다. 요즘은 목화 대신 이 고장에서 많이 나는 곶감이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곶감의 60%가 상주에서 난다. 상주땅을 한번이라도 돌아본 이들이라면 ‘삼백’이란 이름을 내건 기업이나 상점을 자주 보았을 것이다. 상주 사람들에게 ‘삼백’은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 된 지 오래다. 

 남장마을은 10월 하순이면 온통 노랗고 빨갛게 물든다. 형형색색으로 타들어가는 계곡의 단풍과 말랑말랑하게 익어가는 감의 어울림이다. 이즈음 남장 마을 사람들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잘 익은 감을 모양 좋게 깎아 타래에 꿰어 건조장에 내걸고 반그늘 상태로 말리느라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곶감은 너무 말리면 살이 딱딱해지고 덜 말리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서 제대로 된 ‘상주곶감’이 만들어지기까지 마을 사람들이 기울이는 정성은 눈물겹다.

감 따기와 감 깎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한로 상강 무렵이면 집마다 골마다 붉은 감들이 주홍빛 불을 환히 밝힌다. 이런 모습은 감이 건조되는 11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남장마을 끝에는 보물급 문화재를 간직한 남장사가 있다. 작지만 고색창연한 절집이다. 비로자나철불좌상과 목각탱이 모셔져 있는 보광전이 볼만하다. 잔디가 깔린 마당에서 듣는 풍경 소리가 고즈넉하다. 남장사를 병풍처럼 두른 노음산은 갑장산. 천봉산과 함께 상주3악으로 불리는 명산으로 이즈음 가면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경천대로 가는 길

 상주를 찾았다면 낙동강을 굽어보는 비경, 경천대(상주시 사벌면 삼덕리)에 꼭 가봐야 한다. 상주 시내에서 12km 거리, 상주 나들목에서 15분 거리다. 경천대에 닿기 전, 충의사에 들러본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한, ‘육지의 이순신’이라 불리는 정기룡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사당 옆에 있는 유물전시관에서 그의 사상과 일생을 더듬어볼 수 있다. 5분 거리에 있는 화달리 3층석탑도 볼만하다.

9세기 통일신라 때 만든 것으로 1972년에 탑 전체를 해체 복원했다. 하층기단을 생략하고 탑신부에 좌불상이 얹혀 있는 모습이 안정감을 준다. 3층석탑 옆에 있는 전사벌 왕릉은 옛날 이 일대를 지배하던 부족국가 사벌국의 묘소로, 능 아래에는 사벌국왕릉사적비와 사벌국왕 신도비가 있다.

하늘이 만든 경천대

 우거진 노송과 깎아지른 절벽, 기이한 모양의 암석, 그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강물. 경천대는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경천대의 또 다른 이름, 자천대(自天臺)는 하늘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강 건너로 보이는 모래사장이 가을 햇살에 반짝인다.

임진왜란 당시 전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이 그의 용마와 함께 뛰놀던 곳이라 한다. 경천대 한쪽에는 정기룡 장군이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말먹이통(구유통)이 남아 있다. 

 경천대 공원에는 전망대를 비롯해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인공폭포, 산악자전거 코스, 구름다리, 출렁다리, 나무데크길, 정자, 조선조 선비였던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다는 무우정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또한 물레방아, 대장간, 초가집 등을 배치한 TV사극 ‘상도’ 촬영장도 경천대 아래쪽에 자리를 잡았다. 

 경천대 전체를 보려면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전망대로 오르는 황토 바닥의 목조 계단길은 발 마사지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발바닥에 와 닿는 황토의 감촉이 피로를 씻어준다. 3층짜리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경천대와 낙동강물.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문득 저 안동 하회마을의 부용대나 예천의 회룡포가 떠오르지만 마을(중동면 회상들판)과 강이 빚어내는 자연미는 그보다 훨씬 빼어나다. 

낙동강을 따라가면서 보라

 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제1의 비경이다.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에서 발원해 경북 내륙 지방을 거쳐 영남땅(밀양, 부산)을 관통, 남해로 흘러가는 총 연장 521.5㎞의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다. 그런 만큼 강에 얽힌 사연도 가지가지이고 그 모습 또한 유장하기 이를 데 없다. 한민족의 역사를 오롯이 담은 강인 것이다. 

 경천대 절벽 위에서 강을 내려다보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이른바 ‘MRF 이야기길’도 뚫렸다. 상주시에서 제주 올레길에 버금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조성한 걷기 코스다. 낙동강을 따라가는 이 길은 산길(Mountain Road), 강길(River Road), 들길(Field Road)이 적당히 어우러져 걷는 재미가 아주 좋다. 걷기가 여의치 않은 여행객들을 위해 자전거길도 만들어 놓았다. 최근 준공된 낙동강 상주보 쪽에서 도남서원을 지나 비봉산을 끼고 경천대-매협리-상주예술촌(상풍교)-매변동-퇴강리(퇴강성당)-낙동강칠백리표지석으로 이어지는 강변길은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다. 억새들이 나부끼고 온갖 가을꽃들이 내내 길동무가 되어준다. 곳곳에 쉼터가 마련돼 있고 전망대도 갖춰 놓았다. 

 특히 비봉산 정상의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발 아래로 낙동강이 펼쳐져 풍광이 그만이다. 비봉산 전망대에서 경천대까지는 3~4시간이 걸릴 만큼 짧지 않은 거리지만 가을이 만들어낸 우수 어린 경치를 대하노라면 발걸음이 가볍다.

자전거의 고장

 경천대 근방에는 자전거박물관도 새롭게 들어섰다. 자전거는 곶감과 함께 상주의 명물이다. 상주 관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거리마다 골목마다 ‘자전거 천국’을 이루고 있다. 등하교나 출퇴근 시간이면 수백 대의 자전거가 시내 도로를 가득 메운다. 

 상주는 시 전체가 평평한 분지 지형으로 경사가 완만해 자전거 타기에 적격이다. 도심 외곽 자전거 전용도로엔 재생고무 매트까지 깔려 있어 그야말로 자전거 도시임을 실감하게 된다. 자전거 보급률과 수송 분담률도 단연 전국 1위다. 자전거가 많다 보니 자연히 시내버스는 아주 드물게 보이고 빈 택시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자전거 축제는 이 도시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전거를 형상화한 박물관에 들어가면 다양한 자전거가 전시돼 있다. 목마에 바퀴를 달아 페달 없이 땅을 치며 나아가는 세계 최초의 자전거인 드라이지네(1813년), 첫 페달식 자전거인 맥밀런자전거(1893년), 의류 상표 빈폴로 눈에 익은 오디너리(1870년) 등 희귀품 수 십 여 점과 최첨단 현대식 자전거들도 볼 수 있다. 이밖에 축구공자전거, 원숭이자전거, 외발자전거, 누워서 타는 자전거, 허리로 핸들을 조작하는 자전거, 2층 자전거, 우편배달부 자전거, 술 배달 자전거, 짐 배달 자전거 등 이색 자전거들도 눈길을 끈다. 박물관 측에서는 관람객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준비해 놓고 무료로 빌려준다.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다.

상주와 보은에 걸쳐 있는 속리산     

 1박 2일 여정이라면 충북 보은과 경북 상주에 걸쳐 있는 속리산에 올라보자. 속리산은 단풍이 드는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이 가장 아름답다. 수많은 봉우리가 있지만 천황봉에서 북으로 연결된 문장대(1054m)는 장쾌한 능선이 가히 압권이다. 상주 관내인 화북면 장암리에서 문장대까지는 1시간30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산 들머리에는 견훤산성이 남아 있어 역사의 한 단면을 일깨워준다. 산성에 올라 속리산을 바라보면 요즘 말로 기분이 짱이다.  가을 문장대 코스는 활활 타는 단풍이 내내 이어져 산행의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문장대 횡단 산행 4시간, 종주산행 6시간 소요. 문장대는 보은땅 법주사에서는 6km 거리다.

람사르 습지 등록을 앞둔 공검지 

 공검면 양정리에 있는 공검지는 삼한시대에 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이다. 이곳 사람들이 ‘공갈못’으로 부르는 이 수리시설은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저수지로 꼽힌다. 더구나 보존이 아주 잘 돼 있어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둑길을 거닐며 연못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김초록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정/보

가는길
중부내륙고속국도 상주 나들목-25번국도(상주 방향)-상주시 남장동-남장교-남장사 또는 충주에서 3번국도 타고 문경-25번국도(상주 방향)-남장교-남장사로 가도 된다. 상주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보은 방향으로 4km 정도 가다 남장사 표지판 보고 우회전하여 3km만 더 들어가면 감이 익는 남장마을이다. 중부내륙고속국도 상주 나들목-25번국도-외답 3거리(우회전)-경천로-삼덕보건진료소-경천대. 상주에서 경천대행 시내버스 1일 5회 운행. 공검지는 상주시에서 문경 방향 국도 3호선을 따라가다 공검면 소재지에서 면사무소 앞에  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상주행 버스 5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묵을곳&먹을곳 (지역번호 054)
상주시내에 상주관광호텔(530-5000), 발리모텔(534-2500), 리츠모텔(531-3455), 팔레스모텔(536-2700) 등이 있다. 은척면 남곡리에 있는 성주봉 자연휴양림은 일에 찌든 심신을 맑게 헹굴 수 있는 곳이다. 숲속의 집 7동과 한방산림휴양관 11실이 있으며 단체행사를 치를 수 있는 수련관을 두고 있다. 이용료: 숲속의 집 5만원-8만원, 산림휴양관 4만원-8만원. 예약 문의: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54)541-6512~3.
함창읍 구향리에 있는 백련지(541-0203)는 연밥 맛이 아주 특별하다. 지천동의 지천식당(532-1715)은 부드러운 우리밀 칼국수를 내놓는다. 양이 푸짐하며 함께 나오는 양념장과 칼칼한 김치가 별미다.

문의전화
경천대관리사무소 : 054)536-7040
자전거박물관 : 054)534-4973
속리산 화북분소 : 054)533-3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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