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북 영양

by 많은이용 2011. 9. 16.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경북 영양

 

녹음 우거진 숲길 거닐며 옛이야기를 만나다

산 깊고 골 깊은 영양땅은 이웃한 청송과 함께 경북 내륙에서도 비교적 오지에 속하는 고을이다. 예전에 비해 교통이 많이 편리해졌다지만 영양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힘겹다. 오죽했으면 ‘육지 속의 섬’이라거나 ‘서리는 흔하고 햇빛은 귀하다’라는 말이 나돌까. 오지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자연이 그만큼 깨끗하다는 증거이기에 멀어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찾아가 볼만하지 않을까.

빼어난 강변 풍치 … 눈길 사로잡는 봉감모전 5층석탑    

영양 관내 지도를 찬찬히 훑어본다. 영양읍에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입암면 소재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봉감마을에는 국보로 지정된 봉감모전5층석탑(사진▶)이 서 있다. 반변천가에 우뚝 서 있는 이 석탑은 길손을 압도한다. 벽돌로 쌓아올린 커다란 몸체는 정교함과 치밀함에서 저 경주의 분황사모전석탑을 빼닮았다. 그 우람한 모습을  쳐다보는 순간 과연 국보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주변 환경과도 썩 잘 어울려 느낌이 각별하다.

입암면에서 읍내 쪽으로 가다보면 그림 같은 강변 풍경이 펼쳐진다. 탁 트인 들판과 높다란 산이 푸른 강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국적이다. 일월산에서 발원한 반변천이 입암면 연당리에서 청계천(동천으로도 불린다)과 합류하니, 이름 하여 남이포(사진▼)란다. 강 건너 절벽에 촛대 같이 치솟은 선바위는 남이포와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보여준다. 바위절벽이 버티고 선 남이포 강변길은 기분 좋은 산책을 약속한다. 

남이포 강변에 들어선 영양고추홍보전시관(054-682-6271)에도 들러본다. 고추전시관은 홍보관, 테마관, 전시판매장 등으로 나눠져 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영양고추축제, 고추이야기, 고추 재배의 변천 과정, 생활 속의 고추, 고추음식 모형, 고추농사 모형, 고추 종자 등 영양고추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개관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는 없다.


 

조지훈 시인이 태어난 주실마을

영양은 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고장이다. 시인 조지훈(주실마을)과 오일도(감천마을), 소설가 이문열(두들마을) 선생이 다 이 고장 출신이다. 조지훈(1920∼1968) 선생이 태어난 주실마을(일월면 주곡리)은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다. 여기서 지훈은 그의 호이고, 본명은 동탁(東卓)이다. 선생은 일제 때인 1939년 시인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文章)’을 통해 등단했다. 일가친척으로 맺어진 마을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주실 마을 사람들은 예부터 교육열이 남달리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아무리 힘들지라도 재산, 사람, 문장은 빌리지 않는다는 삼불차(三不借)를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덕목이며 그 집념이 놀랍다.

주실마을에는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을 비롯해 옥천종택, 옛 서당인 월록서당 등 고택이 있고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검팽나무, 팽나무, 산팽나무, 시무나무, 버드나무 등이 우거진 마을 앞 주실 숲 옆으로는 실개천이 흘러간다.

지훈 선생은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이른바 ‘청록파(靑鹿派)’의 한 분이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승무’ 일부). 그의 대표작 ‘승무’는 섬세한 시어와 함축된 의미로 오랜 세월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선생이 태어난 호은(壺隱)종택을 둘러본다. 조선 중기인 인조 때 지어진 집으로 한국전쟁 때 일부가 소실됐던 것을 복구한 것이다. 원형이 일부 망가지긴 했지만 경북 북부지방의 집 구조인 안채와 사랑채가 이어진 막힌 ‘ㅁ’자형이다. 솟을대문 오른쪽으로는 작은 행랑문이 있고, 안채로 통하는 중문 옆의 작은 방엔 조그만 봉창을 달아두었다. 단지를 이어서 만든 굴뚝도 보이고, 집을 둘러막은 흙돌담은 옛 정취를 한껏 자아낸다.

월록서당은 지훈이 어린 시절 한학과 한글을 배운 곳이다. 그는 그 후 경성으로 올라와 ‘혜화전문학교’에서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게 되는데, 이 시기에 그는 문학의 여러 경향을 두루 섭렵한다. 특히 릴케와 헤세, 이백과 두보, 소동파 등 동서양 시인들의 작품은 그의 시세계를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또한 시인이면서 학자이자 지사로서 해방 후에는 좌익 성향의 카프문학에 대항해 순수문학을 지켰고 고려대 교수로 재직 중 한국전쟁이 터지자 종군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마을 한복판에 들어선 지훈문학관 (054-682-7763)은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교육 공간이다. 조지훈의 육필 원고집은 물론 여권, 넥타이, 모시두루마기, 부채, 가죽장갑 등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 두들마을 
 
영양 북쪽에 주실마을이 있다면 동쪽에는 두들마을(석보면 원리리)이 있다. 소설가 이문열의 고향마을이다. ‘두들’은 언덕이란 뜻으로 30여 채의 전통가옥들이 둔덕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문열은 몇몇 작품에서 자신의 고향마을을 자세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선생이 세운 광산(匡山)문학연구소(사진▶)도 이곳에 있다. 문학도들이 창작과 연구, 토론 활동을 하는 공간이다. 마을 한켠에 있는 ‘석간정사’는 이문열 선생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때 광제원(오늘날의 국립병원)이 있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 뒤 둔덕에 올라앉은 석천서당(사진◀)은 조선 인조 때 유학자인 석계 이시명(1599-1674) 선생이 한때 기거하며 학문을 닦았던 곳이고, 석계고택은 이시명이 1640년에 지은 한옥이다.

이시명의 부인인 안동 장씨가 이곳에서 지은 ‘음식디미방’은 현존하는 한글 요리서 중 가장 오래됐다. 마을 한복판에 들어선 ‘정부인장씨예절관’에서는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146가지 음식 중 일부를 맛볼 수 있다. 음식 맛을 보려면 음식디미방 홈페이지(http://dimibang.yyg.go.kr 054-682-7764)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두들마을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영양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간다. 여행 삼아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이따금 학교에서 문학기행을 오기도 한다.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서석지 

입암면 연당리에는 보길도의 부용원, 담양의 소쇄원과 함께 한국의 3대 정원에 꼽히는 서석지(瑞石池)가 있다. 조선 광해군 때 성균관 진사를 지낸 석문(石門) 정영방(1577-1650) 선생이 만든 아담한 연못(정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단아한 기품과 멋이 예사롭지 않다. 서석지는 연못을 중심으로 서재인 주일재(主一齋)와 학문을 논하고 후학을 가르치던 경정(敬亭)이 있고 요(凹)자형 연못 주위로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국화가 심어져 있고 바위들이 드러나 있다.

정영방은 연못 위로 드러난 바위마다 유교와 도가의 생활철학을 담은 이름을 붙여 두었다. “세상이 올바르면 벼슬을 하고 어지러우면 은둔한다”는 뜻의 ‘탁영반’, “배우는 자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도에 이른다”는 ‘관란석’ 등이 그것이다. 연못 한쪽에는 4백년 된 은행나무가 서 있어 정원의 역사를 더듬어보게 해준다. 정원을 둘러싼 흙담의 투박함도 꽤나 멋스럽다.


도시민들의 이상향, 일월산과 대티골 숲길

일월산(해발 1,219m)은 영양을 대표하는 산이다. 이즈음 일월산은 초록이 눈부시다. 연초록이 진초록으로 바뀐 산 모습은 자연의 흐름이 어김없다는 걸 보여준다. 산세가 웅장하고 정상에서는 동해가 보이는데 경북 내륙에서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고 해서 일월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일월면 자락, 일자봉(1,219m)과 월자봉(1,205m) 사이에 포근히 안긴 대티골은 영양에서도 깊은 오지에 속한다. 근래 들어 이 산골마을에 도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직장동료끼리 함께 걸을 수 있는 운치 있는 숲길이 있기 때문이다.

숲길은 4개 코스(옛국도길(3.5㎞), 칠밭길(0.9㎞), 옛마을길(0.8㎞), 댓골길(1.2㎞))로 총 7.6㎞에 3~4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길은 가파르지 않아 누구나 걷기 편안하다. 녹음 우거진 길 양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산꽃이 줄줄이 피어 있고 중간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나무의자도 놓여 있어 기분 좋은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산길을 오르기 전, 식수와 약간의 간식을 준비해가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길의 시작점은 윗대티골 입구이다.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다듬어놓은 흙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산바람 소리와 새 소리를 들으며 한참 가다 보면 일월산에서 발원해 영양군을 지나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이 나온다. 작은 동굴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은 계곡을 따라 졸졸졸 흘러간다.

용화리 대티골 마을 입구에는 금낭화,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 할미꽃, 하늘말나리 등등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모아 심어놓은 일월산자생화공원(사진▶)이 있다. 자생화공원이 들어선 곳은 1930년대부터 일월산광산에서 채굴한 광물들을 제련하던 장소이다. 그후 아무렇게 방치된 것을 2001년 영양군이 오염원을 밀봉, 매립하고 흙을 부어 공원으로 만들었다.

◆도보여행 코스 : 일월산자생화공원 → 용화리삼층석탑 → 윗대티 아름다운 숲길 → 반변천발원지 → 대티골.   

 김초록 여행칼럼니스트


가는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34번국도→안동시내→청송군 진보면→31번국도→영양군 입암면→영양읍,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5번국도→봉화읍→36번국도→봉화군 법전면→31번국도→봉화터널→영양터널→일월면 소재지→영양읍, 경부고속도로 영천나들목→영천시내→35번국도→안동시 길안면→청송군 진보면→31번국도→영양군 입암면→영양읍. 주실마을로 가려면 영양읍내에서 봉화 방면 918번 도로를 타고 일월면 소재지를 지나 15분쯤 가면 나온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 영덕방면-안동-진보-31번국도(봉화 방면)-영양읍-일월산자생화공원-대티골. 영양시외버스터미널(683-2213)에서 주실마을까지 1일 10회 버스 운행. 두들마을은 영양읍내에서 안동, 청송 방면 31번 도로를 따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가는 길에 서석지, 선바위, 봉감모전5층석탑 등을 만날 수 있다. 진보에서 두들마을행 버스 1일 13회 운행.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영양(5시간 소요, 1일 5회), 안동-영양(1시간 30분 소요, 1일 26회), 대구-영양(2시간 40분소요, 1일 23회).

주변볼거리
반딧불이생태학교, 하계폭포, 검마산자연휴양림, 영양산촌생활박물관, 만지송, 용화리3층석탑, 측백수림, 오일도 생가, 반딧불이천문대 등

묵을곳 & 먹을곳 (지역번호 054)
영양읍내에 신라장여관(683-3284), 궁전장여관(682-6964), 참청정(683-8700,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 등이 있다. 일월산 부근의 대티골황토방(682-7903, 010-3944-7903), 일월산관광모텔(683-8008)도 권할만하다. 검마산자연휴양림(수비면 신원리, 682-9009)에서도 숙박 가능. 영양군청 주변의 맘포식당(683-2339)은 한우불고기가 맛있고 남이포 인근에 있는 선바위 식당(682-7429)은 일월산, 검마산 등에서 채취한 산나물 정식이 맛있다. 대티골에 있는 풀누리(683-6832, http://www.pulnuri.com)에서 산야초밥상을 맛볼 수 있다.

문의전화
-  영양군문화관광과 : http://tour.yyg.go.kr
         054)680-6062
- 대티골 : http://www.daetigol.com  054)682-7903
- 영양시외터미널 : 054)683-22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