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으론 채울 수 없어요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세상에 '식사하자'처럼 함축적인 표현이 또 있을까.
단순히 밥을 먹자는 것 외에도 상대가 마음에 들거나 친해지고 싶을 때, 혹은 긴히 할 말이 있을 경우에도 우리는 식사를 청한다. 축하해 줄 때에도, 감사를 표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끼니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감각과 기억과 시간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좋은 감정도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식사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행사일지 모른다.
페이스북 친구 중에 매일 자기의 아침상을 찍어 올리는 이가 있다. 삼십대 중반의 아트 디렉터인 그는 자취 경력 20년이 넘는다. 어느 날은 계란찜과 미역국을, 어느 날은 과일 샐러드와 토스트 사진을 올린다. 세 가지가 넘지 않는 식단이지만 참 골고루 정성스레 챙겨 먹는다. 처음엔 흔히 보는 '먹방'이라 여겼는데 깔끔한 사진 위에 남은 이야기 몇 줄이 시선을 잡았다.
'음식은 곧 그 사람의 일부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먹습니다.' '감기 걸렸습니다. 오늘은 오렌지 주스를 두 잔 마십니다.' 그에게 아침 식사는 스스로에 대한 정성이자 자기 관리이다. 간간이 식사를 제안하기도 한다. '싱글 여러분, 바쁘다고 거르지 말고 내일 아침은 저처럼 오믈렛 만들어 드시지요.' 그에게 SNS는 혼자 먹지만 함께하는 식사를 만들어 준다.
신문에도 TV에도 SNS에도 온통 먹방이다. 삶의 무게에서 오는 허기는 결코 먹방으로 달래지지 않는다. "식사 같이하실래요?" 이 말이 정답 아닐까.
하민회 | 이미지21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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