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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

김태완 서울예일초 교사의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

by 많은이용 2014. 3. 5.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맥락’이 핵심 수학 흥미 높이며

도전적 참여 이끈다

 

김태완 서울예일초 교사의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맥락’이 핵심

수학 흥미 높이며 도전적 참여 이끈다

 

                                                                                                           글│한주희 행복한 교육 기자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은 스토리 안에 재미와 학습이 균형을 이루며 아이들이 수업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끈다.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은 스토리 안에 재미와 학습이 균형을 이루며 아이들이 수업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끈다.

 

  김태완(36) 서울예일초 교사의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의 핵심은 ‘맥락’에 있다. 수업 40분간 모든 활동은 하나의 이야기 틀 속에서 긴밀히 연결되어 이어진다. 김 교사는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해 “수업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스토리 안에 재미와 학습이 긴밀하게 균형을 이뤄 아이들이 흠뻑 빠져들도록 하는 수업”이라고 정의한다.   

  과거에도 수학 수업에 스토리를 활용한 예는 많다. 수식 계산 등의 문제를 풀 때 이야기를 접목하거나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수업 도입부나 활동 초반에 이야기를 제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김 교사는 “그동안에는 이야기로 흥미를 유도한 후에 활동1, 활동2가 개별적으로 이뤄졌다. 스토리텔링 수학은 모든 활동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한다.

 

수업 도입부터 정리까지 한 가지 이야기로 연결

  지난 7월 11일 예일초 6학년 2반 교실. 이날의 수학 수업 주제는 ‘비율 그래프를 활용해 제품 디자인하기’다. 수업의 시작은 휴대폰 회사 사장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김 교사는 수업 전 학생들에게 나눠 준 활동지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분, 휴대폰 전자 사장님이 큰 고민이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휴대폰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6학년 2반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는데요. 사장님과 비서가 나누는 대화를 들어봅시다.”

  6-2반 학생들은 지난 수업시간 휴대전화를 살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점을 주제로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가격, 디자인, 기능, 유행, 기타 등 각 요소에 중요도를 투표하고 그 결과를 백분율로 구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시간에는 백분율 결과를 비율그래프로 그리고 휴대폰을 개발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을 추출해 냈다. 인터넷·SNS 기능(45%), 게임(20%), 카메라·영상(15%) 순으로 중요도를 고려해 휴대폰을 개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율그래프를 활용하고 개념을 이해해 간다. 우동균 군은 “인터넷 등 기능이 뛰어난 제품이 소비자에게 잘 팔릴 것이다. 전체에 대한 각 항목의 크기를 비율그래프로 나타내보니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한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수업 초기 휴대폰 사장의 이야기로 시작한 수업은 최종 ‘디자인 설계’ 활동으로 연결된다. 수업 초기 휴대폰 사장의 이야기로 시작한 수업은 최종 ‘디자인 설계’ 활동으로 연결된다. 

좌,우. 수업 초기 휴대폰 사장의 이야기로 시작한 수업은 최종 ‘디자인 설계’ 활동으로 연결된다.

 

 

교과단원 재구성 노력… 수업활동지 적극 활용

  수업 초기 휴대폰 사장의 이야기로 시작한 수업은 최종 ‘디자인 설계’ 활동으로 연결된다. 김 교사는 휴대폰 기술의 발전상을 설명한 후 비율그래프 결과를 고려해 차세대 휴대폰 디자인을 그리는 것을 활동과제로 제시했다.

  “1990년대 핸드폰은 크고 무거워 보이죠? 흔히 ‘아령폰’이라고 불렸어요(하하). 1999년에 처음으로 폴더형이 출시됐구요. 2008년에는 DMB로 TV를 시청할 수 있었지요. 카메라 기능도 장착됐어요. 2010년에는 여러분이 잘 아는 스마트폰이네요. 이때부터 휴대폰으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졌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등장할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까요?”

  김 교사의 설명이 끝나고 아이들은 10분간 자신만의 휴대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모델명을 정하고 제품의 특징과 가격도 나름대로 정해본다. 배군우 군이 고안한 제품명은 ‘손목 to you’. 손목에 찰 수 있도록 편리성을 강화하고, LTE보다 2~3배는 빠른 인터넷 속도를 구현한 휴대폰이다. “비율그래프에 나타난 게임·영상 기능을 강화해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액정을 고안했다.”는 배 군은 1억 5천만 원의 가격을 책정해 친구들의 웃음을 샀다. 충전할 필요가 없는 휴대폰을 선보인 허경석 군, 홍채인식으로 보안 기능을 강화한 우동균 군을 비롯해 종이처럼 접히는 ‘i-paper’폰을 선보인 주상현 군도 주목을 받았다. 고하나 양은 “수학 시간이 재미있다. 백분율을 계산하고 비율그래프로 그리는 게 흥미롭다.”고 말한다. 조영준 군은 “수학시간에 상상할 거리가 많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배운 내용을 활용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웃는다.

 

김 교사와 6-2반 아이들 

아이들이 졸업할 때 “수학, 도전해 볼만하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김 교사와 6-2반 아이들

 

 

이야기 ‘맥락 짜기’ 가장 중요

  김 교사 수업의 특징은 수업이 이야기의 흐름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휴대폰 사장의 고민에서 시작해 새로운 휴대폰 모델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1차시가 진행된다. 김 교사는 “스토리텔링 수학은 어떻게 보면 이전부터 해오던 수업방식에서 이야기 구조가 강화된 형태다. 하나의 단원이 혹은 수업이 이야기로 맥락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교육부는 올해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수학교과서를 도입했다. OECD 국제 학력평가프로그램(PISA)에서 보듯 수학 성적은 높은 데 반해 흥미는 낮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수학교육선진화 계획의 일환이다. 김 교사는 “스토리텔링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우선 재미있어 한다. 흥미를 갖고 수업에 도전적 자세로 임한다.”고 말한다. 이어 “스스로 학습하려는 동기도 강해져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초등학교에서는 수학에 흥미를 느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흥미를 갖게 되면 중·고등학교로 진학해도 ‘수학포기자’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문제는 스토리의 개발.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 차시 혹은 한 단원 전체를 아우르는 큰 이야기 줄거리를 잡아야 하고, 각 학습내용이 이야기의 ‘흥미’와 ‘재미’를 깨지 않도록 잘 접목시켜야 한다.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맥락 짜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올해로 교직경력 12년차인 김 교사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항상 메모장을 들고 다니는 습관도 생겼다.

  “수학은 타 과목보다 이야기 짜기가 어려워요. 수학사 등 관련 서적도 별로 없을 뿐더러 수리 연산 학습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기란 무척 힘든 일이지요. 어린 딸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도 이야기 거리를 찾아요. 재미나고 참신한 소재가 있으면 학습내용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스토리를 계속 고민하지요. 신문이나 방송도 꼼꼼히 챙겨보면서 아이디어가 생길 때마다 메모장에 기록해요.”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활동지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활동지

 

스토리텔링 학습자료 개발 필요

  김 교사는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이 학교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습자료(스토리가 가미된 보조학습 자료) 개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대학원에서 수업 연구팀으로 참여하며 수업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8년 전부터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한 이야기 자료들을 활용해 ‘스토리텔링’ 수업활동지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활동지 결과물은 연간 포트폴리오로 만들고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예일초는 반별 시험 평가체제로 운영되는데 시험 50%, 포트폴리오 40%, 수업태도 10%가 반영된다.

  한편, 김 교사는 올해 EBS 여름방학생활 신규부록인 ‘창의수학’ 2학년 집필에 참여했다. ‘스토리텔링’과 ‘STEAM(융합)’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밝힌 그는 만화와 생활 사례를 활용해 수 연산, 도형, 측정 등의 수학 개념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데 목적을 뒀다. 올해는 『스토리텔링 수학』 서적도 출간할 예정. 아이들이 졸업할 때 “수학, 도전해 볼만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목표라는 그는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김태완 교사가 전하는 ‘여름방학 수학공부’ 전략

 

  방학기간 수학공부는 대부분 선행학습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선행학습은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고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방학기간에는 오히려 지난 학기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보다 깊게 파고드는 심화학습이 학습효과가 더욱 크다. 특히나 창의적이고 탐구할 수 있는 문제면 금상첨화다.

  시중에 출판된 다양한 학습지를 활용해도 되지만, 교과서만 충분히 활용해도 심화학습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2009 개정교육과정의 ‘스토리텔링 수학’ 교과서를 활용하면 안성맞춤이다. 교과서를 보면 창의·놀이·이야기 마당 등 각 단원마다 심화학습 활동이 다양하게 제시돼 있는데 방학기간에 꼼꼼히 풀어보면 좋다. 또한 EBS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창의수학’ 등 다양한 부록교재들을 출판하고 있다. 사고력이 필요한 탐구문제를 풀면 수학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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