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남의 하늘마을 거창

by 많은이용 2012. 2. 21.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남의 하늘마을 거창


처마밑 가득한 晩秋의 정취

덕유산 자락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산골, 거창은 이웃한 함양이나 산청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다. 대부분의 땅이 산으로 둘러싸여 눈에 번쩍 뜨이는 볼거리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석루 이경전(李慶全) 선생은 거창을 보고 “푸른 산봉우리들 사방에 모였는데, 한 가닥 냇물이 동쪽으로 비스듬히 흐르도다”라고 했다. 거창 땅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거개가 해발 1,000미터를 넘는 고산으로 평지는 거창읍과 남하면 대야리 일부 지역뿐이다. 오죽하면 ‘경남의 하늘마을’로 통할까. 그러나 이 땅을 찬찬히 둘러보면 의외로 절경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금원산에서 막바지 가을을 즐기다
첫 방문지는 웅장한 폭포와 계곡을 둔 금원산이다. 대전 통영고속도로를 타고 지곡 나들목에서 거창(안의) 방면으로 가다가 마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37번 국도를 타고 10분쯤 가면 장풍 삼거리에 이르는데, 여기서 왼쪽 길로 들어서면 금원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금원산(해발 1353m)은 덕유산에서 갈라져 나온 높은 산맥으로 바위와 계곡, 폭포, 자연휴양림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 제격이다. 방갈로형 산막과 숲속산책로 등 편의시설이 풍부한 휴양림은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하룻밤 지내볼 만하다. 주말에는 사전 예약이 필수이다. 관리사무소(055-943-0340, 1966, 940-3574).

휴양림 위쪽으로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두 골짜기가 있어 이 산의 멋을 더해준다. 성인골의 유안청계곡과 지장암에서 유래한 지재미골(사진 ▶)이 그것이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유안청은 옛날 선비들(儒)이 세속을 떠나 책상(案)을 들고 이 산에 찾아 들어와 공부를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고 전설만이 남아 있다. 금원산(金猿山)이란 이름도 옛날 이 산에 금빛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원숭이가 하도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원숭이를 잡아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두어 버린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폭포의 절경에 취하다
아무튼 유안청과 지재미골에서 흘러온 계곡물은 산 아래 상천리에서 만나 위천면을 가로질러 흘러간다. 유안청 계곡에는 시원하게 쏟아지는 유안청 제1, 2폭포를 비롯해 자운폭포, 선녀폭, 미폭 등 소(沼)와 담(潭)이 짙푸른 숲과 어우러져 청신한 기운을 내뿜는다. 매표소 못미처 바위 벼랑을 타고 쏟아지는 미폭(米瀑)은 먼 길을 달려온 길손에게 청신함을 선사한다. 매표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선녀폭이 반기고 매점을 지나 복합산막 아래 삼거리로 내려가 왼쪽 임도를 따라 오르면 길 오른쪽으로 화강암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가 마치 붉은 구름처럼 보인다는 자운폭포가 나타난다.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이들 폭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문바위와 마애삼존불이 있는 지재미골도 아름답긴 마찬가지다. 이 계곡엔 선녀가 목욕했다는 선녀탕이 있는데 아기를 못 낳는 여자가 목욕을 하고 소원을 빌면 아기를 낳게 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우리나라 단일 바위 가운데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는 문바위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차 문화를 꽃피웠던 가섭사지와 보물 530호인 마애삼존불상도 산행에서 빼놓지 말고 봐야 할 것들이다.

금원산은 등산 기점이 여러 군데로 가장 긴 코스는 함양땅인 기백산(해발 1330m)에서 오르는 구간으로 어른 걸음으로 왕복 7시간은 잡아야 한다. 가장 짧은 코스도 왕복 3시간 이상 걸린다.
등산코스: 금원산휴양림→1.2km(30분)→유안청폭포→0.8km(30분)→능선→1.8km(1시간)→동봉→0.2km(10분)→금원산정상→1.8km(30분)→북능→1.2km(1시간)→지재미→0.9km(20분)→문바위→0.3km(10분)→관리사무소.


무주구천동을 빼닮은 수승대 계곡
휴양림에서 5km 거리에 있는 수승대(搜勝臺)도 거창이 내세우는 명소다. 무주구천동을 옮겨놓은 것 같은 빼어난 절경에 두 발 뻗고 쉴만한 크고 작은 바위와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한나절 쉼터로 손색이 없다. 수승대는 신라와 백제가 대립하던 삼국시대,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들을 배웅했던 곳으로, 처음에는 백제인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고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고 했다가, 1543년 조선 중종 때 퇴계 이황 선생이 이곳에 들렀다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수승대(搜勝臺)로 이름을 고치라는 시 한 수를 짓고 바위에 수승대라고 새기니 그 후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나무숲이 에워싸고 있는 계곡길을 거슬러 오르면 거북처럼 생긴 거북바위(일명 암구대(岩龜臺)가 나타난다. 월성계곡과 송계사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은 이곳 거북바위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아래로 힘차게 줄달음친다. 거북바위 표면에는 퇴계의 글과 거창의 이름난 선비인 갈천 임훈의 시를 비롯해 수많은 글귀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아마도 십장생인 거북에 이름을 새기면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일까?

바위 앞 요수정(樂水亭)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일찍이 요수(樂水) 신권(愼權, 1501-1573) 선생은 벼슬길을 마다하고 이곳에 서원과 정자를 짓고 제자들을 가르쳤다. 신권의 호를 따서 지은 요수정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그 후 후손들이 현재 위치로 옮겨 세웠다고 한다.


고향집에 온 것 같은 정온고택
수승대에서 가까운 위천면 강천리 강동 마을엔 동계 정온(桐溪 鄭蘊·1569-1641) 선생의 고택이 있다. (사진▶) 사랑채의 겹처마 매무새가 눈길을 사로잡는 동계 고택엔 지금도 경주 최부자집 딸로 이곳에 시집온 종부가 명문 종가를 지키며 방문객들을 따뜻이 맞아준다. 동계는 임훈 문하에서 수학하고 정인홍에 사사한 다음 문과에 급제, 벼슬길에 올라 선조·광해군·인조 시대에 활동한 학자로서 산청의 조식, 함양의 정여창과 함께 거창 유림의 전통을 세웠던 분이다. 동계 고택 옆에는 철종 때 양현현감을 지낸 정기필 선생이 머물던 반구헌(反球軒)이 자리하고 있다.

고즈넉한 흙담길 한옥에서의 하룻밤
동계 고택에서 가까운 위천면 황산마을은 돌담길과 전통 고가, 600년 된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거창 신 씨 집성촌이다. 예부터 인근에서 손꼽히는 대지주들이 살던 곳으로, 등록문화재로 등재된 고즈넉한 흙담길을 따라 마을을 둘러보노라면 눈과 마음이 맑아진다.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인공적인 것에 취해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적인 것의 아름다움을 넌지시 보여준다. 낙엽 흩날리는 돌담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노라면 늦가을의 스산함과 함께 텅 빈 마음에 편안함이 들어앉는다. 어릴 적 뛰놀던 고향집이 떠오르고 문득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황산마을에는 한옥 50여 채가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저마다 특색을 내세운 한옥들은 거개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건립된 것들로써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 지방 반가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집마다 걸린 문패가 모두 신 씨이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앞으로는 맑은 시냇물이 흘러간다. 마을은 이 시내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라진다. 시내 동쪽은 ‘동녘’이라 부르고 서쪽은 ‘큰땀’이라 부른다. 마을길만 걷지 말고 열린 문을 통해 집안에도 들어가 보자. 마당 한쪽에 놓인 장독이며 기와지붕이 소담스럽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담에 그려놓은 예쁜 벽화를 볼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인 사과와 황소, 명승지인 수승대 경관 등이 그려진 담장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한옥에서 하룻밤 묵어가도 좋겠다. 따끈한 아랫목에서 정담을 나누는 재미, 창호지로 스며드는 하얀 달빛, 대숲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소리, 이른 아침에 듣는 새소리 … . 이곳 한옥에선 이런 것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황산마을에서는 현재 10여 가구가 민박 손님을 받고 있다. 거창군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geochang.go.kr)에 들어가면 민박집에 대한 정보(전화번호)가 나와 있다. 

김초록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정/보/

주변볼거리
동계 정온 고택 북쪽의 북상면 갈계는 남덕유산의 길목으로,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거창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성계곡이 나온다. 찾는 이 드문 월성계곡은(사진▶) 덕유산 삿갓골샘 물줄기가 동쪽으로 흘러내리면서 자연스레 생긴 계곡으로 사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월성에서 황점으로 오르는 길 중간 지점에 있는 사선대는 월성계곡의 백미로 길손의 발길을 붙잡는다. 월성계곡 인근에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창건된 송계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인 송계사는 계곡도 아름답거니와 덕유산 최고봉(향적봉)으로 향하는 산행 기점이기도 해서 산꾼들이 자주 찾는다. 
거창읍에서 서북쪽으로 약 3㎞ 거리에 있는 건계정 계곡도 한번 둘러볼 만하다. 건계정은  거창 장씨(章氏) 후손들이 세운 정자로, 현재의 정자는 1970년에 중건되었다. 정자가 올라앉은 바위를 구배석(龜背石)이라 한다. 정자 오른쪽 건흥산(해발 563m) 정상에는 신라에 패망한 백제인들이 나라를 재건할 목적으로 쌓은 거열산성이 남아 있다. 길이 21km, 높이 8m, 폭 7m의 석성으로 등산을 겸해 운동 삼아 올라볼 만하다. 오르는 길도 그리 가파르지 않아 부담이 없다. 계곡 가로는 자전거도로, 운동기구, 약수터, 조각공원, 보트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거창은 우리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큰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바로 한국전쟁이 빚은 거창사건이다. 거창에서 산청 쪽으로 가다보면 신원면 소재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거창사건의 진원지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거창사건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9일에서 11일까지 이곳 신원면에서 어린아이를 비롯해 수백 명의 마을 주민들이 일부 국군의 무분별한 총탄에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참극을 빚었다. 추모공원에 추모문, 합동묘역, 위령탑, 위패봉안각이 마련돼 있다.

가는길
대전 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88고속도로(대구방향)→거창읍→마리방향 2km-금원산. 88고속도로(광주방향)→거창읍→마리방향 2km→금원산. 무주리조트 앞 삼거리에서 고제방향→고제→37번국도→마리 삼거리에서 좌측방향(3번국도)→거창읍 방향 2Km→금원산. 대전 통영 고속도로 지곡 나들목-거창·안의 방면 3, 24번 국도-마리 삼거리에서 좌회전-37번 국도-장풍 삼거리-금원산 자연휴양림. 대전통영고속도로 지곡 나들목-거창방면 직진-함양(안의면)-거창(마리면방면 37번국도)-마리면삼거리 좌측방향-위천-수승대. 황산마을은 수승대 매표소 맞은편에 있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942-3601)에서 위천 방면(금원산)으로 가는 군내버스(서흥여객, 944-3720)가 있다. 20분 간격. 서울남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40분 간격) 운행.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 운행, 20~40분 간격, 2시간40분소요.


맛집
(지역번호 055)=거창읍내에서 무주 방면 서변읍 원동에 갈비탕과 수육을 잘 하는 대전식당(942-1818)이 있다. 수승대 인근에 있는 수승식당(943-0082)은 닭백숙이 유명하다. 38년간 2대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맛집으로 수승대를 찾는 사람들은 물론 외지인들이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황산마을의 돌담사이로(943-0009)에서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산나물밥을 맛볼 수 있다. 주인(신용국 씨)이 덕유산에서 직접 채취한 병풍대, 곤달비, 고사리, 취나물, 느타리버섯, 산더덕, 능이버섯 등 산나물로 만든 밥상이다. 예약제로 운영. 거창읍내에도 맛집이 여럿 있다. 북상면 병곡리에 있는 병곡횟집(943-3222)은 무지개송어와 향어 요리를 잘 한다.


잠자리
(지역번호 055)=거창읍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뉴거창관광호텔(944-5555), 드림모텔(941-1127), 성림파크장(945-2501) 등. 수승대계곡의 수승대모텔(941-1130)도 좋다. 가조온천(941-0721-3)은 긴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좋은 곳이다. 따뜻한 온천수는 피부습진이나 무좀에 효과가 있으며 여성들의 기미 방지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