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경기 안성
5월 온가족이 함께 떠나는 '안성맞춤 문화여행지
호랑이마을 산책하고, 풍물공연도 보고, 얼쑤~
한나절 사이에 현재와 과거를 여행한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안성은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곳. 천주교 성지와 천년사찰이 함께하고, 금속·유리공예와 전통유기가 공존하고 남사당과 현대무용이 어우러지는 고장이다. 그러나 어디를 가도 이질적이거나 불편하지 않다. 그러니 고을 이름이 안성(安城) 아니겠는가. 게다가 남사당패나 태평무관의 주말 상설공연과 철마다 이어지는 문화 공연 등은 가족 나들이, 데이트 코스, 효도 관광 등 어떤 여행이라도 잘 어울리는 테마들이니 5월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떠나는 가벼운 여행지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 전통과 현대문화가 자연속에 어우러진 만남의 고장
‘안성맞춤’의 고장 경기 안성. 안성에 가면 특별한 만남이 있다. 조선시대 민중놀이 집단인 ‘남사당패’와 궁중 왕실문화인 ‘태평무’가 계층을 뛰어 넘어 함께 어우러져 있고, 청룡사·석남사·칠장사 등의 천년고찰과 미리내성지·죽산성지 등 천주교 성지 등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대 작가들의 예술작품들은 안성의 풍요로운 자연과 만났다. 안성은 예전부터 만남의 장소였다. 충청도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에 망이산성과 죽주산성이 자리잡고 있는 안성은 교통이 편리해 팔도의 물건들이 모여들고, 안성 자체에서 품질 좋은 농수산물과 수공품이 쏟아져 나오는 문화의 접경지대였다. 우리가 어떤 일이나 물건이 제짝에 딱 맞추어 질 때 붙이는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안성의 유기그릇과 가죽꽃신 등 안성에서 수공업으로 제작하는 생산품들이 뛰어난 품질로 신용을 얻게 되면서 유래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안성에 가면 무엇이든 있다’고 할 정도로 시장이 번성했다. 요즘에도 안성은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교통도 편리하고, 자연풍광도 뛰어난데다 체험할 거리도 많아 가족단위 봄나들이 명소로 제격이다.
안성에 봄은 산으로, 숲으로 들로만 오는것이 아니다. 봄과 함께 안성 땅을 깨우는 소리가 있으니, 남사당 놀이패의 신명나는 공연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은 2002년 처음 시작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남사당공연장으로 여행객들이 많이 모여든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눈에 띈다.
# 한바탕 풍자와 흥겨운 가락에 삶의 체증이 뻥~
올해부터는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이 새로 지어진 남사당공연장에서 실시된다. 실내 원형공연장은 가족 객석과 2층 객석 등이 마련돼 700명의 관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원형무대는 지름이 20m이고 높이 13m의 승강식이다. 그러니 풍물패의 소리는 울림이 더 강해졌고, 관객들과는 더 잘 어우러진다.
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단원들은 최신의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그들은 ‘한국에서 가장 신명이 가득한 곳, 전통과 현대가 멋으로 넘치는 곳’이라는 남사당공연장에서 묘기와 재담 등을 통해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공연은 1시간 남짓. 흥에 취해 순식간에 지나간다.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공연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 토요일의 경우 낮공연(오후 2시∼3시)과 밤공연(오후 6시∼오후 7시30분) 등 두 차례 실시된다. 낮공연에서는 덧뵈기(탈놀이), 남사당 인형극 ‘안성박첨지 놀음’, 살판(땅재주)과 버나놀이가 한 주에 한 종목씩 선보인다. 남사당놀이의 인기 무대인 줄타기(어름)를 보려면 토요일 밤의 종합공연을 봐야 한다. 이 때에는 줄타기를 비롯해서 풍물놀이, 살판, 버나놀이, 무동놀이, 상모놀이, 뒷풀이가 줄줄이 이어진다.
일요일 낮공연(오후 2시∼3시)에서는 풍물놀이, 살판, 버나놀이, 상모놀이를 감상할 수 있다. 2011년의 남사당놀이 상설공연은 상반기에는 4월 16일 시작돼 7월 31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하반기에는 8월 13일부터 11월 27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열린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피서가 절정을 이루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의 주말에는 공연이 없다. 관람료는 1000원. 풍물단 단원들에게 미안해지는 가격이다.
공연을 감상하기 전 남사당놀이의 독특한 용어나 내용을 미리 알아두고 가면 좋다. 덧뵈기는 ‘탈을 쓰고 덧본다’는 뜻을 지닌 탈놀이로 전국 각지의 탈놀이 중에서 재미있는 대목만 취합해 놓았다. 버나놀이는 긴 막대나 담뱃대 등으로 둥글고 넓적한 접시를 돌리거나 하늘 높이 던지는 놀이이고 상모놀이는 12발(약 14m)짜리 흰 끈이 달린 모자를 돌리며 재주를 부리는 것이다. 줄타기(일명 어름)는 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하는 놀이로 줄을 타는 어름산이는 지상에서 3m 위의 줄 위에서 갖가지 묘기를 펼치고 관객들과 재담을 나눈다.
남사당놀이를 보러 가기전에는 알고 가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우덕이’라는 여성 꼭두쇠다. 바우덕이가 누군가. 1800년대 중후반 빼어난 미모와 옹골찬 소리가락, 그리고 화려한 줄타기 재주로 뭇사내들의 넋을 빼놓던 ‘인기 대중연예인’이다. 서운산 자락 청룡사 들머리 오른쪽 골짜기를 불당골이라 부른다. 겨울이면 남사당패들이 많게는 1만명까지 몰려들어 기예를 익히고 ‘삐리’(초보자)를 교육시키던 장소였다. 이곳에 한 여자아이가 들어온다. 병들어 죽어가던 아버지가 맡긴 고아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미모는 물론 기예에 천부적인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남사당패의 최고 윗자리인 꼭두쇠에 오르게 된다. 남자 중심의 남사당패에서 여자가 꼭두쇠에 오른 것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그가 바로 바우덕이(김암덕)다. 명성을 전국에 알린 것은 경복궁 중건 공사 중 일꾼들을 독려하기 위해 벌인 공연에서다. 놀라운 기예로 일꾼들을 열광시키자 흥선대원군은 바우덕이에게 ‘정삼품 옥관자’를 하사했다. 명실공히 최고의 남사당패로 올라선 바우덕이패의 깃발이 나타나면 다른 패들은 모두 기를 내리고 물러섰다고 한다.
한편 매주 토요일 안성의 태평무전수관으로 가면 태평무를 비롯한 전통무용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11월 마지막 주 토요일까지 계속된다. 남사당 놀이가 일반 서민들의 문화라면 태평무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즐기던 궁중문화다. 왕실의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는 국가의 태평성대와 풍년을 기원하던 춤이다. 특이한 발짓춤이 경쾌하면서도 손놀림은 우아하고 섬세하다. 검무·북춤, 장구춤·처녀총각춤 등 우리 눈에 익숙한 춤부터 향발무, 무당춤, 공작과 학, 한량무, 미얄할미 등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춤까지,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든다.
# 신기함과 여유로움이 가득 - 아트센터 ‘마노’, 호랑이가 살고있는 예술마을
신명나는 남사당 공연을 구경하고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옮기기전에 더 둘러봐야할 곳이 있다. 남사당 공연장 주차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신기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현대식 아트센터 ‘마노’. 프랑스어로 넓은 정원을 가진 집이라는 뜻의 ‘마노’에는 지붕이 땅에 박혀 거꾸로 지어진 집이 있고 아예 누워버린 집도 있다. 즐거운 일탈이다. 거꾸로 선 집에는 예술가들의 공예품과 도예품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누워버린 집은 레스토랑이다.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내부는 곳곳이 화보집의 배경이다. 벽난로 앞의 나무 의자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확 트인 창가는 따사로운 햇살을 전한다. 넓은 정원에는 마노 작은 조각전이 열리는데 ‘BODY’를 주제로 한 다양한 조각들이 잔디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이채롭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니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소나무 하나, 돌 하나 예사롭게 놓인 것 같지 않다. 5명의 작가가 5년 동안 매달려 만든 것이라고 하니 아트센터라 부를 만도 하다.
최근에는 복거마을이라는 호랑이마을도 안성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등장했다. 마을 입구에는 폐농기구와 드럼통으로 만들어진 호랑이 모형이 서 있고 지붕 위에는 귀여운 아기호랑이가 앉아서 옆집 두루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담장에는 곰방대를 물고 있는 호랑이 모습도 그려져 있어 방문객들을 동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마을은 뒷산의 지세를 보면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국이라서 호동 혹은 복호리였다. 이후 마을이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는 뜻이 더해져 ‘복거리’, ‘복거마을’로 불리기 시작했다.
복거리에는 모든게 호랑이 모양이다. 개천을 복개하고 주변에 난간을 만들었는데 이것 역시 호랑이 모양이다. 난간을 몸통삼아 한쪽엔 머리, 한쪽에는 꼬리가 붙어있다. 난간에 앉으면 호랑이를 타는 모양이 된다. 심지어는 커브길에 차량흐름을 살피는 안전거울도 호랑이 모습이다. 그 밖에 ‘하늘에서 호랑이가 내려온다’, ‘옥상 위의 호랑이’, ‘꽃밭과 소’ 등 50여 개의 작품이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의 눈과 발걸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 걸음걸음마다 전설이 서린 칠장사·청룡사
사찰 답사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들이라면 칠장사와 청룡사를 답사해보자. 어느 절이든 얽힌 이야기가 없겠냐만은 칠장사에는 특히 설화가 많다. 신라 7세기 중엽 자장율사에 의해 세워진 칠장사는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절이기도 하다. 칠장사라는 이름이 붙은 내력부터 흥미롭다.
고려 초기 혜소국사가 머물던 때 포악한 일곱 도적이 근처에 살고 있었다. 한 도적이 절에 물을 마시러 왔다가 바가지가 순금인 것을 보고 훔쳐왔다. 나머지 도적들도 차례로 순금 바가지를 훔쳐왔으나 모여서 보니 순금바가지는 온데간데 없는 것. 일곱 도적은 혜소국사에 감화를 받고 제자가 되었는데 성인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부터 절을 칠장사(七長寺), 뒷산을 칠현산(七賢山)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청룡사는 1265년 명본대사가 창건했으며 당시의 이름은 대장암이었다. 1364년 나옹화상이 중창을 할 때 청룡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보고 이름을 청룡사로 바꾸었다. 청룡사를 둘러보면서 기억해 둘 일은 이곳이 남사당패의 본거지였다는 사실이다. 그 시기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겨울철이면 남사당패는 절에서 기거하며 절의 잡일을 돕고 지냈다. 청룡사 중수기를 보면 남사당패의 이름이 기부자 명단에 자주 보인다.
이 봄 날, 온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가 얽힌 사찰과 동화마을을 산책하며, 자연속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진열되어있는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여유롭게 구경하고, 옛 서민들의 풍물놀이와 궁중전통무용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하루 반나절 가족나들이 코스로 이토록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김경희 기자
안성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안성맞춤박물관
안성에 도착하면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중앙대학교 캠퍼스 입구에 있는 ‘안성맞춤
박물관’이다.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의 특산물인 유기전시실을 중심으로 향토자료실, 농업 역사관, 수장고 등을 갖춰 안성의 옛 모습과 다채로운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전국 3대 시장이었던 안성장의 모습을 재현해 두었다. 또, 100년 전 시장 사진과 함께 실제로 판매됐던 물건들이 전시돼 있어 번성했던 안성장이 좀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유기전시장에는 제사용, 식사용, 악기용 등 용도별로 다양한 유기 종류 전시와 생산과정을 실물크기 모형으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요금은 500원. 20세 미만, 65세 이상은 무료다.
한편 안성맞춤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주말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는 5월 14일, 21일, 28일에는 안성의 중요 불교 유적인 죽산리오층석탑 티셔츠 만들기가 진행된다. 관람객이 자신의 티셔츠를 가져와서 직접 문양을 넣는다. 6월에는 단오 부채만들기, 7월에는 천연 염색 손수건 만들기 체험이 이어진다. 5월 7일부터 7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서 4시사이에 박물관 로비에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http://museum.anseong.go.kr ☎031)676-4352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복합문화공간- 너리굴문화마을
안성시 보개면 신장리 산기슭에 위치한 너리굴 문화마을은 자연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수련시설이자 유명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작품 활동을 벌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미술관, 야외공연장, 청소년수련장, 도자기동방 등 20여 채의 목조건물이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기획전시회가 열리는 너리굴미술관과 너리굴아트숍ㆍ입사박물관ㆍ야외공연장ㆍ조각공원 등의 문화공간, 금속ㆍ도자ㆍ칠보ㆍ소조ㆍ목공예공방과 양초ㆍ천연비누공예실, 과학실험교실, 곤충관 등의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 야외와 건물 곳곳에 목공예가ㆍ금속공예가ㆍ조각가ㆍ도예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밖에 축구장ㆍ족구장ㆍ극기훈련장ㆍ캠프파이어장과 강의장ㆍ세미나룸 등의 시설, 단체숙박동 5동과 단독숙박동 7동의 숙박시설, 바비큐 음식점 등의 음식점도 갖추어져 있다.
너리굴문화마을은 청소년 수련시설인 엄마청소년수련원도 함께 운영하는데 수련원에서는 야영ㆍ심성훈련ㆍ산행ㆍ자연관찰 및 탐구ㆍ공방문화활동ㆍ여가문화활동ㆍ탐험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www.culture21.co.kr ☎031)675-2171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복합문화공간- 너리굴문화마을
경기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389번지.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 부근에 전통 장류를 옛 방식 그대로 담그는 ‘슬로푸드’ 명소 서일농원이 있다.
서일농원은 슬로푸드 명소로 지정되기 전부터 이미 관광명소였다. 하루 400명, 연간 15만명이 방문한다. 일요일이면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줄을 서고, 식사하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일도 흔하다. 전통 장을 체험하고, 맛 보고, 사기 위해서다. 농원 뜰에 질서있게 늘어선 2,000여개의 장독대 안에서는 된장·고추장과 장아찌류가 구수하고 맛깔스럽게 익어간다.
3만평 규모의 잘 꾸며진 공원과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선 장독 행렬도 볼 만하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무공해 전통 자연식이 특히 매력적이다.
잊혀가는 옛 맛을 되살리기 위해 담가낸 된장ㆍ청국장ㆍ고추장과 장아찌류가 구수하고 맛깔스럽다. 국산 햇콩만을 재료로 써 2년간 숙성시킨다. 김치도 2년간 발효시킨 것을 낸다. 진정한 슬로푸드다.
청국장 담그기, 장아찌 만들기, 김치 담그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은 사시사철 체험할 수 있다.
www.seoilfarm.com ☎031)673-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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