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중심 ‘지식 융합형’ 교육 핵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미래학교 교육프로그램 녹아든 건축디자인 눈길 체험 중심 ‘지식 융합형’ 교육 핵심                                                                     글 박영숙 한국교육개발원 교원양성기관 평가센터장   01. 하얀색 타원형 건물이 주변과 잘 어우러지는 미래학교 전경   미국 미래학교(School of the Future)는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가 필라델피아의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필라델피아교육구와 협력하여 건립한 학교다. 삶에 기초한 프로젝트 중심의 새로운 학습 모델로 접근하여 교육의 성과를 높인 사례로 유명하다. 미래학교는 학생의 학업성취 제고를 위해 학습활동과 건축 디자인, 경영 관리, 첨단화된 건축, 지역 참여의 다섯 가지 요인을 연계시켰다. 학교건물은 30여 개월에 걸쳐 건립되어 2006년 9월에 개교했고, 2010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공교육 살리기 위해 MS사가 건립한 고등학교 미래학교는 9~12학년으로 구성된 170여 명 규모의 공립고등학교이다. 학교부지 면적은  3만2,000㎡. 미래학교 개교 당시 필라델피아교육구의 교육은 절망적인 상황이었다고 한다. 고교 출석률은 76.3% 정도로 낮았고, 과목 낙제율은 높은(학생의 80%는 수학, 59%는 독해에서 낙제) 상황이었다.   필라델피아 교육청은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구조를 요청했고, 구조 요청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약 6,300만 달러를 들여 융합형 프로젝트 중심의 새로운 학습 모델에 적합한 새 학교를 건립하고, 전교생에게 노트북 컴퓨터 지급과 함께 전산 운영 시스템을 이식해 주었다.   미래학교는 필라델피아 지역 학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무엇보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기업과 교육청이 협력한 파트너십이 신선했고,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여 최선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자들이 아이디어를 모았다는 점이 돋보였다. 학생의 의미 있는 참여와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교육자들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교수·학습 환경과 공간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등에 관하여 새로운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교육계에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어주었다.   개교한 지 이제 4년이 지났고 작년에 첫 졸업생이 배출되었음에도 학생들은 미래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하고 미래학교의 졸업생이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학교 방문 시 수집한 동영상 홍보자료를 보면, 학교장과 교사, 학생들 모두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학교를 자랑스러워함을 알 수 있다.   학교장은 학생들이 마지못해 등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학교에 오고 싶어 등교한다고 한다. 재학생은 학교에서 학습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재미있다고 말한다. 학교에 오면 자신이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 같으며, 학교에 오면 안전한 새 집에 온 것 같고 새 가족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02. 높은 천장이 특징인 학교 로비. 지붕은 투과형 소재로 되어 조명을 켜지 않아도 밝다.     학습 열정 깨우는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 시도 미래학교의 어떠한 점이 학생들을 선망하게 하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일까? 미래학교가 갖고 있는 특징과 성공으로 이끈 요인들을 중심으로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미래학교가 지향하는 교육목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목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생들 에게 지식사회에 적합한 문제의식과 도전의식을 키워주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교육방침은 학생들로 하여금 건설적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데 두었고, 디지털 세계 및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학습자들을 잘 준비시키는 다양한 전략이 수반되었다. 학생들에게 세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꿈을 키우고 도전 의식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교육목표가 설정되었고 이를 실현하는 방침과 전략이 함께 탐색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미래학교의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방식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은 삶의 체험을 토대로 지식 융합형 프로젝트 학습을 중심으로 개발되었다. 미래학교에서의 교육과정은 학습자가 일과 중 경험하는 모든 것으로 간주되고, 학습자들은 핵심 기술만을 숙련하지 않고 그 이상을 배우게 되는 프로젝트 중심 학습모델을 경험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탐색하고 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제기하도록 유도한다.   각 프로젝트는 많은 학습 분과들을 통합하도록, 그리고 학습자들이 살고 있는 실제 세상의 삶의 체험을 토대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계획되어진다.   교육과정 운영 측면에서는 학생의 학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수반된 점이 부각된다. 학생 스스로 프로젝트를 정하고 성취하게 하는 경영대학원(MBA)식 학습 방법이 적용되었고, 글로벌 세계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교실 이름도 나라 이름으로 바꿔 부르고, 등·하교 시간을 학습 능률이 높은 시간대(이른 아침에는 학습 능률이 좋지 않고 일찍 학교를 마치면 탈선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다른 학교보다 1시간 30분 늦게 운영)로 조정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였다.    학습 환경도 모든 학습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학습에 대한 열정을 깨울 수 있도록 정교하게 디자인되었다. 교육자들은 학생들의 집단학습과 개별학습을 다양하게 지원 및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03. 서고가 없고 열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도서관 내부 전경     교과교실은 수업·작업·연구 공간으로 구성 무엇보다 미래학교는 학습자의 창의성과 의사소통 능력을 개발하는 데 적합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을 지원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부각된다. 미래학교의 교육에 대한 관점은 다음의 다섯 가지 즉 △교육환경의 모든 영역에 테크놀로지를 접목 △언제, 어디서에서든 계속적인 학습으로 접근 가능 △관련 있는 도구, 기술, 내용 및 학습 환경 제공 △개인의 학습 요구 및 변화하는 공동체 요구에 부응 △실제 상황 및 공동체 중심의 프로젝트를 통한 학습자의 비판 의식, 창의성 및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 개발로 제시된다.   이 가운데 테크놀로지는 프로젝트 학습 중심의 교육과정 계획에 중요한 요건이다. 학습자, 교직원, 지역사회를 위해 자원을 공유하게 하고, 학습자가 원하는 필수 정보를 얻는 시간과 장소에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지원되었다. 교실마다 스마트 보드와 카메라 등을 활용하여 진행되는 효과적인 학습 환경이 마련되어 있고, 학생은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과 학습 스케줄, 과제량을 스스로 조절하는 주인 의식을 키운다. 노트북의 수리 등을 지원하기 위해 ‘헬프 데스크(Help Desk)’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으며, 어느 곳에든 전자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무선 랜 및 전원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다.   학생 사물함은 열쇠를 자주 분실하는 점을 감안하여 전자태그 인식기를 설치하여 학생증을 접촉하면 사물함이 자동으로 열리도록 지원된다.  또한 교과전용교실이 마련되어 있고, 학생의 생활을 위한 지원 시설이 우수한 것 또한 특징이다. 교과교실마다 수업 공간과 교사 작업 공간, 교사 연구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교구의 색상이 단조롭지 않고 디자인이 뛰어나다. 과학실은 강의공간과 소집단 협력 학습 공간, 학급 전원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준비실의 공간이 충분하다. 학생 식당은 어느 곳에서나 접근 가능하고 이용하기 1층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스튜디오, 헬스실과 체육실 등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04. 학교 입구에서 본 전경     책 없는 도서실, 전자파일로 자료 보관 도서실의 공간 구성 방식도 가히 혁명적이다. 도서실에는 책이나 문서들이 보관되어 있지 않고 모든 문헌 자료들은 전자파일의 형태로 보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자체 개발한 ‘Microsoft Surface’라는 전자 교구가 있는데 이것은 인문, 과학 분야에 걸친 폭넓은 콘텐츠를 모아둔 일종의 대용량 전자책으로 터치스크린을 통해 학생들이 자료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도서관 내부는 학생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에는 장애자 램프와 계단을 동시에 설치하여 장애학생의 이용 편이를 높이고 있다. 교육 평가 방식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학습자 수준에서 프로젝트 전 과정을 통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의 수준을 평가하고, 수행한 작업과 역량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평가한다.   11학년에 실시되는 PSSA(Pennsylvania System of School Assessment; 펜실베니아주 학업성취고사)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대학에 반드시 지원해보는 것이 졸업요건이다. 학교건물은 친환경 건축 방법으로 건립되었고 특히 자연 채광 투과율이 높은 지붕 재료와 자연광을 이용한 천정 등을 설치하여 인공조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실내 환경이 밝고 학습하기에 적정하다.이와 같이 미래학교는 기존의 학교와는 다른 차별화된 교육방침과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래학교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는 학생의 학업성취도 제고를 위해서는 학습 활동과 건축 디자인, 경영 관리, 첨단화된 건축, 지역 참여의 다섯 가지 요인을 상호 연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미래학교는 단지 첨단화된 건물만 멋진 것이 아니다. 건물에 담을 교육과정을 구안하고 디자인하고자 노력한 교육자들의 노력이 더욱 멋지다.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학생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능력과 도전 정신을 키워주려는 교육자들의 휴머니즘이 공교육을 살리는 중요 동인임을 강조하고 싶다.     06. 미래학교 전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